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행복하면 안돼요”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4.11.27
feel_happy_305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마음성장 사례집 “난 행복하면 안돼요”
Photo: RFA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들이 경험하는 고통과 그 것을 극복하고 결국 진정한 행복한 삶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사례집이 나왔습니다. 남한정착을 돕는 새조위 신미녀 대표와 코칭센터 김광호 소장이 함께 쓴 책입니다. 내용 알아봅니다.

민간단체 새조위(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는 탈북자들의 건강을 위한 의료상담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점사업으로 하는 것이 마음을 변화 시키는 코칭 프로그램 즉 마음성장 학습인데요. 꽉 막히고 부정적인 마음을 활짝 열리게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변화시켜 주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이번에 출판된 “난 행복하면 안돼요”란 제목의 책은 지난 4년 동안 새조위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하는 코칭 프로그램에서 수강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 김광호 소장은 이 책을 통해 남한 사람들이 탈북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광호: 남한사람들이 탈북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대개 추상적입니다. 그냥 힘들어 하는 사람 이 정도 또는 뭘 잘못해서 피했나 하는 피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왜 이 사람들이 그런 힘든 감정이나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가 남한에서 어떤 과정 속에서 문제 해결을 하면서 자립할 수 있는 가를 알려주면 남한 사람들도 탈북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도와줄 수 있겠다 라는 겁니다.

책의 제목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공동저자인 신미녀 대표와 책을 내게 된 배경과 내용 등에 대해 들어봅니다.

신미녀: 저희가 교육중에 강사님이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상상하면서 얘기해보세요 라고 했더니 유독 한 학생이 말을 안 하고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어요.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의 가족이 북한에 다 있고 자신은 남한에 와서 쌀밥을 먹고 땔감 걱정도 없이 살고 있는데 북한 가족을 생각하면 자기는 절대 행복해 하면 안 된다고 말했어요. 사실 굉장히 가슴 아픈 제목인거죠.

기자: 행복을 그대로 누리고 살수 없다는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한데요?

신미녀: 그렇죠. 이분들이 가족을 두고 혼자 와서 사는 것에 대해 자책을 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계세요.

기자: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분들의 마음의 변화는 언제쯤 일어나게 되나요?

신미녀: 이것은 많은 훈련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분들이 정도 많고 좋은데 남한 사회에 안 맞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단점을 찾아내고 지적하는데 남한에선 안 맞는 일이죠. 또 한 가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겁니다. 화가 나면 싸우고 폭행까지 벌어지는데 이런 것을 억제해야 해요. 내 생각을 먼저 알아차려서 화가 날 때는 감정 조절을 하고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하는 훈련을 해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도 주방장 아줌마가 밥을 해주니까 먹는 거잖아요. 매일 감사함을 느낀 것에 대해 일기를 쓰도록 해서 변화시키는 겁니다. 결국 남을 칭찬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거죠. 마음을 바꾸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데 4년 교육을 받은 3명이 이번에 자격증을 받았습니다.

기자: 청취자들은 자아발전을 위해 북한에서 하는 생활총화나 호상비판 행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요? 남쪽에서는 어떤 식으로 할까 궁금해 하실 듯합니다.

신미녀: 남한에서는 남을 비방하고 비판하는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는 가까이 안 하려고 하죠. 좋은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만 남의 결함이나 지적당하면 기분이 안 좋잖아요. 좋은 말을 하면 내가 행복해지는 거죠.

기자: 비판보다는 칭찬을 하라는 말이군요?

신미녀: 그렇죠. 쉽게 얘기하면 탈북자분들은 사고가 경직돼 있습니다. 마음성장은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겁니다. 남이 얘기를 할 때 받아치는 것 즉 갈등구조를 만들지 말고 긍정적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게 도와주는 겁니다. 사람들은 항상 웃는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어 하니까요.

기자: 탈북자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남한 사람들은 가식적이다 북한 사람들은 직설적이고 화끈하다는 표현을 하거든요.

신미녀: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기생각일 뿐이에요. 탈북자들은 싫으면 바로 공격하듯 대놓고 말합니다. 설사 상대가 실수를 해도 다음에 잘 하세요 라고 하면 문제가 안 되죠.  상대에 대한 배려에 있어 남북한 습성이 틀린 겁니다.

기자: 책이 나왔다는 말은 당사자가 마음의 변화를 겪어서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것 같은데요.

신미녀: 그렇죠. 사례를 썼는데 흔히 탈북자분들을 보면 수심이 가득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얼굴에 분노가 가득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내려놓고 웃음을 띠는 분들은 표정이 달라집니다. 한 3-4년 마음훈련을 한 사람은 남한 분들을 상대로 강의도 할 정도가 됐습니다.

기자: 북한뿐 아니라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그분들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릴 수가 있을까요?

신미녀: 어떤 분들은 근심걱정을 많이 합니다. 땔감이 없다고 그냥 생각만 하고 걱정을 하면 뭐가 해결될까요? 마음을 바꿔서 내일은 문제가 해결될 꺼야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수강생들에게 어떤 사람이 제일 좋습니까? 물어보면 내 얘기 잘 들어 주는 사람, 착한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결국 내가 좋은 사람이 돼야 주위에 선한 사람이 모이게 되고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눠 먹는 그런 세상이 되는 거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마음성장 사례집 “난 행복하면 안돼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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