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범수용소 수는 과거보다 줄어

서울-이진서 leej@rfa.org
2015.06.04
kim_younghwan_b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RFA PHOTO/ 이진서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당국이 비밀리에 운영하는 정치범수용소의 수와 그 안에 수감된 사람들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최근 한국에서 있었던 국제학술토론회에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는 정치범 수용소의 수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고 주장했는데요. 기자가 서울에서 김영환 씨를 만나 자세한 내용 알아봤습니다.

먼저 김영환 씨가 누구인가부터 소개 합니다. 김 씨는 1980년대 남한에 주체사상을 전파 하면서 1991년 북한에 몰래 들어가 묘향산 별장에서 김일성 주석을 두 번이나 만났습니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과의 만남은 실망으로 이어졌고 김 씨는 전향해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하게 됩니다. 2012년에는 북한인권 정보 조사차 중국에 갔다가 중국 공안에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돼 114일 동안 구금됐다가 한국으로 추방됩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가서는 북한인권 문제를 국내외에 공론화시켜 국제적 관심을 제고시켰다는 점과 북한인권 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남한정부로부터 ‘국민훈장석류장’이란 인권상을 받습니다.

김영환 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규모와 수감자 인원에 대해 우리가 의미 있게 참고할 자료가 없다면서 최근 지난 10년 북한의 수용소 상황을 증언하는 내용이 너무 적고 있다 하더라도 증언을 입증할만한 교차증언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김영환: 다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송치 정책을 보면 과거 20년이나 25년 전에 이런 정도의 사람은 반드시 정치범 수용소에 보냈다 이런 사람 중에서 한 10%에서 20%만 정치범 수용소에 보냈고 최근 5년 사이에는 사실 거의 발견이 되지 않는 다는 거죠. 실제로 20%도 우리가 표본 조사 한 것보다는 넉넉하게 얘기 한 것이고 실제는 그 이하란 것이죠. 정치범 수용소로 새로 보내는 것이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효용가치가 없어서 일수도 있고 외부 세계의 비판이 귀찮아서일 수도 있고요. 이런 저런 이유로 볼 때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는 신규 인원이 대폭 줄었다고 보고 수용소 수감자가 모두 건강하고 식량공급도 잘 되고 의료지원도 잘되고 해서 장수하면 모르겠지만 식량도 풍족하게 지원될 리도 없고 하니까 거기 있는 사람은 계속 죽는 다는 거죠. 그러면 필연적으로 정치범 수용소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비인도적인 구금시설이란 점도 지적합니다.

김영환: 북한에는 단련대, 집결소, 교화소, 관리소가 있는데 집결소는 외부세계 기준으로 구치소고 교화소는 교도소 즉 감옥입니다. 단련대는 일반인 사회에는 없는 시설인데 거기서는 철저하게 외부와 단절된 곳은 아니고 노동을 통해 그 사람의 정신을 교화한다는 취지에서 일정 장소에서 합숙을 시키면서 강제노동을 시키는 것인데 길게 하지는 않죠. 보통 6개월 정도 하는 곳이고 관리소는 맨 처음 만들어질 때는 특별독재대상구역으로 설정이 됐는데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이론에 따라서 부르주아나 그에 준하는 계급에 대해서는 독재를 실시한다. 그런 개념에서 만들었고 그것을 구체화 한 것이 스탈린의 수용소를 모방해서 관리소를 만들었는데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스탈린의 정치범 수용소 경우는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도 그런데 감옥의 형태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감옥하고는 상당히 달라요. 일반적 거주 구역도 있고 각 개인의 집도 있고 학교도 있고 공장도 있고 하기 때문에 일반 감옥과 차이가 있죠. 유태인 수용소는 감옥처럼 건물이 있고 같이 자고 먹고 같이 일하러 나가고 하는데 북한에선 각자 집이 있어서 생계 문제도 각자 알아서 하는 차이가 있죠. 다만 그것만 놓고 보면 유태인 수용소나 소련의 굴락에 비해 상당히 좋은 곳이 아닌가? 착각할 수 있는데 실제 수용자에 대한 처우를 보면 유태인 수용소나 소련의 굴락에 비해 훨씬 더 열악한 요소를 볼 수 있거든요.

