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로드먼과 사전 접촉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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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최근 방북과 관련해 그와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석방을 위한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측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로드먼이 북한 방문에 앞서 국무부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We have not been contacted by Mr. Rodman about his trip to North Korea.)

그의 방북과 미국 정부는 무관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국무부는 미국 민간인의 사적인 방북에 대해서는 평가(vet)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드먼의 방북을 계기로 배 씨가 석방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 정부가 여전히 배 씨의 건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그를 특별 사면하고 즉각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국무부 측은 만일 북한 당국이 킹 특사를 재차 초청한다면 미국은 킹 특사를 북한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We are prepared to send Ambassador King to North Korea if the DPRK reinstates the invitation.)

이런 가운데 아버지의 석방 청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배 씨의 아들 조너선은 3일 미국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로드먼이 아버지를 구출하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로드먼이 아버지를 구출하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북한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고 특히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을 ‘친구’로 부르는 로드먼이라면 아버지의 석방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첫 방북 이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몇 차례 배 씨 석방 문제를 언급했던 로드먼은 지난 3일 평양으로 떠나기에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 기간에 배 씨 문제는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로드먼: 친구인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케네스 배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로드먼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배 씨의 석방 문제를 논의하러 방북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로드먼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석방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북대화 재개나 대북지원 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는 미국 측 입장에 반발해 최근 킹 특사의 초청을 갑자기 철회한 북한 당국이 북한과 김정은 제1비서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는 로드먼에게 배 씨 석방이라는 ‘깜짝 선물’을 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일 그럴 경우 북한 당국이 킹 특사 초청 철회에 이어 재차 미국 정부를 노골적으로 무시(snubbing)하는 모양새가 된다면서 앞으로 미북 간 외교적 신뢰 관계는 큰 손상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