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정대세가 어쩌면 내년부터 한국 프로축구에서 뛸 것으로 보입니다. 수원 구단에 입단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정대세의 이적료를 놓고 독일 쾰른과 수원 삼성이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정대세는 한국 국적을 가진 아버지와 해방 전의 조선 국적을 유지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입니다.
정대세는 평소 한국 언론 등을 통해 아버지의 나라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어쩌면 그 꿈이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프로축구 구단 수원 삼성은 독일 분데스리가 쾰른에서 뛰고 있는 정대세를 영입하기로 하고, 이적료와 1년 월급인 연봉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적료 문제로 쾰른과 수원이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축구 관계자가 11일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수원이 정대세 영입에 적극적인 만큼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대세가 전성기 때의 기량만 보여준다면 전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수원 삼성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명준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장 : 지금 거론되고 있는 수원은 전통적으로 힘 있는 공격수들을 선호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대세가 적절한 선수 같고요.
정대세가 예상대로 수원에 입단할 경우 한국 프로축구에 진출한 두 번째 북한 국가대표 선수가 됩니다. 첫 번째는 2008년에 진출한 안영학 선수입니다. 그 역시 재일동포 출신입니다.
과거 정대세는 한국에서 뛰게 되면 남북한 체육 교류에도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대세 가족들 역시 한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리정금 씨는 지난달 한국 TV조선과의 전화회견에서 “아들이 한국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리정금 : 많은 한국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기 때문에 그리고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뛰게 되면 얼마나 기쁘겠어요. 기회가 되면 반드시 가야죠.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정대세는 2006년 일본 프로축구 가와사키에 입단해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4년 뒤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습니다. 비록 월드컵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올해 초 꿈의 무대인 유럽 축구로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독일에 진출한 정대세는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진로를 놓고 계속 고민하던 정대세는 지난 10월부터 시선을 한국 프로축구로 돌려 수원 삼성 등에 이적 의사를 밝혔습니다.
입단을 위한 최종 계약이 남아 있지만, 축구 전문가들은 정대세의 수원 입단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원의 푸른 축구복을 입고 질주하는 정대세의 모습을 내년엔 볼 수 있을지 축구계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