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이 알고 있는 김정남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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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된 김정남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인식했나?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한국 방송을 통해 알게 된 김정남의 존재

- 김정일의 장남, 후계자에서 밀려난 사람으로 알고 있어

- 김정은 등장 이후 김정남의 존재감 더 사라져

- 이복형 죽인 김정은 비난 고조 “하물며 우린 어떻겠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가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특히 김정남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치밀한 계획 아래 VX라는 치명적인 독극물로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정남이라는 인물을 회상하고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확산했는데요, 김정남이 숨진 지 한 달이 훨씬 지났지만, 그는 아직 영면에 들지 못하고 여전히 말레이시아 병원의 차디찬 영안실에 보관돼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소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남의 존재 자체가 비밀이었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정보를 통해 특권층의 내막을 아는 북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2007년 ‘아시아프레스’가 만난 북한 주민은 당시 한국 방송을 통해 김정남의 소식을 들었는데요, 개혁개방을 주장했고,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신임을 얻지 못해 후계자가 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 주민의 말을 들어봤는데요,

[북한 주민] 한국 방송에서 계속 나오는데, 김정남은 아버지 눈 밖에 나서, 지금 마카오에 가 있단 말이…옛날에 우리나라(북한) 개혁개방 하자고 김정일에게 말했다가 아버지 눈에 나서 어쨌든 김정남은 후계자 문제에서 제쳐놓은 것 같다. 또 다른 여자에게 아들인 김정은과 김정철이 있는데, 나이도 어리고 아버지가 그 애들에게 물려줄 생각은 아니 하고…

‘아시아프레스’가 김정남이 숨진 이후 지난 2월에 전화통화를 한 북한 주민도 이전에 한국 방송을 듣고 김정남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특히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 김정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북한 주민] 2009년에 함흥에 갔는데, 함흥 쪽에 가면 남조선 방송이 나오는데 그거 듣고 알았지.

- 어떤 내용으로 들었어요?

[북한 주민] 김정남은 첫째 아들이지, 아들이 3명인데 김정은, 김정철이라고. 김정남이 위조 여권 해서 일본에 갔다가 단속됐다든지.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평양에서 실제로 김정남을 본 북한 주민도 있다고 말합니다.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도 말리지 못한, ‘깡패’ 그 자체로 기억하는데요,

[Ishimaru Jiro] 평양에 거주하는 40대 이상의 사람 중에는 김정남에 대해 소문도 들었고, 실제로 고려호텔에서 목격한 사람이 꽤 많더라고요. 김정남이 주변 사람을 데리고 와 술을 먹으며 떠드는 모습을 목격했고요, 그가 김정일 장군님의 아들이라는 말이 평양에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전해지는 소문이나 목격담을 들어보면 김정남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방탕한 모습, 술을 먹고 떠들고요, 또 많은 사람이 이야기했는데 술집에서 총을 쏘거나, 사람들을 협박해서 그를 깡패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김정은의 등장 이후 김정남의 존재는 축소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서 북한의 권력을 잡은 이후부터 북한 사회는 김정은에 대한 찬양과 우상화가 끊임없이 진행됐는데요,

김정은 정권의 초기에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기대의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데 이어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한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김정남의 암살과 관련해 북한 주민의 생각을 물어봤는데요,

-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여자공작원에서 독으로 살해됐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북한 주민] 보내준 기사 봤는데, ‘곁가지 치기’한 거지 뭐. 가지치기로 죽은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장성택은 반란혐의로 죽이고, 김경희 동지는 어디 갔는지도 모르고, 태양이 두 개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 같은 이치가 아닌가? 냐야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형제인데 시끄럽다고 죽일까? 그러면 안 되지.

[Ishimaru Jiro] 이번 사건의 핵심은 북한의 유일영도체계, 이 모순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지도자가 한 명만 있을 수 나라, 그리고 지도자의 권위가 절대 손상하면 안 되는 국가, 이런 나라에 나타난 로열패밀리의 싸움이었고, 북한 전체를 놓고 보면 아주 독특한 독재시스템을 문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을 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많은 북한 주민이 김정은의 통치에 실망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유로는 첫째,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고, 둘째, 당 대회 전후 70일, 200일 전투, 정치적인 사상 집회 등에 따른 동원이 많았고, 개방개혁의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사회 현상 때문인데요, 나이가 어린 미숙한 지도자에게 무조건 숭배하고 충성해야 한다는 현실이 싫다는 말도 많이 한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고모부인 장성택의 숙청과 이복형인 김정남을 죽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의 비판도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Ishimaru Jiro] 김정은에게 김정남은 이복형이지만 그래도 가족이고, 나이가 많은 형님이지 않습니까? 그 사람을 죽였다는 것, 그리고 북한의 범행일 수 있다는 추측을 듣고 사람들이 충격을 받더라고요.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그렇게까지 하는가? 어떻게 형님까지 죽일 수 있는가?”에 대한 반응이었는데요, 공통점은 가족과 형님까지 죽일 수 있는데, 자기 같은 백성은 파리 같은 존재일 뿐이다, 쉽게 인민을 죽일 수 있겠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김정남의 피살은 국제적으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김정남의 피살 사건이 큰 관심을 끈 이유는 그동안 김 씨가 언론에 등장하면서 세습을 비판하고, 인민생활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린 사람, 또 북한 지도자의 장남이었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는 사람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평생 고생 없이 아버지가 준 돈으로만 살았고,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는 북한 주민이 피땀 흘려 바친 돈으로 방탕한 삶을 살다 간 김씨 가문의 한 명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언론에 따르면 김정남의 시신은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시신 부패로 기내 반입이 거부돼 결국 화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비공개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북한으로 가려던 김정남의 시신이 되돌아온 것이 아니냐? 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렸는데요,

29일 현재까지, 김정남의 시신을 누가 인수할지, 어디로, 어떤 방법으로 운구될지 여전히 확실치 않은 가운데 김정남은 죽어서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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