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약진, 북 인권문제에 긍정적 전망

MC: 제112회 미국 연방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서 의회 내에서 북한 문제가 더 활발하게 다뤄질 전망인 가운데 특히 이산가족상봉과 탈북고아입양법 제정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관련자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승리해 4년만에 하원 다수당이 됐습니다. 공화당은 지난 2일 열린 하원의원 선거에서 70석을 추가해 전체 435석의 절반보다 25석 많은 243석을 확보했습니다.

집권당인 민주당에 72년 만에 최악의 패배를 안긴 이번 선거를 두고 미국 언론은 미국 정치 지축을 흔든 '지진 선거(earthquake election)' 또는 민주당의 지지도가 거대한 해일파도로 쓸려 갔다는 뜻으로 '쓰나미 선거'로 불렀습니다.

하원 다수당의 대표로 112회 연방의회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공화당의 존 베이너 원내대표는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겠다고 3일 의회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존 베이너

: 진정한 질문은 ‘우리가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가’입니다. 공화당은 선거 전에 발표한 ‘미국과의 약속(A Pledge to America)’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공화당은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와 정부 지출 축소, 그리고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되찾은 것과 함께 북한과 관련한 의정 활동을 활발하게 했던 미국 의원들 대부분이 재선에 성공한 점도 주목됩니다.

상원에서 2004년 북한인권법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의원은 미국 중부의 캔자즈 주의 주지사에 도전해 63%의 득표로 당선됐습니다.

하원의 이산가족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았던 공화당의 마크 커크 의원은 미국 북동부의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에 출마했는데 48% 대 46%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면서 공석이 된 의석으로 민주당 소속 오바마 대통령의 자리였다는 점에서 커크 의원의 상원 의원 도전이 전국적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커크 의원이 개표 막판에 극적으로 역전하며 상원 의원 당선을 확정짓자, 미국의 한인 이산가족도 북한의 가족을 다시 만날 희망이 커졌다며 반겼습니다.

이차희 이상가족상봉위원회 사무총장은 그간 미국 적십자와 국무부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지지부진했다며 커크의원의 상원 진출로 미국과 북한 정부에 가족상봉을 위한 노력을 촉구할 힘을 얻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이차희

: 커크 의원이 하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권한과 영향력이 더 큰 상원에 진출했는데 이산가족 상봉문제도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탈북고아 입양법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한인교회연합(KCC)의 김병주 언론담당 간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탈북고아 입양법안을 적극 후원하던 로스-레티넌 의원이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이 되면 법안 통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병주

: 로스-레티넌 의원은 지난 7월 미국 의사당 앞에서 북한인권을 위한 횃불대회의 주연사로 연설했을 만큼 북한인권 개선과 탈북고아에 관심이 큽니다. 위원장이 법안 상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탈북고아입양법안의 외교위 통과 가능성이 훨씬 커진 셈입니다.

탈북고아입양법안은 탈북 고아들이 미국의 가정으로 입양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입니다. 또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탈북 고아를 돌보고 이들의 가족상봉을 돕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하원의 북한인권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공화, 민주당의 22명 의원이 모두 의원직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이밖에 지역 의회나 시정부의 최고 책임자로 출마한 한국계 후보들도 선전하며 역대 최다 당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2일 선거를 통해 당선된 한국계 후보는 모두 16명으로 지역 검사장을 비롯한 시장, 주하원의원, 주상원의원, 시의원 등 다양한 선출직에 당선됐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어바인 시에 강석희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고, 지방 의회에 출마한 서부 워싱턴 주의 신호범 주 상원의원, 동북부 미시간 주의 정훈영 주 하원의원 등도 무난히 당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