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통제와 독재정치의 기본, 조직생활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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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직생활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2분 영상, 북한을 보다”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소학교 2학년부터 시작되는 조직생활

- 어린 시절부터 조직에 소속돼 통일된 사상과 행동을 강요

- 성인이 되어서도 조직에 충성, 조직생활에 소홀하면 각종 불이익

- 지도자 한 사람과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기본체제가 조직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2006년 7월,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촬영한 동영상입니다. 조선소년단 간부 캠프의 영상인데요,

생일을 맞은 소년단원 학생들이 음식을 앞에 놓고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앉아 있습니다. 사진도 찍고, 교시도 듣는데요,

[영상]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었습니다. 생일을 맞은 소년단원들이…

북한의 조선소년단은 소학교 2학년부터 모든 학생이 가입해야 하는 조직생활의 시작입니다. 운동장에 모인 소년단원 학생이 노래와 율동으로 하나가 되는 듯 한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이 주민을 통제하는 기본 장치 중 하나가 바로 조직생활이라고 지적합니다.

[Ishimaru Jiro] 세계에 독재국가가 많이 있습니다만, 북한의 독재는 독특하고 강합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어 가능한데요, 독재 통치의 가장 기본이 바로 조직 생활입니다. 조직 생활은 소학교 2학년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국민이 조직에 소속되고 여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생활 총화라는 반성회를 갖고, 여러 가지 동원도 나가게 됩니다. 유일영도자의 절대독재에 모든 국민이 복종하고 충성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것을 동영상에서 보여주는 겁니다.

2013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발간된 초급중학교 1학년의 사회주의 도덕 교과서를 보면 ‘학생소년들이 도덕생활에서 지켜야 할 10가지 사항’이 나오는데요,

가장 첫 번째로 ‘소년단원들은 위대한 김일성 대원수님과 김정일 대원수님을 주체의 영원한 해님으로 높이 모시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충정으로 높이 우러러 모셔야 한다’고 말하면서 두 번째 항목부터 조직생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직생활에 성실히 참여해야 한다’, ‘조직과 집단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 등 조직생활의 강령을 내세우는데요,

동영상에는 생활총화 당시의 모습도 들어있습니다. 집행관이 한 주민의 이름을 부르며, 생활총화에 불참한 이유를 묻는데요, 매우 강압적이고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집행관] 000 왔어? 넌 왜 생활총화 안 참가하나? 뭐라 그래? 왜 안 참가했어? 왜 늦게 나와? 한번 일당 당에서 지시를 하고, 장군님께서 말씀을 한 다음에는 다 움직여야 해. 움직이는 사람 따로 있고, 강 건너 불 보듯 하면 안 된단 말이야.

체제유지를 위한 조직생활을 강조하다 보니 이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북한 주민은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Ishimaru Jiro] 조직생활에서 생활 총화나 노력 동원, 물자 공출, 사상 교육 등에 잘 참가하지 않거나 집행하지 않을 경우 비판 모임에 참가해야 합니다. 그러면 심리적인 고통뿐 아니라 노동 현장에 보내기도 하고, 사회적 지위에서 떨어지거나, 정말 잘못할 경우 노동단련대에 보내지는 등 엄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직생활의 여러 규칙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이를 지키려는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생활총화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상호 비판하는 모임으로 사회의 모든 조직에서 진행되는데요, 실제로 북한 주민이 사용하는 생활 수첩을 보면 날짜별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고치겠는지 등을 빼곡히 적어 놓습니다.

생활총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생활총화에 참석한 여성의 발언 내용을 들어봤는데요, 생활총화에 참석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참가 여성] 저는 이달에 들어와 생활총화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고 개별 보고도 하지 않고 빠졌습니다…

이달 들어 한 번도 생활총화에 참석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고 앞으로 10대 원칙 학습을 심도있게 하면서 조직 생활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관점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하는데요, 이에 집행관은 ‘이전에는 잘했는데, 요즘 조직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잘할 것을 종용합니다.

이처럼 북한의 모든 주민은 노동당의 지도 아래 각자 소속된 조직에서 관리를 받으며 각종 행사와 현장에 동원되기도 하는데요,

[Ishimaru Jiro] 북한은 ‘유일’이라는 것이 정말 독특하죠. 이것밖에 없다는 겁니다. 북한처럼 절대적인 정권은 어느 나라에도 없을 겁니다. 바로 유일성이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어린 시절, 소학교부터 이것밖에 없다는..즉, 모든 인생을 사회주의 체제, 사회주의 혁명, 지도자에게 바쳐야 한다는 사상이 정말 독특하고,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사람을 조직화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유일성이라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밖에 모르는 사회, 정말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고 그 기본 장치가 바로 조직생활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개인의 표현과 자유보다는 조직생활이 우선시되는 북한. 조직과 사회, 나아가 오직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한 사람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조직의 관리를 받는 북한 주민의 생활은 북한을 떠나거나 삶을 다하는 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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