대북 농업실험기구 지원, 운송 문제로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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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네덜란드의 바게닝겐 대학이 지난해 여름부터 추진 중인 평양의 농업과학원에 실험기구를 지원하려던 계획이 대북 제재와 소통의 어려움으로 수 개월 째 지연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 감자 증산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네덜란드 바게닝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의 마텐 용스마(Maarten Jongsma) 박사는 평양 농업과학원의 농업 생물학 연구소에 5만 유로 상당의 실험기구 등을 보내려는 사업이 몇 달째 지연되고 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용스마 박사

: 실험기구 운송 책임을 맡은 네덜란드 운송회사 직원이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화물을 보내봤지만 이렇게 복잡한 일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도착지인 남포항과 전자우편 등 인터넷을 통한 연결이 힘들고 게다가 남포로 직접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다롄항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용스마 박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북한의 농업 생물학 연구소에 감자 품종 개발에 사용될 원심분리기와 같은 실험기구와 화학물질을 보내기 위해 준비해 왔는데 절차가 예상외로 까다로워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남포항으로 직접 운송이 불가능해 다롄항으로 보내야 하는데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할 수 없는 품목에 해당되는 지 여부를 꼼꼼히 물으면서 문제가 없도록 목록에 표시하는 문구를 조정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네덜란드 운송회사가 최종 도착지인 남포와 연락이 닿질 않아 용스마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박사가 북한측에 연락을 취하고 답장이 오려면 수 주일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용스마 박사

: 네덜란드 운송회사가 제게 도움을 청하면 제가 북한 농업과학원에 전자우편으로 문의를 합니다. 그들이 중국에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답변을 주는데 몇 주가 걸립니다.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죠. 게다가 다롄항에서 남포항으로 갈 때 다른 컨테이너로 옮겨 실을 가능성도 있어 분실 위험도 있습니다.

용스마 박사나 대북 지원사업을 하는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북한과의 전자우편을 통한 소통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해외와 자주 연락을 해야 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고 북한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인트라넷’을 통해 '6•26기술봉사소'라는 전자우편 우체국에 메일 주소와 내용을 보내면 그곳에서 전자우편을 보내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는 북한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전자우편이나 온라인 사회적 연결망인 페이스북 등을 북한 당국이 검열을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전자우편 계정이나 페이스북을 북한에서는 열어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