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에게 엽서를 보내는 운동이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엽서를 보내는 운동의 진원지는 전세계 2억 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입니다. 지난 3월 17일 두 기자가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를 취재하다 북한 군인에게 체포된 직후 만들어진 '북한에 억류된 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를 제발 도와주세요' (Detained in North Korea: Journalists Laura Ling and Euna Lee, Please help)라는 이름의 모임입니다.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이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친구들과 대화하고 모임을 만들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웹사이트입니다. 현재 2만 5천 여명의 미국인이 이 모임에 가입해 북한에 억류된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석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던 크리머(Brendan Creamer) 대표는 4개월 가까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에게 격려와 희망의 문자를 전달하기 위해 엽서를 보내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7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크리머 대표에 따르면, 북한에 엽서를 보내는 운동에 참여하는 방법은 우선 참여를 원하는 미국 시민들이 각자 살고 있는 도시와 지역의 사진이 인쇄된 그림 엽서에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문자를 적어 페이스북 모임에 공개된 미국내 사서함 주소로 보냅니다. 사서함에 도착한 엽서들은 두 여기자의 가족들을 통해 평양에 주재한 스웨덴 대사관에 전달되고, 스웨덴 대사관 측이 이를 해당 북한 담당자에게 보내면 북한 당국의 검열을 거쳐 유나 리와 로라 링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된다고 크리머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크리머 대표는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가 지난 6월 초 북한에서 열린 재판에서 중형에 해당하는 12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 받고 슬픔과 좌절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무사한 석방을 기원하고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여기자들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페이스북의 모임은 북한에 엽서 보내기 운동과 함께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석방을 기원하는 촛불집회도 9일 저녁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디씨, 피닉스, 세크라멘토 등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열 계획입니다.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가 억류된 이후 세번째로 열리는 이번 촛불집회는 특별히 국제적인 언론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처음으로 동참하면서 프랑스 파리에서도 열릴 예정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빈센트 브로셀(Vincent Brossel)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장은 미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를 지지하고 두 여기자의 석방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파리에서 집회를 주도한다고 밝혔습니다.
Vincent Brossel: 취재 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두 여기자의 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문제는 전체주의 국가의 언론 통제의 문제입니다. 이들의 석방을 위해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평화적인 집회를 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로셀 국장은 기자들이 북한 땅에서 취재활동을 하는 일은 기본적인 언론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로셀 국장은 따라서 북한 당국이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를 억류하고 유죄 판결을 내린 일은 부당한 결정이라며, 북한은 두 여기자에 대한 판결을 파기하고 기자들이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조속히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