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가 오는 9월경에는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보여준 과거 행태를 볼 때, 북한의 민수용 핵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10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지난 4차 6자회담은 참가국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진지한 논의를 벌인 자리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참가국 모두가 기본 원칙에 합의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이달 말 6자회담이 재개되면 합의를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본 원칙이 성립되면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에는 북한 핵문제를 풀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Hill: We're hoping that if we can get through these principles, we can get going with an actual agreement in September or the latest in October.
힐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모든 사항들이 회담에서 논의됐다면서,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합의를 못 보면 다른 합의는 소용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회담 막판에 북한이 핵발전소를 지어달라는 요구를 들고 나왔다고 말해, 이 문제가 회담의 진전을 가로 막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날 힐 차관보는 북한이 민수용 핵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는 과거에 드러난 행태를 볼 때, 북한은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있었던 나라라고 꼬집었습니다.
Hill: This is a country I think that had trouble keeping nuclear energy peaceful.
힐 차관보는 구체적으로 북한이 연구목적으로 지었다는 영변 원자로에서 핵무기에 쓰이는 플루토늄을 생산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미 기본합의가 깨지고 난 뒤 단 몇 달 만에 이른바 연구용이 군사용으로 전환된 점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난을 해결하기 위해 핵발전소가 필요하다는 북한의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남한이 북한에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한 만큼 북한이 굳이 핵발전소를 지어서 에너지난을 해결할 필요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핵발전소 건설사업에 어느 나라도 돈을 대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계속 부인하고 있는 농축우라늄 핵개발 계획과 관련해 힐 차관보는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과 의미 있는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모든 당사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힐 차관보는 전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핵개발 계획 역시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반면, 북한은 계획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Hill: We are prepared to have a normalized relations with the DPRK subject to our bilateral policies.
특히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계획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힐 차관보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을 군사적으로 억지하기 위해 이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략할 의사가 없다고 힐 차관보는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번 6자회담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일본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힐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일본이 왜 납치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또 지지한다고 힐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Hill: We understand why the Japanese need to deal with this issue. We understand they need a proper mechanism to deal with that with the DPRK and we support that.
힐 차관보는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6자회담 말고 다른 통로 역시 필요하다면서, 일본과 북한의 양자대화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합의해야 할 사항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6자회담에서 진지한 자세로 회담에 임했으며 이는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힐 차관보는 평가했습니다.
김연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