기자: 그런 요소는 뭘 말하는 겁니까?

김영환: 굉장히 인격적 비하 무차별적인 구타 등 다양한 형태의 착취가 매일 비일비재 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거죠.

김영환 씨는 북한 당국에 의한 인신구금과 강제노역의 정도는 정치범 수용소 즉 관리소가 가장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구금시설 운영체제와 인권실태의 내용을 알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김영환: 교화소도 사실은 문제를 많이 삼아야 합니다. 북한의 교화소에 대한 증언을 들어 보면 그 처우가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교화소 처우 개선 문제도 계속 해서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범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이런 말을 하는데 내가 지난 10년 동안 직접 만났던 혹은 간접 접촉했던 정치범들은 다 교화소로 갔어요. 정치범 수용소로 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이게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정책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정치범들을 교화소로 보내거나 단련대로 보내거나 아니면 훈방하거나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면 정치범 수용소를 유지하는 것이 기존에 있던 사람들을 내보낼 수 없으니까 유지하는 것인지? 어떤 사람들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려고 하는 건지 판단이 안 돼요. 그러나 지금 추세로 보면 정치범들은 교화소로 많이 보내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정치범 수용소란 것이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없어지고 있는 추세에 있고 용인하기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어떤 특정 정치범이 교화소로 가는 것이 나은가? 정치범 수용소로 가는 것이 나은가? 이것은 그 다음 문제고 그 이전에 해체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방송을 듣는 청취자 중에는 “어느 나라든 국내법에 따라 처벌 수위와 형태가 결정되는 것인데 왜 외부세계에서 북한의 감옥과 인권에 대해 간섭하려 드는가?” 내정간섭이 아닌가? 하고 질문하고 싶은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 김영환 씨는 인권이란 법 이전에 주어지는 권리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김영환: 당연히 우리가 얘기 할 때는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인권이 있고 감옥에 있는 사람이든 관리소에 있는 사람이든 어느 누구라도 인권의 본질적 핵심 부분을 침해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나도 감옥을 여러 군데 경험했습니다. 한국에서는 7곳의 감옥, 중국에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2곳에 있었습니다. 감옥이라는 굉장히 특수한 환경에서는 관리하는 사람이 가하는 인권침해가 큰 고통이고 어려움이 될 수 있거든요. 감옥에 가둬놓음으로써 국가가 허용하는 고통. 그것은 국가가 필요에 따라 합법적으로 의도적으로 가는 것이고 그것을 넘어서는 인권침해가 발생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한 개인에게 법을 넘어서는 지나친 고통을 가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문제고 두 번째는 그런 고통을 가하고 말고가 대부분 관료들의 권한으로 넘어감으로써 관료들이 굉장히 자신의 고유한 권한을 넘어서는 과도한 권한을 휘두르고 감옥이나 관리소에 있는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틀어 쥠으로서 거의 노예를 대하는 수준이 되면서 더 나가서는 각종 부정부패가 거기서부터 싹트는 거죠.

만약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나 교화소가 적법한 법절차, 예를 들어 공식 재판을 통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구금시설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하지만 자신은 물론 부모와 자식까지 3대가 재판도 없이 끌려가 죽을 때까지 강제노동을 해야 한다면 국제사회가 외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김영환: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정치범 수용소를 없애라는 거죠. 그것이 핵심이죠. 물론 정치범 자체를 완전히 없애라고 하면 내정간섭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정치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어떤 죄를 범했을 때 정치범이 되는지가 너무 모호해서 근대적 제형법정주의에 상당히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는 거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현황에 대해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와의 회견을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에는 RFA 이진서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