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들에게 보내는 새해 인사

장진성∙탈북 작가
201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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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맞은 10일 많은 북한 주민들이 평양 김일성 광장을 찾았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교도

북한인민 여러분! 구정 명절을 잘 보내셨습니까. 북한에선 음력설이라고 하지만 남한에선 1월 1일 양력설을 신정, 음력설은 구정이라고 합니다. 이 날이면 새해구나, 이 생각보다도 김씨 일가의 3대 세습 세월이 또 한 번 오는구나, 하는 허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북한에선 설날을 ‘술날’이라고 하죠, 유별나게 술을 많이 먹는 날이어서 설날의 또 다른 의미로 그렇게 부르는데요, 사실 그런 ‘술날’이 북한엔 몇 번 더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생일도 그런 ‘술날’ 중의 하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을 ‘술날’이라고 표현하면 정치적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오직 설날을 술날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많은 술과 어쩌다 먹는 고기 때문에 북한의 설날은 설사날이 되기도 합니다. 김일성 생일, 김정일 생일, 설날, 한해에 과식하는 이 3일이 북한 주민들에겐 설사날일 겁니다. 사람은 평상시 신체에 필요한 칼로리를 섭취해야 합니다. 남한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도 고기를 너무 자주 먹어서 비만이 국민병이 될 정도입니다. 그래서 남한 국민들은 달리기나 헬스, 등산을 비롯한 살빼기 운동들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이해할 수 없겠지만 체육이 세계인 공통의 관심이 되는 것은 보는 재미도 물론 있지만 평시 운동을 부업으로 삼는 취미의 공유가 만들어 낸 인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 최빈국인 북한에선 비만이 그리운 세상입니다. 간부들만 잘 먹는 사회여서 간부들만 살찌는 나라. 그래서 북한에선 일명 비만을 간부병이라고도 하죠, 대표적인 비만체형이 바로 수령입니다. 김일성부터 김정일, 심지어 지금의 30대 김정은까지 3대 세습은 비만의 세습이기도 합니다. 북한 인민들은 “먹다가 죽으면 한이 없다.”는 말을 늘 입에 달고 사는 정도인데 말입니다. 남한에선 “먹다가 살쪄서 죽으라!”는 말이 아주 심한 욕이 됩니다. 아마도 그런 욕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에 부럼없어라!” 이 빈 구호는 순진한 아이들에게 다 주고, 정말로 세상에서 부럼없는 삶을 사는 그들인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대대손손 수령복을 누리는 양심 없는 김 씨일가야말로 인민의 지도자가 아니라 인민의 머리 위에 군림한 독재자일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부자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무리 돈을 많이 갖고 있어도 언론이나 여론의 감시 속에 늘 노출 돼 있기 때문에 돈의 자유를 공공연히 주장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가진 자일 수록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도덕적 자각을 부자의 미덕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는 온 국가를 개인소유화하고 심지어 주민들의 자유까지 다 가졌습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3대 째 권력을 이어가며 자기들에게만 특권인 수령복을 마치 인민의 자부심처럼 강요하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나니 북한 정권은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도 선택하는 개혁개방정책을 매우 두려워하고 또 증오하고 있습니다. 김씨 일가만 자유를 가져야 체제가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이 원하는 것은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강한 나라입니다. 잘 사는 나라가 되자면 세계 질서에 편입되어야 하고, 국제 흐름의 발전 속에 꾸준히 어울리고 모방하고 경쟁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는 지금의 3대 세습 논리와 구조로서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일입니다. 역사를 거슬러서라도 이기적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발과 억지로 일관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굶주림은 안중에도 없이 김씨 일가는 3대 째 계속적으로 강한 국가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결국 주민들의 삶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고, 그 대가로 북한은 군사적 모험주의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좀 더 깊이 이야기한다면 김씨 일가의 이러한 무책임한 세습정치는 사실 정치적 우매에 앞서 도덕적 타락이 기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지구촌에는 세습으로 왕족의 권위가 인정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세계 선진국인 일본도 천황제도이고, 영국은 여왕의 실효적 통치가 인정되는 국가입니다. 태국을 비롯한 여러 동남아 나라들도 왕족체제입니다. 그러나 그런 나라들 같은 경우 역사적인 전통을 존중하는 왕족의 상징적 세습 대신 국민의 자유와 행복권도 함께 존중되는 쌍방향 구조입니다. 북한처럼 수령의 자유를 위해 인민의 자유가 모조리 말살되는 일방적 독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외국의 왕족체제는 국민이 자기 민족과 역사의 한 부분으로, 그리고 자부심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씨 봉건왕조 정권은 역사에 없는 신격화를 만들어내자니 첫 출발부터 기만과 왜곡으로 일관했습니다. 정권 차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거짓말로 시작한 김씨 신격화여서 3대 세습 과정에 단 한 번도 진실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 증거가 세계와는 담을 쌓고 폐쇄정치도 불안해서 장거리 로켓과 핵실험으로 체제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것입니다. 이런 김정은 정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민의 불행만 가증시키는 악의 집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인민 여러분! 정권에만 새해이고 당신들에게는 또 다른 불행과 고통의 한 해인 2013년이 왔습니다. 당신들의 삶에도 변화가 오는 그런 축복의 새해, 2013년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새해 인사들 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