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계 미국인 한 달 넘게 억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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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이 한 달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시민권자 한 명이 한 달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한국 언론보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해외 체류 미국 시민의 안녕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북한에 있는 미국 시민 관련 문제는 평양에 주재하는 스웨덴 대사관이 그 보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The Embassy of Sweden in Pyongyang acts as our protecting power for issues involving U.S. citizens in North Korea.)

이 당국자는 하지만 스웨덴 측이 미국을 대신해 이미 북한 측과 미국 시민권자의 석방을 위해 접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을 피했습니다.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도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 우리는 미국 시민권자가 북한에 억류 중이라는 보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privacy)에 관한 일이라 더 이상 언급할 수 없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또 언제 국무부가 미국 시민권자의 억류 사실을 파악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대답을 피했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은 11일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 씨가 소규모 관광객들을 인솔해 지난 11월 3일 나진을 통해 북한에 입국했다 40일 이상 북한 당국에 억류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관광객 가운데 한 명의 소지품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인솔자인 배 씨를 억류했지만 다른 관광객들은 모두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문제가 된 소지품은 북한과 관련해 민감한 내용이 저장돼 있는 컴퓨터 외장 기억장치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미국 시민권자 억류 사건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북한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대미 협상용으로 이용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1년 5월 한국계 미국인인 전용수 선교사를 억류 6개월여 만에 석방한 바 있고 2009년 3월에는 미국 방송사 기자인 유나 리 씨 등을 억류했다 같은 해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뒤 풀어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