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역사수정주의 운동은 미국의 반발 초래할 것 - 래리 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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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종군위안부의 강제동원 등 일본이 저지른 범죄와 관련한 역사를 유리하게 고쳐 쓰자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럴 경우 미국도 그대로 이를 지켜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미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Larry Niksch) 연구원이 밝혔습니다.

최근 일본 자민당 내 우익성향의 보수 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모임’은 종군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과한 93년의 ‘고노담화’의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표면적으론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집권 자민당의 제안이 있을 경우 수정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는 오직 남한과 중국에서만 문제가 되는 사안으로 비춰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지난해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통과된 종군위안부 결의안으로 도전을 받게 됐다고, 미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연구원이 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Niksch: (The leaders of this movement in the Diet may not have anticipated that their campaign would produce even stronger reaction the US.)

"일본 내각 내 역사 수정주의 운동을 이끄는 지도자들은 미국이 이토록 강경한 반응을 보이리라 예상치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사실은 2006년 9월 종군위안부 결의안이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통과됐다는 점입니다."

닉시 연구원은 따라서 일본에서 역사수정주의 운동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경우, 미국은 더 강경하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란 점을 일본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Niksch: (A red line was crossed this year and that creates certainly the possibility and I would describe it as a danger that if this history revisionist campaign to absolve Japan of war guilt expands in the future that this campaign will cross new red lines and provoke new U.S. counter reactions.)

"이 운동은 올해 미국에게 일본이 넘어서는 안 될 금지선을 긋도록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분명히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위험한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즉, 향후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운동이 일본이 저지른 전쟁에 대한 면죄부를 주게 될 경우, 위험한 상황이 전개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럴 경우 미국은 또다시 금지선을 긋게 될 것이며 많은 반발이 예상됩니다. 올해는 일본군이 저지른 난징대학살의 70주년인데 이에 대한 일본 역사 수정주의 학자들의 태도가 주목됩니다. 이어 닉시 연구원은 지금까지 일본 내 역사 수정주의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은 사람들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일본 정부에게 공식적으로 종군위안부에 대해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관심이 높아지자, 일본 내에서도 술렁거림이 감지되고 있다고 닉시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반응이 일본인들을 더 이상 침묵하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Niksch: (A debate is going on in Japan now and different viewpoints about this being expressed including viewpoints that challenged the history revisionist view on the comfort women issue. That's all to the good to have this kind of exposure and debate in Japan.)

일본에서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토론이 진행 중이며 역사 수정주의자들의 시각에 도전하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이 드러나고 이로 인해 논쟁이 시작됐다는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라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호세이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권호연 교수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본의 반응을 전했습니다. 권 교수는 일본이 미국의 반응에 놀란 것 같다며,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권호연: 일본 보수층에서는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들어 사설을 통해 집요하게 위안부 문제를 걸고 넘어 지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 주류 언론이 이와 같이 위안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서 일본 보수층은 상당히 놀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공통의 가치관에 입각한 미일동맹이 가치관적인 입장에서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 교수는 또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국 주류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 일본이 이를 미처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