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생, 매달 $10 현금카드 받아

워싱턴-정보라 jungb@rfa.org
2012.03.06
ANC: 북한의 명문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의 학생들이 학교측으로부터 한 달에 10달러 상당의 현금카드를 지급받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끕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최근 북한의 평양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을 만나 대화한 미국 인권단체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매달 미화로 10달러 상당의 현금카드를 지급받아 사용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학생들과 영어로 소통한 그는 이 카드로 학생들이 교내에 있는 자판기나 상점에서 과자나 음료수를 사먹고 학용품을 구입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대학을 후원하는 미국의 연변평양과기대재단(YPF)의 한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현금카드는 교내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남은 금액은 다음 달로 넘어간다”고 6일 말했습니다.

현금카드는 교내 상점에서 군것질 거리나 학용품을 구입하는 데에도 사용되지만 이발을 하는 데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다른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 용돈 차원의 일정 금액을 지급하지만, 평양과기대가 특별히 현금이 아닌 현금카드 방식으로 지급하는 이유는 서구사회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신용카드 제도를 학생들이 경험케 하는 데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더 자주 사용하고 소비 내역을 인터넷이나 고지서를 통해 본인이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듯이, 평양과기대 학생들도 현금카드를 직접 사용해 봄으로써 선진사회의 소비 방식을 경험해 보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또 매달 현금카드에 충전되는 금액과 현재 잔액을 학생 스스로 계산하고 관리함으로써 본인의 재정 관리 능력도 키울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현금카드 지급의 주목적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주민의 월급이 1~2달러대(장마당에서 거래되는 환율)인 점을 감안할 때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지급받는 10달러짜리 현금카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의 재정적 지원없이 미국과 한국의 후원자들을 통해 조성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매끼 따뜻한 쌀밥과 적어도 세 가지 반찬을 기본으로 제공받으며, 따뜻한 물을 언제든지 사용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어려운 북한의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매달 지급되는 현금카드 또한 외부 세계의 후원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후원금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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