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음주와 건강

2009-09-03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담배보다는 술에 대해 너그러웠고, 그런 전통 때문인지 남북 할 것 없이 술을 즐겨합니다. 그렇지만 남쪽의 연간 소주, 맥주 소비량이 70억병 술 소비량으로 세계 2위라는 소식은 자랑스러워할만한 것은 못 되는데요.

오늘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엔 이런 술과 건강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도 동의사 김진희 선생 함께합니다.

MC: 김진희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진희: 네, 안녕하세요.

MC: 김 선생님! 오늘은 술 얘기인데요. 술 좋아하십니까?

김진희: 아뇨. 저는 잘 못 해요. 술자리에서 한두 잔 정도 분위기 맞추는 정도입니다.

MC: 우리 주변에 보면 술을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아예 한잔도 못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렇게 개인차가 있는 이유는 뭐가요?


김: 우리가 술을 마시면 위에서 약 10%, 장에서 90%를 흡수합니다. 흡수된 술은 간으로 옮겨져 분해되는데, 간에는 술을 분해하는 ALDH라는 효소가 있습니다. 이 효소가 있고 없고, 많고 적음이 술을 잘 마시고 못 마시고 하는 차이를 만드는 겁니다. 또 이 효소에 따라 숙취의 해소 속도도 결정되는데요, 효소가 활발하게 분비돼 빨리 술을 분해시키는 사람의 경우 숙취가 거의 없는 거죠. 반대로 체질적으로 술을 전혀 못 마시거나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분들은 이 ALDH 효소가 없거나 적은 분들입니다. 그리고 보통, 이렇게 술을 간에서 대사하는 능력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또 우리가 흔히 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잘 못된 속설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술을 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면 건강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실상 정반대라고 보시면 되는데,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 몸에 들어간 술이 미처 분해되지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그 중 얼굴의 혈관을 확장시켜 얼굴이 빨개지는 것입니다. 결국 술을 빨리 해독하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죠.

MC: 그렇군요. 그러면 보통 얼마 만에 술이 깨야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나요?

김: 일반적으로 술이 깨는 시간은 보통 12시간 내외입니다. 저녁때 술을 마시면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점심이나 오후에는 거의 깹니다.

MC: 우리가 술 먹은 다음날 머리가 아프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 숙취라고 하죠? 잘 자고 일어나도 하루 종일 숙취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숙취는 간의 효소가 제 기능을 못해서 생기는 것인가요?

김: 간에서 술이 분해된 후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 때문에 숙취가 생기는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이 물질이 몸 밖으로 빨리 배출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으로 볼 수 있는데요, 술을 마신 뒤 이 물질을 빨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 숙취를 빨리 풀어주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MC: 이렇게 술을 해독하는 역할은 간이 담당을 하는데, 그래서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은 간에 관련된 질환이 많은 것 같아요.

김: 사실 술이 간에만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과음은 간 질환뿐 아니라 각종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남한의 경우 직장인의 60-70%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이라는 통계가 있는데, 이런 지방간도 지나친 음주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 알코올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칼로리가 높은데요, 보통 알코올 1g 이 7 kcal 의 열량을 생산하는데 음주를 하게 되면 음식을 통한 에너지는 고스란히 복부 피하지방과 간에 쌓이게 되어 지방간이 생기게 됩니다. 보통 소주 2홉 한 병이 약 80 g 정도이니 술은 알게 모르게 지방을 우리 몸에 축척하고 있는 겁니다.

한의학에서는 간은 혈관의 분포가 풍부한 장기이고 낮의 피로한 혈이 밤에는 간에 들어와서 휴식을 취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은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함을 의미하며 따라서 술을 마셔도 간 기능이 저하되면 술이 빨리 깨지 못하고 숙취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MC: 숙취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숙취는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김: 취가 심하면 토하고 몸살 난 것처럼 몸이 아파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이때는 조금이라도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먹어야 몸에 에너지가 공급되고 이 에너지로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를 배출하고 술을 해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북엇국이나 콩나물국, 뼈다귀 해장국 등 해장국을 먹는 것입니다.

술에서 깨어난 뒤 몸이 떨리고 구토가 심하면서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라면 제산제나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술 마신 뒤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한 후 목욕으로 몸속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만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목욕은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음주 후 바로 목욕을 하면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이 급격히 소모돼 체온이 떨어지고 간의 포도당 저장 기능을 저해하기 때문에 쉽게 혼절할 수 있습니다.

또 음주 회복에 가장 필요한 영양 물질은 당분이고 알코올로 인해 소변, 땀 등으로 배출된 수분 부족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술을 마신 뒤에는 꿀물이나 설탕물 등을 마셔 수분, 당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취가 심한 경우에는 효과가 있는 음식으로는 녹두죽이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밥그릇 한 공기 정도의 녹두에 물을 넣고 끓이면 됩니다.

맥주를 마시고 취했을 때는 대나무 잎 차를 마시면 취기를 풀 수 있는데, 대나무 잎 12장 정도에 물 3컵을 넣고 물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끓인 뒤, 3번 정도 복용하면 효과가 나타납니다.

MC: 남쪽에도 칡이 숙취에 좋다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이것이 너무 써서 마시기 쉽지 않던데요.

김: 네, 한의학에서 칡, 특히 갈근이라고 하는 칡뿌리는 대표적인 숙취 해소 음식입니다. 이뿐 아니라 갈증해소, 간 기능 회복, 고혈압, 당뇨, 설사, 황달 등에 좋은 효험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칡뿌리는 경련을 진정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갈증을 완화시켜 주는 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술 마신 다음 날의 심한 갈증이나 숙취에 효과가 있는 겁니다.

특히 칡뿌리가 땅 속 깊이에서 물, 영양분을 빨아들여 굵은 몸통 속에 저장하기 때문에, 사람의 몸에도 수분과 영양분을 조절해 설사, 변비에도 좋으며 땀으로 물기를 내보내 열을 내려기 때문에 열병으로 인한 병에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MC: 술을 마시지 말라, 건강에 안 좋다. 이렇게 말해도 사실 일 끝나고 한 잔 하는 것이 인생의 큰 낙인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술을 마시면서도 건강을 잃지 않는 방법, 있다면 알려주세요.

김: 적당하게 마시고 폭음을 피하세요. 그리고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은 일주일 한번 폭음하는 것보다 건강에 더 안 좋습니다.

하루에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이 80g이라고 합니다. 맥주는 2000 cc, 소주는 3분의 2병도에 해당하는데요, 이 양을 초과해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간이 알코올을 분해한 후에는 3-4일의 휴식 기간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마실 때 음식을 함께 먹으면 알코올이 덜 흡수되고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 간에 여유를 줍니다. 그러므로 단백질이 풍부한 안주를 함께 먹는 것이 좋고 가능하면 섞어 마시지 않고 한 종류의 술만 마시는 편이 좋습니다.

또 술을 마실 때는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담배 속의 니코틴이 알코올에 잘 녹으므로 담배를 더 많이 피우게 되고 따라서 평소보다 혈중의 니코틴 농도가 높아지고 간이 니코틴 독소를 제거해야하므로 더 큰 부담이 됩니다.

그리고 담배는 물론, 술과 함께 약을 복용하는 것도 간에 부담이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MC: 김진희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진희: 감사합니다.

MC: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 시간에는 술과 건강에 대한 얘기를 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건강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건강하세요. 지금까지 진행에 양윤정, 구성에 이현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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