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태권도 시범단, 미국에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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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올해 천안함 사태로 무산된 미국 순회공연을 계속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내년 봄에 북한의 시범단을 다시 미국에 초청한다는 계획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미국 방문을 추진했던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은 늦어도 10월 중 미국의 동부 지방을 찾을 예정이었습니다. 2007년 이후 두 번째 방문이 될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은 뉴욕과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매릴랜드주 등 동부 지역을 순회하며 태권도 시범을 보일 예정이었지만 지난 3월에 발생한 천안함 사태로 잠정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2007년 첫 시범단의 방문 당시 큰 성공을 거둔 북한 측은 올해 미국 방문이 연기된 이후에도 방미 의사를 꾸준히 전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북한 간 태권도 교류를 추진하는 미국 태권도 타임스의 정우진 대표는 내년 봄에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을 다시 미국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정우진 대표

: 북한은 태권도 시범을 하고 싶어 하죠. 9월 말에서 10월에 오려고 했고, 우리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천안함 사태 때문에 연기했어요. 지금도 (북한 측이)꾸준히 가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오고 있기 때문에 내년 봄으로 미뤘습니다.

정 대표는 북한 측 관계자가 평양으로부터 시범단의 방문을 내년에 다시 추진하자는 답변을 얻었고 미국의 태권도 관계자들도 북한 시범단의 유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태권도 교류의 성사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우진 대표

: 미국에서도 태권도 교류를 원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 서부에서 시범을 보인 뒤 동부 측에서 서로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을 유치하겠다는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특히 미국 사범들과 학생들이 굉장히 원했습니다. 때문에 올해 뉴욕과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주 등은 거의 성사가 다 됐습니다.

북한 측도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을 긍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당시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성공적으로 미국 방문을 마치자 몇 번이고 잘했다며 기뻐했고 태권도 위원장에게 직접 지시해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또 이번에는 동부 쪽에서 시범을 보이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알려올 만큼 북측이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정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은 2007년 10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5개 도시를 돌며 태권도 시범을 보여 미국인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후 북한의 의료진과 권투 선수단의 미국 방문이 이어졌고 이듬해 미국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공연이 성사되는 등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가 절정기를 맞았습니다.

최근 미국의 수전 셔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등 한반도 전문가와 민간 기관의 관계자가 잇따라 방북하면서 민간 차원의 교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천안함 사태 이후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다소 완화되면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의 방미는 언제든지 추진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