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최근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가동 9년 만에 남측인원 전원 철수로 중단됐습니다. 실제 개성공단의 폐쇄로 남북한은 각각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는지 세종연구소의 오경섭 연구원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개성공단 사업이 시작된 배경부터 정리해 주십시오.
오경섭: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킨다고 합의했습니다. 그 후 2000년 8월 9일 김 위원장과 현대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만나 개성시 일원에 668만 평방미터에 대해 개성공업지구를 개발한다고 합의해 시작됐습니다. 2000년 8월22일 공장구역 개발이 되면서 사업이 본격화 됐습니다. 북한은 70년간 토지제공을 하고 남한이 투자를 하게 됩니다. 개성공단 사업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과 토지가 결합하는 서로에게 좋은 성공적 경제협력 모델입니다.
북한이 원했던 것은 남북경협을 활성화해서 남한의 대북 투자가 활성화되기를 원했다고 봅니다. 실제 개성공단 사업으로 북한에게 주는 경제적 이익이 크기 때문에 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봅니다. 한국 입장에선 개성공단이 서울에서 가깝고 인건비가 낮아 공단부지를 처음 분양했을 때 경쟁률이 2.4:1 정도였습니다. 정부는 또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경협을 활성화 하고 북한의 시장개혁을 유도한다는 기본 목표가 있었습니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과 상호 신뢰구축이라는 경제 외적 효과도 기대했다고 봅니다.
기자: 2011년 12월 자료를 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생산액이 15억 달러고 북한 근로자가 5만 명이었는데 남측 기업이 가서 실제 경제적 이득을 봤습니까?
오경섭: 개성공단 사업을 통해 투자한 남쪽 기업이 상당한 이득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성공단에는 섬유, 기계, 금속 등 123개 기업이 가동 중이었고 입주 기업의 거래 기업과 원부자제를 공급한 납품업체를 합치면 약 5,600개 사가 여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4년 15개 기업으로 출발해 현재는 8배 늘어난 123개 기업이 가동 중이었는데 2012년 기준으로 연간 생산액이 4억 6,950만 달러였습니다. 이렇게 볼 때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정부와 민간에서 순수하게 투자한 돈이 약 2조 5천억 원입니다. 그래서 이 투자 손실액도 지금까지 얻은 경제적 이익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그동안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얼마나 경제적 이익을 취했을까요?
오경섭: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라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이 북한에 지급한 돈이 2004년부터 2012년 7월 말까지 약 2억 6,363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개성공단의 생산 활동이 시작된 후 2012년 10월 말까지 누적 수입이 약 3억 달러가 넘는다고 분석했습니다.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이 벌어들인 수입을 항목별로 보면 북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 약 2억 4,570만 달러로 가장 많고 통신비가 479만 4천 달러입니다. 그리고 체류등록비가 97만 5천 달러로 현재 집계됐습니다.
기자: 3억 달러라고 하면 북한에겐 어느 정도 큰돈인가요?
오경섭: 북한이 중국에 지하자원 수출을 해서 버는 돈이 1년에 약 15억 달러입니다. 불법무기 수출로 버는 돈이 대략 1억 달러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그 외에도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벌어들이는 부대 수입이 있습니다. 일단 개성공단 근로자 수가 5만 3천 명인데 가족까지 합치면 약 25만에서 30만 명 정도의 북한 주민에게 실제 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겁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으로 작년에 약 9천만 달러를 벌었는데 이 정도를 무역으로 벌려면 수십억 달러를 수출해야 하는 규모입니다.
또 수자원 공사에서 개성공단 내 정수장에 하루 2만1천 톤의 식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공장에 7천 톤 개성시내에 1만 4천 톤을 공급하는데 개성시 가구의 4분의 1 정도가 이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북한 근로자의 임금이 국제 시세보다 너무 낮다 이런 것도 논란이 됐었죠?
오경섭: 북한 개성공단의 평균 임금을 보면 최고 약 144달러 최저 임금이 63.8달러입니다. 노동자 월평균 임금이 132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한국 시화공단이 831달러, 중국 칭다오 공단이 194달러, 베트남 타잉호아 공단이 95.8달러 정도입니다.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은 비교적 낮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토지임대 가격도 1평방미터당 약 39달러로 중국의 3분의 1, 베트남의 5분의 1, 한국의 6분의 1 수준입니다. 하지만 위험부담도 큽니다. 개성공단은 남북한 관계에서 정치군사적 긴장상황이 될 때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는 협박을 북한이 수시로 했습니다. 2009년 키리졸브 훈련을 문제삼아 북한군이 통신선을 끊고 개성공단의 육로통행을 차단했습니다. 2010년에는 연평도 포격이 있었을 때 개성공단에 타격이 있었고 2009년 개성에서 현대아산 직원을 억류하기도 했습니다. 공장이란 것이 한 번 가동을 멈추면 거래선이 끊기고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북한 개성공단의 임금은 이런 위험부담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임금이 싸다고만 볼 순 없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이 폐쇄직전에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요소들이 임금을 산출할 때 반영된 것이 아닌가? 판단합니다.
기자: 공단 폐쇄가 남북한 관계에 주는 영향은 뭐라고 보십니까?
오경섭: 일단 개성공단은 남북한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남북한 관계에서 상황이 아무리 악화됐어도 개성공단은 지속적으로 유지돼왔습니다. 단적인 예로 이명박 정부에서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에 책임을 물었을 때 남북한 왕래와 경협을 전면 중단했지만 개성공단은 그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남북관계는 앞으로 상당 기간 냉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당분간 개성공단과 같은 형식의 남북경협을 시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남북한 간 경제협력은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이번 개성공단의 폐쇄 문제점 짚고 가야겠습니다. 뭐라고 보십니까?
오경섭: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한 모두에게 경제적으로 득이 되는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폐쇄직전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북한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한국은 정경불리의 원칙에 따라 남북관계에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개성공단만은 가동되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수시로 군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위협을 한다든가, 남북한 간 기존 합의 사항이었던 임금, 토지사용료와 같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 하고 재계약을 요구하는 식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개성공단과 같은 사업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북한 측에서 시장경제의 원리와 남북한 협의 사항을 충분히 보장하는 태도를 보이지않는다면 이와 같은 남북경협 사업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 알아봤습니다. 전회 회견에는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원입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