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당의 시장 관리원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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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마당의 관리원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2분 영상, 북한을 보다”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장세 걷거나 금지 물품 관리하는 역할

- 시장의 역할 확대하면서 시장관리원의 단속도 심해져

- 재정적 이익과 사회질서 유지가 큰 목적

- 시장관리원과 장사하는 주민 갈등 피할 수 없어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07년 8월에 촬영한 평양 교외.

왼팔에 ‘단속원’이라 쓴 완장을 찬 시장관리원이 대중들을 헤집고 나타납니다. 허가증이 없는 상인들을 쫓아내고 있는 건데요, “빨리 나가라”며 거칠게 몰아냅니다.

[시장 단속원] 빨리 나가라. 빨리!

백발의 할머니를 포함해 상인들이 어쩔 수 없이 짐을 싸는데요, 상인들을 단속하는 시장관리원의 모습은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7년 8월의 평양 선교 시장. 이번에는 여성 단속원이 상인들을 단속하고 있는데요,

[시장 단속원] 나가라고 말했어요.

북한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일반 시장에서 암거래가 횡행하면서 큰 암시장으로 변했습니다. 사실상 배급체계가 마비되면서 북한 주민은 장사를 통해 생계를 이어갔고, 전국으로 확산한 장사는 북한 주민 삶의 근간이 됐는데요, 2003년 3월부터 북한의 암시장이 합법화하면서 종합시장으로 변했습니다.

이제는 북한에서 매대를 놓고 장사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은 규정이 생기면서 체계화됐고, 북한 당국의 허가 아래 점점 규모도 커지고 모습도 깨끗해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시장관리는 90년대 중반부터 생긴 암시장, 그리고 2003년부터 북한의 상행위가 합법화되면서 시장에서 나오는 이익이 막대해졌습니다. 경제활동이 발생했고, 움직이는 돈과 물건 등이 대단합니다. 북한 당국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으니까 차라리 경제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해 시장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겁니다. 하지만 시장경제를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재정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서 시장 관리에 들어갔을 것이고, 사회 질서와 체제를 유지하려면 인민통제 차원에서 시장관리를 해야 하는 것도 있을 겁니다. 현장에서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시장 관리원이죠.

동영상을 보니 시장에 대한 단속은 여전합니다.

2011년 2월, 평안남도에서 촬영한 시장에는 각종 물건을 팔고 있지만, 팔지 못하게 된 상품도 있는데요, 벽에 붙은 안내문을 보니 국가통제품, 한국과 미국 상품, 국제기구에서 보내온 협조물자, 그리고 정치적 색채가 있는 중국산 상품이 그것이었습니다.

또 한쪽에는 허가증 없이 장사하는 상인에게 2배 이상의 사용료를 받겠다는 경고문도 붙어 있는데요, 시장 관리원은 이런 규정이 지켜지는지를 단속하는 임무를 띠고 있습니다.

2013년 8월, 양강도 혜산시의 혜산 시장. 오늘날 체계화된 매대에서 많은 여성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도 시장관리원이 등장합니다.

시장관리원은 장사하는 여성들에게 매대 사용료를 받고 있는데요, 상인을 대하는 모습이 매우 강압적입니다. 간혹 상인과 시장관리원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도 엿볼 수 있는데요,

[Ishimaru Jiro] 우선 통제 물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집니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돈이 된다면 어떤 물건이든 팔고 싶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다툼이 생긴다고 하고요, 종합시장에서 장사하려면 장세를 내야 하지요. 이것이 부담되니까 일반 주민은 장마당 바깥에서 장사하려고 합니다. 이것도 통제 대상이에요. 돈도 내야 합니다. 그리고 장마당 바깥의 활동에 대해 자꾸 뇌물을 요구하죠. 이것도 다툼의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2013년 3월, 평안남도 평성시. 시장이 아닌 골목길에도 많은 상인이 바닥에 물건을 늘어놓고 지나가는 사람을 상대로 장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종합시장 밖에서 장사하는 상인도 시장관리원의 통제 대상인데요, 상인과 시장관리원이 다투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장관리원이 장사하는 젊은 여성에게 “장사 똑바로 하라”며 “딴 데에서 팔라”고 몰아세우는데요, 여성도 삿대질을 하며 지지않고 맞받아칩니다.

[시장관리원] 딴 데 가서 팔라. 장사 똑바로 해 먹으라. 장사도 도덕 있게 해 먹으라.

[Ishimaru Jiro] 시장관리원은 공무원입니다. 또 규칙을 위반하는 사람을 단속하는 할아버지들이 영상에 나옵니다. 이 할아버지들은 시장관리원을 보조하는 퇴직 노인들인데요, 이런 일도 하나의 이권이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인맥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뇌물을 주고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단속을 하면서 뇌물을 받을 수 있고, 벌이도 되니까 퇴직 노인을 동원하면서 상행위를 통제하려고 합니다.

이제 북한 경제에서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주체가 됐습니다.

시장 경제의 원리에 따라 북한 경제가 움직이고, 시장에서 금지품목도 거래가 되고, 대부분 사람이 직장에 나가는 대신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북한의 사회 제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시장 관리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주민에 대한 통제와 단속이 더 강화되면서 장사 행위에 대한 통제도 여전한데요, 지금도 시장이나 장마당의 어느 곳에서는 시장 관리원과 장사하는 주민 간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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