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 국경지방 20년을 보다

서울-노정민 nohj@rfa.org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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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측이 두만강변에 설치한 철조망.
중국측이 두만강변에 설치한 철조망.
사진-아시아프레스 비디오 캡쳐

북 중 국경지방 20년 변화 모습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1993년부터 2017년까지 북•중 국경지방

- 탈북과 밀수, 범죄행위 증가로 국경 상황에 변화

- 중국 측, 북한 측에 철조망 설치로 국경 완전봉쇄

- 2017년에는 철조망 더 길게, 더 높게 설치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993년 7월에 촬영한 북 중 국경지방의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와 두만강의 본래 모습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999년에 촬영한 압록강 상류도 마찬가지인데요, 좁은 강폭에서 북한과 중국 주민이 서로 마주하며 목욕과 빨래를 하는 모습입니다. 특별히 삼엄해 보이는 분위기 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렇듯 2000년대 초반까지는 압록강 변에 장애물이 없어 북한 주민이 강변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탈북과 밀수, 범죄행위가 증가하면서 국경 상황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국경지방에 ‘비법월경인원을 부조하고 남겨두거나 배치하지 못한다’, ‘밀수독품 장사활동을 호되게 타격해야 한다’ 등 문구와 함께 탈북과 밀수 근절을 경고하는 안내판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아시아프레스’가 촬영한 동영상에는 강을 건너 밀수품을 옮기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속옷만 입은 남성이 강변에 서서 기다리자 여성 한 명이 황급히 달려와 남성에서 무언가를 건네는데요, 여성은 돌아가고, 남성은 강을 건너 중국으로 밀수품을 옮깁니다.

배낭에 든 물건을 두 손에 꼭 쥐고 허리까지 차오른 강물을 헤치며 걸어가는데요, 이처럼 과거에는 북한과 중국을 오가기가 쉬웠습니다. 그만큼 탈북과 밀수, 이에 따른 범죄 행위가 더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자 북한 측은 국경 경비대를 늘려 주민의 강 이용을 통제했는데요, 동영상에도 빨래하는 주민 뒤로 북한 병사의 모습이 보입니다.

또 중국 측에서는 북 중 국경지방을 감시하는 감시 카메라와 함께 2012년부터 국경지방 전역에 철조망을 세우기 시작했는데요, 2013년, 당시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가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두만강 상류부터 중류, 하류까지 철조망으로 완전히 차단한 겁니다.

당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전한 내용입니다.

[Ishimaru Jiro] 국경 질서를 지키고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이전에는 없었던 철조망 설치에 주력해 왔는데요, 두만강의 상류 쪽은 2~3년 전부터 철조망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두만강 하류 쪽에 가 보니까 거의 완전봉쇄 상태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두만강과 압록강에 설치한 철조망은 국경 지방의 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 넘어간 사람에 의한 범죄가 이어지고, 탈북자도 계속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측도 2014년부터 철조망을 설치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아시아프레스’는 북 중 국경지방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압록강 변의 넓은 구간에 감시초소와 철조망 설치 공사가 진행된 점을 꼽았습니다.

[Ishimaru Jiro] 눈에 띄는 것은 북한 쪽, 특히 양강도 혜산시 주변에 새로운 경비초소와 철조망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었습니다. 압록강 자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 혜산 시내에서 압록강 변으로 나가는 길가에 새로운 경비초소를 만들어 허락을 받은 사람만 압록강에 내려갈 수 있더라고요. 압록강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기 위해 경비초소를 새롭게 만들고 철조망도 새로 설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7년 7월, ‘아시아프레스’가 다시 압록강 하류를 찾았습니다.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정수리에서 촬영한 북 중 국경지방의 철조망 모습인데요, 마침 압록강 변에서 투망 선을 띄우는 남성과 비교하니 철조망의 높이와 크기가 상당합니다. 웬만해서는 철조망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자전거를 타고 철조망 옆을 지나는 북한 여성과 비교하니 자전거에 올라탄 여성보다 철조망의 높이는 훨씬 높습니다.

지난 7월부터 8월 초까지 북 중 국경지방을 직접 찾았던 이시마루 대표는 밀수와 탈북 방지를 위해 설치된 철조망이 과거보다 더 길게 설치됐고, 더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는데요, 물론 사람이 많지 않은 시골 마을에도 튼튼한 철조망이 설치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Ishimaru Jiro] 이 지역은 제가 계속 반복해 찾아간 곳입니다. 강폭이 넓어 탈북이 간단치 않은 압록강 하류 쪽인데, 7~8년 전에 취재했을 때보다 철조망이 많이 확장했고, 높이도 많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강변에서 작업이나 물놀이를 하더라고요.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압록강은 북한 주민에게 소중한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이고 있지만, 철조망 때문에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강폭이 좁은 압록강과 두만강 상류에 설치된 철조망에는 올해부터 고압 전류가 투입돼 “나라 전체가 감옥처럼 됐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Ishimaru Jiro] 강변에 나오기 위해 철조망 밑에 구멍을 만든 아이들이 국경경비대의 병사로부터 주의를 받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자유롭지 않죠. 이것은 탈북 방지, 밀수 방지가 주목적인 것 같지만, 주민에게 압록강은 생활용수인데요, 이를 이용하기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올해 초부터 강폭이 좁은 지역의 철조망에는 24시간 내내 전기가 흐르면서 감전되거나 숨지는 사람까지 발생해 탈북과 밀수 등이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북 중 국경지방은 지난 20년 동안 많은 변화를 보였는데요, 경비의 강화와 단속에도 탈북자와 밀수 행위는 계속 늘어나고 정보의 유입도 단속만으로는 막을 수 없게 됐습니다.

모든 노력을 다해도 정보의 유입과 유출을 막지 못한 것이 오늘날 철조망을 설치하고 강에 접근하는 것조차 통제하는 방향으로 방식을 바꾼 것이 아니냐? 는 분석을 낳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시마루 대표는 모든 원인은 북한 내부에 있다고 꼬집습니다.

탈북과 밀수, 정보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처럼 북 중 국경지방을 철저히 통제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누릴 수 없던 북한 주민의 마지막 선택지가 북 중 국경지방이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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