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특사직 소식에 밝은 미국의 정통한 외교 전문가는 "스티븐 보즈워스(Stephen Bosworth) 전 주한 미국대사가 북한 특사직을 맡는 일은 합의가 다 됐다"면서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9일과 20일 이틀간 서울을 방문하는 동안에 보즈워스 전 대사의 북한 특사직 임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일본과 인도네시아를 거쳐 19일 저녁 늦게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20일 특사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교 전문가는 이어 "보즈워스 전 대사가 북한 특사직을 맡더라도 고문역이나 조정역에 치중하되 대북 협상의 수석대표로 나서진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북 협상은 성 김(Sung Kim) 국무부 특사가 맡는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과 하는 협상이 "고위급에서 이뤄질 경우" 보즈워스 전 대사가 특사 자격으로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다고 이 외교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성 김 6자회담 특사는 지난달 20일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처럼 사표를 제출했지만, 일단 현재의 특사직을 계속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사와도 교분이 있는 이 외교 전문가는 특히 "현재 터프츠(Tufts)대학 부설 플레처 (Fletcher)외교대학원의 학장으로 재직 중인 보즈워스 전 대사는 앞으로도 학장직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북한 특사직도 상근이 아닌 비상근으로 맡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플레처 외교대학원 학장실 관계자도 "학장직을 그만두려면 학교 측에 사전 통고를 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오늘 현재 보즈워스 전 대사는 플레처 외교대학원 학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보즈워스 학장의 북한 특사직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선 논평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올해 69세인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7명으로 이뤄진 미국 민간 방북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해 외무성과 군부 인사들을 두루 만나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미국과 북한의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보즈워스 전 대사는 클린턴 행정부 때인 지난 1995년부터 97년까지 대북 경수로 사업을 관장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을 지냈고, 이어 97년부터 200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바 있어 북한 특사로 적임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