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일 줄줄 흐르는 계절입니다. 물 사정이 안 좋고 혹은 너무 피곤하다고 잘 씻지 않으면 쉽게 질병에 고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건강과 관련해 도움 말씀 해주시기 위해 동의사 강유 선생님 나오셨습니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강: 기자님 안녕하세요.
이: 항상 계절이 바뀌면 느끼는 것이지만 지난해 보다 올해가 더 덥게 느껴지는데요. 여름철에 위생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생기는 질병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강: 네, 6월에는 여러 가지 전염병이 많이 발병하지만 그 중에서도 목욕과 세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위생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몸에 이가 생기어서 전염되는 발진티푸스가 대표적인 전염병입니다.
이: 발진티푸스는 성인 전염병으로 요즘에는 그리 흔하게 듣는 병명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전염병이 북한에 많이 발병하나요.
강: 네, 발진티푸스는 전염원이 이입니다. 지금의 북한은 목욕시설이나 세탁시설이 불비하고 숙박시설이 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여행하거나 출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위생상태가 불결합니다. 이런 원인으로 하여 사람들의 머리나 몸에 이가 끼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 가서 전염병을 유포하고 있습니다.
이: 몸에 이가 있다는 말은 정말 예전에 못 먹고 못살던 시절에 듣던 까마득한 옛말이 됐는데 북한의 실정은 그렇지가 않네요.
강: 현재 북한의 상황을 알기란 참 어렵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제 경험을 말하겠습니다. 이것은 10여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금수산 의사당을 건축하느라 국력을 기울이는 때에 북한에서는 3년 동안 배급과 노임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내가 담당한 구역에서도 매일과 같이 아사자가 속출하고 지어는 홍원군 군 병원 의사까지 굶어 죽었습니다.
우리 종합진료소에서도 직원들의 식량을 구입하기 위하여 나와 함께 두 명의 의사가 식량 구입 차로 신의주와 혜산 쪽으로 답사를 떠났습니다. 우리는 먼저 신의주로 다녀오려고 계획하고 떠났는데 간리 역에서 열차가 여러 시간을 정체하여 부득불 간리 역에서 밤을 나게 되었습니다.
간리 역은 북한의 철도 교차 중심 역으로서 간리 역을 통과해야만 평양을 지나서 남포로 갈수 있고 황해도, 신의주 함경도를 가게 되어 있습니다. 밤이 되어 세멘트 바닥에 비닐을 깔고 벽에 기대어 졸음을 청하고 있는데 웬 사람이 내 옆자리에 와서 발로 세멘트 바닥을 자꾸 문지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그 사람의 몸동작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이 사람이 정신이 돌아도 별라게 돌았구나 하고 생각하였지요.
새벽이 되어 눈을 떠보니 날이 푸름푸름 밝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역전 앞 광장을 바라보았는데 거기에는 거적이 덮여져 있는 시체가 네 댓 구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북한 전역에 굶어 죽은 시체가 널려 있을 때었습니다. 나는 무심결에 내 몸을 굽어 살펴보게 되었는데 곤색 양복에 횐 점이 무수하게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뭔가 싶어 뜯어 버리려고 하니 글쎄 그게 모두 이였습니다.
나는 동료 선생들을 깨워서 그들의 몸을 보니 그들도 나와 같은 모양새였습니다. 우리는 그 길로 강변에 나가서 옷을 벗고 이 소탕전을 벌렸지요. 근데 근간에 탈 북한 사람을 만나서 보건의료실태와 위생건강 상태를 문의하니 내가 체험했던 것처럼 위생사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전에 방역사업을 그렇게 엄하게 할 때도 목욕시설이 잘되어 있지 않고 세탁시설뿐만 아니라 비누 한 장 사기 어려워 어간 유에 잿물을 받아 세탁하는 정도였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상황이라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 듣기만 해도 안타가운데요. 발진티푸스에 전염되면 그 증세가 어떤가요?
강: 네, 발진티푸스에 전염되면 약10내지 길어서 20일간 잠복기를 지나서 앓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감기처럼 오슬오슬 춥고 떨리면서 열이 나고 갑자기 앓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3-4일을 앓는데 이때에 거의 대부분의 의사가 감기로 오진하고 감기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이때의 열은 38도씨에서 39도씨로 높게 나타나는데 맥박은 열이 높게 나타날수록 빨라지면서 1분에 100-120번씩 뜁니다. 발진티푸스를 앓는 환자 백 프로가 초기부터 머리 아픔이 격심하게 나타나면서 전신권태감, 전신무력감, 뼈마디아픔, 근육아픔, 가슴압박감, 입맛 적기, 불면증, 불안감이 있습니다.
발진티푸스를 앓는 환자 70프로에서 헛소리를 하면서 의식이 흐려지고 흥분상태, 환시 등 뇌신경 증상이 현저하게 나타납니다. 얼굴은 부석부석하고 붉어지며 눈은 충혈 되어 토끼 눈처럼 됩니다. 그리고 발진티푸스의 전형적인 증상인 혀에 혀 태가 끼고 4-6병일에는 중환자에게서 혀를 떨면서 입술 밖으로 내밀지 못합니다. 비장은 환자의 반수이상에서 만질 수 있게 커집니다.
이: 피부에도 변화가 나타나나요?
강: 발진티푸스의 전형적인 특징은 몸에 꽃 돋이가 시작되어 2-3일 사이에 온몸에 돋습니다. 발진이 처음에는 충혈성 이므로 손톱 끝으로 누르면 사라지지만 이것이 곧 출혈성으로 변하여 손끝으로 눌러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발진이 병 극기인 발병 10-12일 사이에 없어지면서 티푸스 양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발진이 나타나면서 신경증상이 더 심해지고 의식이 흐려지고 잠을 자지 못하며 불안해하는 동시에 뇌막염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는 손가락을 떨거나 항부 강직이 있습니다. 이렇게 근20일간 높은 열을 앓은 뒤 합병증이 없으면 회복기에 들어서지만 만약 합병증이 있다면 약 50일 넘게 치료기간이 걸립니다.
지금은 항생제를 많이 쓰는 조건에서 병을 힘들게 앓지는 않지만 잘못 치료하거나 오진하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습니다. 병의 말기에는 환자가 몹시 쇠약해지고 그로 인하여 무력감, 귀울이, 난청, 다리아픔이 있습니다. 신경장애증상은 오랫동안 계속됩니다.
이: 이가 생겼을 때 없애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강: 제일 좋은 방법은 속옷은 자주 빨아 입어야 하는데 1주일에 한 번씩은 삶아 빠는 것이 좋습니다. 옷을 삶거나 시루에 놓고 찔 때는 가족의 속옷 모두를 삶거나 쪄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와 서캐를 모조리 없앨 수 없습니다.
이: 여름철에 잘 씻고 청결사업도 잘해야겠지만 만약 상황이 여의치 못할 때 최소한 해야 할 개인 위생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 네. 옷을 삶거나 찌는 것도 그리고 다림질 할 여건이 안 된다면 자주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갈아입을 옷은 햇볕 쪼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햇볕에 노출되면 도망가던지 죽어버리고 말기 때문에 이 방법이 극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법도 혼자면 몰라도 가족이 있거나 집단생활을 하면 모두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가 생기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옮겨 가지도 못합니다. 옛말에 하루 밤에 이가 아홉 문턱을 넘어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발진티푸스에 대한 민간요법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강: 전염병 거의 모두가 민간요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전염병은 급성질환이고 열성 질환이기 때문에 민간요법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여름철에 발병하는 출혈열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MC: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발진티푸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동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