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억류 100일 '메아리 없는 석방 요구'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현대아산 직원 유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7일로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한국의 통일부는 유 씨의 조속한 석방을 북측에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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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 씨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의 대립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어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당분간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늘은 7월 6일입니다. 내일로 개성공단에 근무하던 우리측 근로자 유모 씨가 북한 측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억류 된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6일 유 씨의 억류 100일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통일부는 기자회견에서 우선 북측에 접견권 보장과 유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천해성: 북한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등에 따라 접견권 등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유 씨를 즉각 석방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국 정부는 유 씨가 억류된 이후 남북 당국자 간 회담에서 석방을 거듭 촉구했지만, 북측이 논의 자체를 거부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회담 기간 내내 북한은 남북 합의서에 따라 유 씨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개성공단의 토지사용료와 근로자 노임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해 협상력을 높였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있을 남북협상과 그 진전 여부가 주목되지만, 지난 2일 3차 남북 실무회담에서 나타났듯이 회담의 ‘파행’으로 유 씨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입니다.

김규철: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유 씨의 억류 사태는 더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고요. 현 상황에서 해법이 없지 않느냐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문제는 100일째를 맞은 유 씨 사태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정부도 이런 여론을 감안해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를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입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유명환: 인권에 관한 문제이고 국제적인 보편적 가치 측면에서도 매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은 아마 언급을 해야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측은 지난달 27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박철수 부총국장 명의로 김학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유씨는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탈북을 선동하는 매우 불순한 범죄를 감행했다”면서 엄중한 처리를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