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상점 고급식료품 찾아 러시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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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사절단이 올 들어 러시아의 주요 도시를 잇따라 방문해 북한에 수입되는 러시아산 식료품의 양과 종류를 늘려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최근 평양 시내에 속속 들어선 대형 상점에 공급할 상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경제사절단이 최근 러시아 옴스크와 블라디보스톡을 잇따라 방문해 북한에 들여갈 러시아 제품의 공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일 블라디보스톡 시에 따르면, 최근 평양에 문을 연 대형상점인 '광복지구 상업중심' 김영옥 지배인이 포함된 북한 사절단은 지난 달 1일 블라디미르 샤프리킨 국제관계관광국장 등 시 관계자를 만나 무역, 경제 협력 확대 문제를 집중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러시아산 해산물과 농산물 등의 공급을 늘리고 북한으로의 배송 기간도 단축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북한 측은 러시아 제품에 대한 북한 내 수요가 많고 대형 상점이 평양에 속속 들어서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시 관계자와 면담 뒤에는 직접 블라디보스톡 시내의 빵 공장을 방문해 공장 관계자들과 러시아산 빵류의 북한 공급 확대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27일에도 북한의 경제사절단이 러시아 옴스크를 방문해 역시 러시아산 식료품의 북한 수입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북한 측은 당시 옴스크 기업인들을 만나 러시아산 빵과 소시지 등 식료품과 러시아 술 등을 북한 내 대형 상점에 들여와 판매토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경제사절단의 이 같은 잇단 러시아 방문은 최근 평양에 속속 들어서고 있는 대형 상점에 공급할 고급 제품, 그 중에서도 식료품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실제 북한의 관영 매체는 올 들어 평양 시내에서 잇따라 개장한 대형 상점의 개업식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상품 공급을 보장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 TV 인서트] 그리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상점이 하루 빨리 문을 열어 수도 시민들에 대한 봉사를 하도록 해 주시고 정상적인 수산물 보장 대책까지 세워주시는 은정을 베풀어 주시었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선 매장 선반에 놓을 제품을 전방위로 찾아 나서야 할 처지에 놓인 겁니다.

또,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지만, 이제껏 중국산 제품 일색이었던 대형 상점의 상품을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여 주목됩니다.

한 북한 경제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수입, 무역 다변화, 특히 러시아와 관계 확대는 김일성 전 주석 시절부터 북한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국가전략의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도 하나의 국가로서,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베트남, 즉 윁남의 한 농산물 가공 공장에 미화 30만 달러를 직접 투자했고 여기서 생산되는 가공 농산품을 북한으로 들여갈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