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동해상에서 북한 당국에 억류됐던 러시아 요트 선수들이 이틀만에 풀려나 17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할 예정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선장을 포함해 5명의 선수가 탄 러시아 요트 ‘엘핀’호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건 지난 13일 늦은 밤 고성 앞 80마일 공해상.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한국 부산의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슈퍼컵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해 6위에 입상한 뒤 러시아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과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은 16일 북한에 억류됐던 러시아 요트 선수들이 전날인 15일 풀려나 귀환길에 올랐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선수들은 지난 이틀 동안 억류됐던 함경북도 김책항을 떠나 요트로 동해상으로 북상한 뒤 17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연해주 세일링협회 소속인 이들은 도착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억류사건과 관련해 자신들의 입장과 사건 경위 등에 관해 밝힐 예정이라고 협회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 선수들이 항해 도중 북한 당국에 나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더 큰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됩니다.
사건 직후 러시아 내 사회관계망(SNS) 등에서 ‘북한이 보상을 노리고 외국 선박과 선원을 나포해 억류해온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책시를 직접 방문한 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에게 북한 어부들이 오해로 러시아 요트를 나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동해 상에서 조업중이던 북한 어선이 요트에 한글이 씌어진 점을 수상히 여겨 선원들과 배를 김책항으로 끌고갔다는 겁니다.
‘엘핀’호가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석한 뒤 귀환하던 중이었다는 사실을 북한 어부들이 알지 못했다는 점을 러시아 측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걸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나포 당시 요트에 러시아 국기가 내걸려 있었던 데다 나포 지점이 공해상이어서 러시아 내 반 북한 정서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