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엔진 고장으로 일본 서쪽 해상을 표류하다가 12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에 구조된 북한 선원 4명 전원이 북한으로 돌려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 해상 보안청은 지난 11일 일본 시마네 현 해상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켜 표류 중이던 북한 선박을 발견하고, 12일 돗토리 현 사카이마나토 시에 있는 미호 항으로 예인했습니다.
길이 20미터, 폭 5미터 크기의 북한 선박에는 남성 선원 4명이 타고 있었으며, 그 중 1명은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여 항공기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 3명은 해상 보안청 순시선에 수용됐습니다.
북한 선박은 해상 보안청 순시선이 접근하자 “우리는 북한 어부들이다. 엔진 고장으로 표류했다”라고 밝히면서 “배를 수리한 다음 북한으로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돗토리 현 사카이 시의 미호 항으로 예인된 북한 선박은 조타실을 갖춘 금속제 선박이었으나, 고기잡이 용 어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일본의 서쪽 해상에서는 최근 표류해 온 북한 어선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말에는 시신 5구가 실린 북한 선박이 니가타 현 사도 섬 해역에서 발견됐으며, 지난 1일과 2일에도 사도 섬 부근에서 사람이 타지 않은 북한 선박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작년 12월 중순에는 북한 어부 3명이 고기잡이를 하다가 엔진 고장을 일으켜 시마네 현 오키 섬부근으로 표류해 왔습니다. 이들은 탈북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을 북한으로 돌려 보내 달라고 일본측에 요구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외무성과 접촉을 갖고 북한 어부 3명을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어부 3명은 올 1월 초 규슈 후쿠오카 공항에서 중국 대련으로 출국하여 귀국 길에 올랐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위로 보아 12일 구조된 북한 선박은 일본에서 폐기 처분될 것이며, 귀국을 원하는 선원4명은 항공기 편으로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또 작년 9월 탈북한 남녀 9명이 목조 선박을 타고 이시카와 현 노도 반도 앞바다에 도착해 한국으로 이송됐던 사건을 예로 들면서, 해상 루트를 이용해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자가 앞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일본 정부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촉구했습니다.
북한 주민이 작은 선박을 타고 일본으로 망명한 사건은 1987년의 김만철 일가 11명과 2007년 6월의 어부 가족 4명, 그리고 2011년9월 일가 친척 9명 망명 등 모두 3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