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2쌍 캐나다 토론토서 합동결혼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2.08.28

앵커: 캐나다 동부도시 토론토에 정착한 탈북자 12쌍의 합동결혼식이 다음달 15일 열릴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자의 캐나다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설립된 ‘자유북한인협회’는 다음달 15일에 있을 캐나다 토론토의 탈북자 12쌍의 합동결혼식을 준비 중입니다. 이 단체의 허태섭 회장은 15쌍이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사정이 생겨 12쌍이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허 회장: 오늘 아침 정확하게 말씀 드리자면 15쌍이 아니라 12쌍입니다.

허 회장은 중국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는 등 오랜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중국 내 위험한 상황으로 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생계가 어려운 젊은 부부 등을 위해 이와 같은 행사를 계획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들 중에는 5~6년씩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혹은 캐나다에서 만나 아기를 낳아 키우다 식을 못 올린 젊은 부부 등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유북한인협회’는 지난해 말 이 지역에서 열린 ‘북한인권사진전’을 계기로 탈북자들의 취직이나 통역, 번역 등을 돕기 위해 탈북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단체입니다.

허 회장의 부인 오지현 씨는 다음달 15일이 길일이라고 해 이 날짜를 택했는데 처음 예정되었던 15쌍 중 3쌍은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혹시 화가 미칠까 우려해서 최근 결혼식 참석을 포기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오지현 씨: 15일이 괜찮다고 해서 그 날을 택했는데 기사도 나가고 사진도 나가고 하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혹시 지장이 있을까 봐 그런 염려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오 씨는 북한에서 미국이나 한국은 적대국가라고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캐나다에 대해서는 나쁘게 헐뜯지 않아서 북한과 캐나다는 관계도 좋고 복지도 좋다는 생각에 캐나다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착한 후 2년에서 3년이 지날 때까지는 탈북자들이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캐나다에 난민으로 정착할 경우 캐나다 정부는 입국 후 2년 가량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주고 거주할 곳과 교통비 등 생활보조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동 결혼식은 토론토시의 한국계 조성준 의원이 준비위원장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인단체 ‘희망 21’이 기금 마련을 도왔고, 토론토 현지의 여성단체는 신부들이 입을 결혼예복을 후원하는 등 현지 단체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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