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내무군 탈영병 시신으로 발견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3.02.20

앵커: 북한 양강도 일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민보안부 내무군 탈영병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마을주민을 살해하고 무기를 휴대한 채 도주했던 탈영병의 시신이 확인되면서 현지에 내렸던 비상경계령도 해제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양강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으로 외부언론에서까지 화제가 되었던 무장 탈영병 사건이 병사의 시신이 나오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간부층의 자식으로 김일성동상 경계임무를 맡은 내무군 병사의 무장탈영은 양강도는 물론 군 지도부에까지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비록 탈영병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지역 보안부 간부들이 줄줄이 해임되는 등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마을 주민부부를 살해하고 도주했던 내무군 하전사(상병) 독고단결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이 사건으로 양강도 보천군 인민보안부 간부들 여러 명이 해임 철직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평안북도 의주군 출신인 독고단결은 올해 19세의 나이로 2011년에 인민보안부 내무군에 입대했고 양강도 보천군에 있는 김일성 동상 보위초소에 배치돼 근무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아버지와 가족친척들이 모두 보안부 계통에 있는데다 ‘일심단결’이라는 노동당의 구호를 본 따 ‘단결’이라고 이름을 지을 만큼 북한에서도 핵심계층에 속해있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9일, 외상으로 마신 술값을 독촉하며 마을 주민이 초소까지 찾아와 항의하자 망신을 당한 분풀이를 하려 근무용 자동보총(소총)을 들고 나가 주민부부를 수차례씩 총창으로 찔러 살해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총을 들고 달아났던 내무군 병사가 김정일 생일 전날인 2월 15일에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시신을 찾지 못했으면 2월 16일도 휴식을 못 할뻔 했다”고 안도감을 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내무군 병사가 마을 주민부부를 살해하고 무장까지 한 채 도주하자 즉각적으로 해당기관들에 비상경계령을 내려고 수색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중국에도 이 사실을 알려 한때 북-중국경의 경계도 살벌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주변 10군단 군인들과 국경경비대, 교도대와 노농적위대를 비롯해 민방위군까지 총동원한 수색소동은 한주일간이나 이어졌고 2월 15일 양강도 보천군 폭포수골 안에 있는 동굴에서 그의 시신을 찾아냈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또 탈영병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자살이 아닌 굶주림과 추위로 인한 동사였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이번 사건으로 보천군 혁명전적지 보위초소 대장과 세포비서, 동상보위초소 초소장이 해임 철직됐고 보천군 보안부 부장, 정치부장, 경비과장도 해임됐다”며 “비상경계령은 해제됐지만 아직도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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