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최근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북한은 2017년까지 해외 관광객 1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새로운 국제공항 확장과 북한의 관광산업 전망이란 주제로 남한의 영토학자 조병현 박사와 함께 알아봅니다.
기자: 북한 당국이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는데, 현실적으로 외국 항공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에서 이것은 뭘 의미합니까?

조병현: 북한 보도와 같이 지난 1일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를 완공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식 전시행정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김정은 정권은 “발은 자기 땅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라는 말을 했는데 외부세계와 현재 교류가 극히 제한적인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봅니다. 쉽게 말해서 북한주민이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하게 할 수는 없지만 외화벌이 일환으로 외국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북한이 외국인 유치를 위한 관광사업에 적극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조병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중국인이 대다수입니다. 김정은의 노작이 단행본으로 출판된 데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국토개발 관리에 중국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중국은 북한 자원을 '싹쓸이'하여 무역 의존도가 9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009년 2차 핵실험과 2010년 남한의 군함인 천안함을 폭침해서 국제사회와 남한의 제재가 더욱 강화 됐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게 되었지요. 따라서 자연스럽게 중국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게 되고 중국의 관광객과 함께 유럽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현재는 중국과 일부 국가에 편중된 관광객을 확대해 유치하겠다는 건데요. 스키장과 물놀이 공원 등 이런 시설도 내국인 보다는 외국 관광자원을 불러들이기 위한 연계 사업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조병현: 그렇습니다. 실제 북한은 관광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평양과 비무장지대 DMZ관광, 백두산과 금강산,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구려 고분과 개성역사지구를 제외하고는 외국에 알려진 곳이 별로 없었거든요. 보통 유네스코 등재 후 관광산업이 2~3배 정도 증가합니다. 이에 발맞추어 기존 관광지뿐 아니라 마식령 스키장과 물놀이 공원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관광산업 발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제한적으로 해오던 관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게 된다면 북한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조병현: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면 북한경제에 큰 도움이 될 걸로 봅니다. 북한에서도 이번 신청사 완공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전보다 6배나 큰 공항을 열게 된다"고 홍보하면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에 대한 투자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는 것은 관광산업이 빠른 시간 내에 민생을 챙기면서도 부족한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발전 전략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국가여유국’에 따르면 북한을 찾은 중국인이 2012년 23만 7,000명가량인데, 한사람이 평균 725달러(약 81만원) 정도 쓰니까 약 2000억 원, 달러로 하면 1억 7천만 달러 정도의 수입이 창출됩니다. 서울의 한해 관광수입 100억 2천만 달러(약 12조원)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지만 유럽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렇게 되면 여기서 나오는 재원으로 농업, 경공업 및 서비스 산업도 지원하여 북한 경제 전반에 걸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공항건설 이외에 관광사업 발전을 위해 취하고 있는 북한당국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조병현: 북한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관광특구 지정과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관광상품의 개발입니다. 2002년에 금강산 관광특구를 지정한 북한은 2013년에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고, 11월에 경제특구와 13개 지방급 경제개발구을 발표했습니다. 2014년에는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정령으로‘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특구)’와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13개의 경제개발구를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개발구’가 2개이며, 관광 기능이 포함된 경제개발구는 모두 4개였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발표는 사실상 관광산업을 염두에 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자: 북한의 관광산업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까?
조병현: 관광산업은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 단기간에 적은 투자로 고수익을 올려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북한은 바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죠. 북한이 현재 추진하는 관광사업들은 대체로 생태관광 내지 체험관광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의 폐쇄적인 상황이 오히려 관광산업의 중요한 상품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과거로의 향수, 천혜의 자원 이런 것들이 북한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관광사업을 본격화 한다면 북한에서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병현: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제가 있는 다양한 관광 상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캠핑과 체육, 농장체험, 등산, 비행기 애호관광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이 가장 공들여 추진하는 것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입니다. 원산-금강산지구는 남한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총 개발면적이 430여㎢로, 원산지구, 마식령 스키장지구, 울림폭포지구, 석왕사지구, 통천지구, 금강산지구 등 대규모 관광지역입니다. 예로부터 조선팔경으로 남한 관광객도 가보고 싶다는 곳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두만강 하류 북·중·러 접경지역에 세 나라가 협력해 '초국경 두만강 삼각주 국제관광합작구'를 건설하는 계획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중국 측 훈춘시 방천(防川) 일대를 중심으로 북측 라선시 두만강동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XacaH)구가 각각 10평방 킬로미터의 토지를 내놓고 세 나라가 공동으로 관광레저 오락시설을 건설하고 '1구3국(一區三國)'의 관리모델로 운영한다는 구상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별도의 출입국허가증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어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죠.
기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북한이 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겠는지요?
조병현: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주의 국가이니까 해외 관광객의 안전보장입니다. 남한 관광객이 금강산 여행을 갔다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는데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합니다. 다음은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야 되겠지요. 자유로운 여행과 관광 상품의 개발, 숙박시설 확충과 시설 내에서의 인터넷 사용도 필요하고 또, 도로, 철도, 공항 등 관광 인프라 구축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순수하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된다고 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의 관광사업에 대하여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조병현: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천하제일 관광명소를 가지고 있는 곳이 북한입니다. 이를 잘 활용해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북한이 살 길은 5대산 개방과 남북한 철길연결”이라 주장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마구잡이식 개발은 절대 안 됩니다. 온전히 잘 개발하여 후손에 물려줘야 합니다. 자연 그대로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규모 개발에는 자본과 기술이 필요한데,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남한과의 합작이 가장 경제적이라 봅니다. 이와 함께 관광 상품도 남북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평양에서 비무장지대 DMZ를 넘어 서울, 제주도를 방문하고, 남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제주도와 서울을 거쳐 백두산과 유럽으로 가는 관광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하루 빨리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 완공과 북한의 관광산업 전망이란 주제로 남한의 영토학자 조병현 박사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