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국적 탈북 청소년에게 희망을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3-02-26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cry_with_305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 콘서트에서 탈북자를 걱정하는 연예인들이 탈북청소년 대표가 낭독하는 중국정부에 호소하는 편지를 들으며 눈물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대량 탈북은 시작됐고 그 즈음 한국의 기독교 단체들은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북한선교를 시작했습니다. 벌써 10년이 넘게 중국을 오가며 탈북자를 돕고 있는 단체가 있습니다. 최근에도 연변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만났는데요. 오늘은 이 단체의 이국장(가명)을 통해 중국 내 탈북자 소식을 알아봅니다.

2월 중순 남한에서 목사를 포함해 신학대학교 학생들과 의사1명 등 총 8명이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을 만나 일주일간 이들의 어려움과 소망을 듣고 귀국했습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서로 마음을 소통하는 시간이었다고 하는데요. 전화연결 했습니다.

기자: 이번에는 몇 분이나 만나보셨나요?

이국장: 이번에 만난 분은 탈북해서 중국 사람과 결혼해서 정착한 분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만났는데 한 50명 됩니다.

기자: 결혼한 분들은 배우자가 전부 한족이었나요?

이국장: 조선족도 있고 한족도 있었는데 주로 배우자들은 가난하거나 농촌에서 빈농으로 살고 있는 분들, 장애인 등 생활이 어려운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기자: 50명이면 많은 수인데 같이 지역에 사는 분들인가요? 어떻게 집단 동원이  가능했습니까?

이국장: 같은 지역 사람들은 아니고 저희가 간다고 해서 모인 상태였는데 지역을 옮겨 가면서 만났습니다. 한곳에서 15명 정도 만났고 다른 지역에서 30여명 넘게 만났습니다.

기자: 상황이 안 좋은 분들을 만났다고 하셨는데 중국에서 사는 탈북자분들의 생활이 어떻던가요?

이국장: 일단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또 하나는 장애인이 많기 때문에  건강에 어려움이 있다 세 번째는 여러 어려움으로 가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가거나 가출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신분이 불안하니까 고발로 북한에 북송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겁니다.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명랑하게 자라는데 청소년기가 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지면서 표정이 어둡고 의욕을 상실해서 이 아이들이 계속  이런 상태라면 커서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기자: 경제적인 어려움과 장애인 문제를 지적해 주셨는데 탈북자 당사자를 말하는 겁니까? 배우자가 장애인이라는 말인가요?

이국장: 탈북여성 배우자가 장애인이죠.

기자: 중국 내 탈북자 자녀의 문제를 언급하셨는데 부모는 그들의 자녀가 어떻게 되길 바라던가요?

이국장: 탈북여성들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거의 대부분이 자녀가 잘 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중국에서 정착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그래서 소원을 이루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에 대한 바람은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았습니다.

기자: 신분 불안으로 자녀들의 한국행을 주선해 달라는 그런 요청은 없었습니까?

이국장: 그런 얘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중국에 있으면서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중국에서 살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한국에 있는 탈북자와 연계가 돼 있어서 소식을 전하고 빨리 오라는 말은 많이 듣는 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가난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가족 간 사랑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탈북자들의 한국행 문제는 나름대로 행복하고 안정됐다고 하는 사람을 한국으로 데려오면 개인으로 볼 때 가족해체가 이뤄지기 때문에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제가 질문한 이유는 언제나 강제북송의 불안감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안전한 곳으로  가고자 하지 않을까 해서 여쭤본 것인데 중국에 남겠다고 하는 분들은 신분문제가 해결된 경우인가요?

이국장: 신분문제가 해결된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는데 나름대로 현재의 생활이 불안하기도 하지만 가족애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 중에는 엄마가 두 번 북송을 당해 그 이후 소식이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잡혀갔지만 아버지는 중국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위로하면서 살더라고요.

기자: 사실혼 상태에서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신분문제 해결이 안 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돈이 없어서인가요?

이국장: 돈이 없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탈북자 신분정책 문제를 해결해주면 탈북자가 더 생기겠죠.

기자: 돈이 있어도 힘들다는 말씀이군요.

이국장: 그런 문제는 정부가 협상이 필요할 것 같고 제가 볼 때 탈북자의 중국 내 정착 문제 중 제일 힘든 어려움은 마을에 사는 가까운 이웃이 고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고발당하지 않으려고 불이익을 감수하고 참고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마을에서 벼루는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마을에서는 못사는 것 같았습니다.

기자: 당사자는 북한 출신이지만 자녀는 아버지가 중국 사람인데 왜 호구에 못 올리고 있는 건가요?

이국장: 같은 맥락이죠. 탈북자의 신분 문제를 해결해주면 그 수가 더 많아질까 못하는 것으로 압니다. 중국 내 탈북자 문제는 중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강제북송 중단이 아닌 탈북자 2세의 신분해결 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그 말에 동감합니다.

기자: 이번 50명 만난 분 중에 청소년은 몇 명이나 됩니까?

이국장: 50명 중에 청소년이 35명입니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기자: 만나신 분들이 최근에 탈북한 분들이 아니고 중국에서 오래 사신 분들인데요. 아직 북한의 가족들과 연계를 갖고 있던가요?

이국장: 안부를 주고받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연락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그 이유는 본인이 가난하고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북에 있는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거죠.  그리고 생활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정보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기자: 가장 큰 문제가 경제적인 문제라고 하셨는데 이분들은 어떻게 생활이 가능합니까? 중국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나요?

이국장: 나름대로 사회 안전망을 누리는 듯 보였습니다. 어떤 분은 유방암에 걸렸는데 병원에서 치료를 했다고 했습니다. 대신 치료비는 미국에 있는 교회에서 지원을 해줬다고 했습니다. 교회에서 어울리면서 나름대로 길을 찾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여러 곳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요...

기자: 많은 준비를 해서 가셨을 텐데 직접 만나고 이번에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이국장: 일단 중국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에 있는 것은 맞지만 북한보다는 훨씬 나은 생활이란 겁니다. 북한에서처럼 먹을 것 걱정은 안하니까요. 이분들에게 느끼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애가 있고 자녀에 대한 희망이 있다는 겁니다. 또 우리가 돌봐주어야 할 것도 이 아이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왜곡되지 않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줘야한다는 그런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사업을 하고 남한으로 돌아간 기독교 단체 관계자를 통해 중국 내 탈북자 생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