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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인한 물가폭등과 민심이반을 달래기 위해 다소 완화된 경제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지시켰던 장마당을 일부 허용했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한 후속조치가 없어 실효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중국으로부터의 물자반입을 완화해야 하는데 아직도 북-중간의 민간교역을 차단하는 조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화폐개혁으로 인해 북한의 열악한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북한주민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급격한 민심이반을 우려한 북한당국이 민심을 달래기 위한 몇 가지 경제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평양에 주소를 둔 왕 모씨는 “북한당국이 화폐개혁이 잘못됐다는 얘기를 간부들 입을 통해서 주민들에게 공공연히 얘기하고있다”고 말하고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지만 책임자를 체직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최근 화폐개혁 책임자로 지목되는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의 해임소식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말로도 해석됩니다.
“화폐개혁 후 장마당 장사를 금지했던 조치도 2월 1일부터는 해지했다”고 왕 씨는 말했습니다.
“국영상점이 생활물자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식료품과 곡물값이 폭등했다”고 전한 왕씨는 화폐개혁의 부작용이 예상보다 심하고 식량을 구하지 못한 주민불만이 비등하자 이대로 방치했다간 체재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왕 씨는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의 민간교역을 아직도 차단하고 있어 물자부족사태가 계속되는 한 폭등한 물가를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말한 왕 씨는 “조선의 각종 물가가 화폐개혁이전과 비교해서 10배 이상 오른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하며 “중국으로부터 공산품을 들여오지 못하게 통제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단동의 상인들은 “조선에서 장마당 금지를 해제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설 명절과 2.16 김 정일 위원장 생일이 1주일도 남지않은 현재까지도 조선으로 들어가는 물자는 트럭 운전사들이 조금씩 들여가는 과일을 비롯한 약간의 식료품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동의 한 상인은 “조선 세관에서는 중국에 왔다가 들어가는 화물트럭에 중국공산품을 몰래 들여오는지를 이 잡듯이 뒤지고 있는데 식료품을 들여가는 것만은 크게 통제하지 않는다”고 북한 트럭 운전사들의 말을 인용해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과 교역하는 중국의 상인들은 “장마당 장사를 허용해 놓고 중국에서 물건 들여가는 것을 막으면 조선 장마당에는 하늘에서 물건이 떨어지기라도 하느냐?”고 북한당국의 물자반입 통제조치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화폐개혁 후속조치로 실시했던 외화 사용금지 조치도 북한당국 스스로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화사용 금지 조치가 발표된 후 국가에서 운영하는 외화상점에서는 유로로 표시했던 가격표를 북한 신 화폐 가격으로 표시해 놓고 막상 조선돈으로는 물건을 팔지 않고 달라나 유로화만 받고있다”고 왕 씨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