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대규모 큰물피해를 입은 북한 라선특별시의 주민들이 살림집 복구와 건설문제를 놓고 복구사업에 동원된 군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당국에서 새로 짓는 문화주택을 거부하고 스스로 허물어진 살림집 복구에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8월 22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집중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라선특별시 선봉지구 주민들이 살림집 복구공사를 맡은 군인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현지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원정리 일대 살림집 복구를 맡은 군인들과 주민들이 매일 큰 소리로 싸우고 있다”며 “주민들은 군인들에게 자신들이 직접 집을 지을 수 있으니 지원된 건설자재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번 폭우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입은 라선특별시 원정리는 함경북도 은덕군에 속해 있다가 2004년에 라선시로 소속이 바뀌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원정리는 낡은 농촌살림집들이 제멋대로 널려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이번 복구공사를 계기로 라선특별시의 흩어진 살림집들을 한 곳에 밀집시켜 농촌문화주택으로 만들려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농촌문화주택으로 살림집을 옮기는 주민들은 기존의 텃밭을 잃게 되고 뙈기밭과의 거리도 멀어져 큰 손해를 보게 되어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허물어진 살림집 복구를 위해 매 세대 당 3백kg의 시멘트가 보장된다”며 “세대 당 보장되는 3백kg의 시멘트로는 살림집 온돌밖에 놓을 수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시멘트가 없다나니 문화주택의 벽은 진흙에 볏짚을 섞어 빚은 토벽으로 쌓아야 한다며 이런 집들은 습기에 약한데다 견고하지 못해 주민들은 제 돈을 들여서라도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 집을 지으려 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라선특별시 원정리의 경우 무너진 살림집들을 문화주택으로 바꾸기 위해 9군단 직속 방사포 여단 800여명이 동원됐다며 이들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살림집을 전망도만 놓고 주민들에게 배정해주는 형편이라고 그는 전했습니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지시에 반발한 일부 주민들은 허가 없이 기존의 주택 자리에 자체적으로 살림집을 짓고 있다”며 “이를 단속하는 군인들과 주민들 간의 다툼이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