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여명거리 건설장서 낙서소동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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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여명거리에 건설중인 3천 세대 주택에 대한 골조공사를 마친 모습.
평양의 여명거리에 건설중인 3천 세대 주택에 대한 골조공사를 마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평양 ‘려명거리’ 건설현장 건물벽에 돌격대 구호를 조롱하는 낙서가 발견돼 사법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당국이 무리하게 공사를 밀어붙이는데 대한 반발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여명거리 건설현장 건물벽들에 ‘평양속도’라는 구호를 조롱하는 낙서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평양시 인민보안부가 긴급수사에 나선 가운데 현장 건설자들에게는 어떤 내용의 낙서도 엄금한다는 경고령이 내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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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룡흥네거리와 금수산태양궁전 사이의 여명거리. (Photo courtesy of Google Earth Map) Photo courtesy of Google Map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시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정치적 색채가 있는 낙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수사에 착수한 평양시 인민보안부(경찰)가 건설자들에게 모든 낙서행위를 엄벌한다는 경고를 내렸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문제의 낙서는 여러 가지 지저분한 낙서들 속에 섞여 있었는데 ‘돌격대는 마약대’, ‘평양속도는 마약속도’ 등 마약에 관련된 내용”이라면서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공사실적을 높이기 위해 간부들이 건설자들에게 공공연히 마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낙서가 발견된 날짜는 7월 27이고 장소는 용남산 지구 입구에서 평안북도 여단이 건설중인 ‘기숙사형 주택(원룸)’ 1층이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낙서가 발견된 장소에는 빈 술병들과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문제의 낙서가 신고되자 인민보안성 산하 평양시 인민보안부가 즉각 현장에 출동해 술병과 담배꽁초들을 회수해 갔다며 또 해당 건물을 맡은 평안북도 여단 돌격대원에게 문제의 낙서를 한 자들은 자수하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그런 소식을 나도 들었는데 사람들은 모두 낙서 내용을 신고한 돌격대 간부들을 욕하고 있다”며 “대단한 정치적 사건도 아닌데 괜히 신고해 사람 잡이를 하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하는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보통 건설장이나 공동변소 같은 곳에는 추잡한 내용의 낙서들이 많다”며 “설령 정치적 색채가 있는 낙서라 해도 김정은과 노동당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면 내부적으로 조용히 덮고 지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양강도만 해도 올해 3월 삼수군 보성리에서 김정은을 혐오하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돼 주민들이 한동안 필적조사까지 받느라 큰 고생을 겪었다”며 “그런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간부들도 웬만한 내용의 낙서 정도는 그냥 덮어버린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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