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태 누렁이 사육장 (1)

김주원∙ 탈북자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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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낙랑구 평양단고기집에서 평양시민들이 단고기장을 즐기고 있다.
평양시 낙랑구 평양단고기집에서 평양시민들이 단고기장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삼복의 무더위도 지나가고 벌써 가을철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미국의 구글이라는 회사가 무료로 봉사하는 인공위성 사진을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지구상 그 어떤 장소든 구글이 봉사하는 지도를 통해 우리는 마음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저는 구글 위성사진으로 삼지연군 포태노동자구 남포태산 주변에 위치해 있던 옛 김일성, 김정일의 별장 흔적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별장은 모조리 해체돼 흔적밖에 남지 않았지만 주변의 건물들은 오히려 더 많이 늘었음이 잘 보였습니다. 포태노동자구 남포태산 북동쪽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던 제2호위국 산하 아미산 총국의 누렁이 사육장은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생전에 김일성과 김정일은 피서철이면 늘 이곳 포태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던 별장에서 무더위를 피하곤 하였습니다. “삼복더위에 개장국물 발등에만 떨어져도 보약이 된다”는 우리 조상들의 옛 속담이 있습니다.

한국은 개고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개는 인간과 가장 친밀한 동물이라는 의미에서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에선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부르며 삼복더위 때에는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떼를 지어 ‘단고기집’에 몰리고 부유한 가정들에선 식용으로 개고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도 삼복더위를 피해 당시까지 ‘삼지연 초대소’라고 불리던 포태 별장에 찾아와 개장국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대접할 도축용 개 사육장은 포태 별장에서 5km 정도 떨어진 북쪽 골짜기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포태 별장과 같은 골짜기에 있으면 물이나 땅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대쪽 골짜기에서 개를 키웠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의 몸보신을 위해 키우는 개는 누렁이로 불렸는데 사육은 포태 별장을 지키는 호위국 지휘관 가족들이 맡았습니다. 양강도 삼지연군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별장인 ‘포태특각’과 ‘못가특각’이 있었는데 못가특각은 수질이 좋지 않아 김일성과 김정일은 포태특각을 많이 애용했습니다. 이곳에는 특각을 지키고 관리하는 호위사령부 인원들이 상주해 있었습니다.

누렁이 사육은 포태특각 경비구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다 호위사령부 지휘관의 가족들이 관리를 하고 있어 외부에 비밀이 새어나갈 수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키우는 누렁이는 우리나라의 토종개이지만 품종 개량이 이루어져 일반 개와는 달랐습니다. 현시대에 인류는 개를 애완용으로 키우며 종자개량을 거쳐 그 품종만 천여 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인간이 기르는 개의 절대다수가 애완용인데 이러한 애완용 개는 약 4백여 종, 5억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품종의 개 중에서 왜 김일성과 김정일이 특별히 누렁이 고기를 좋아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평양시 룡성구역 중이리에 있는 중이목장의 개사육장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제가 중이 개사육장에 대하여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평양시 룡성구역 중이목장은 주석궁전 경리부라고 불리던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산하의 목장이었습니다. 이곳 목장에서 사육하는 대표적인 동물이 황소개구리와 누렁이였습니다.

중이목장의 개 사육장은 수백여 마리의 개를 기르다보니 부지면적도 축구장을 두 개를 합친 것만큼 넓었고 종자 관리하는 종자수컷 관리반, 새끼낳이를 하는 모견관리반, 살찌우기를 전문으로 하는 비육관리반 등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태 누렁이 사육장은 120여 마리 정도의 개밖에 기르지 않아 규모가 작았고 따로 작업반도 없었습니다. 포태 누렁이 사육장보다 먼저 생긴 중이 개사육장은 평양시에 있다 보니 여름철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개고기를 보장하기 어려웠습니다.

개고기를 먹어야 할 삼복철이면 김일성과 김정일은 북한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삼지연에서 피서를 즐기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이 목장에서 키우는 개를 잡아 삼지연까지 고기를 운반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감각이 예민해 살아있는 개를 삼지연까지 이동하는 방법도 합당치 않았습니다. 1980년대 초까지 중이목장의 개를 살아있는 그대로 삼지연비행장까지 날라 왔으나 그 과정에 개들이 이상반응을 보여 식용으로 적합한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결국 호위사령부 해당간부들이 금수산의사당 경리부에 의뢰해 삼지연지구에서 누렁이를 키워 자체로 보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산하 아미산 총국에 위임했는데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산하 중이목장의 도움이 컸습니다. 중이목장에서 사육하던 누렁이는 김일성이 많이 먹어 파악이 있는 개였습니다.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신상균 부장이 1970년대 초 북한에 있는 다양한 품종의 개를 따로 사육하면서 오감분석을 통해 맛과 영양가가 가장 높은 누렁이를 선택했습니다.

누렁이의 고기 맛이 특이하다는 것을 확인한 김일성은 이때부터 삼복철만 되면 보신탕용으로 누렁이를 찾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토종개는 누렁이, 검은 개, 흰 개 순서로 맛이 좋다는 사실이 예전부터 조상들을 통해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포태 사육장에서 키우던 누렁이는 우리나라에 흔한 누런 털빛을 가진 누렁이와 많이 달랐습니다. 이곳에서 키우는 누렁이는 일반 누렁이와 달리 생긴 모습이 여우를 닮았고 몸집도 여우보다 좀 더 큰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보통 식용으로 키우는 개는 다 자라면 중량이 15kg을 넘지만 이곳에서 키우는 누렁이는 다 자란 몸무게가 7kg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눈알마저 털색처럼 노랗고 발톱까지 노랗게 보여 일반 누렁이와 종자가 다름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곳 사육장에서 키우는 누렁이는 일반 누렁이와는 완전히 다른 종자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 원종은 일반 누렁이였습니다. 김일성이 유달리 개고기를 좋아하기에 금수산의사당경리부장 신상균이 수백 번도 넘게 종자개량을 한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개사육과 달리 이곳 누렁이는 우리가 따로 없이 풀어 키웠습니다. 또 특정된 먹이를 적당히 조절해 주고 다른 품종과의 교잡도 다양하게 진행한 끝에 기존의 영양가와 맛이 완전히 다른 누렁이의 품종 개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품종이 개량된 누렁이의 보신탕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식탁에 오르게 되었고 1992년 4월 15일 김일성의 생일 80돌을 맞으며 만수무강연구소에서 발명해 올린 여러 가지 건강식품들과 함께 김일성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개량된 누렁이 품종들 중 가장 우수한 품종은 평양시 중이목장에 보내졌습니다. 하지만 고기 맛이 특이한 다른 품종은 이곳 포태특각 주변의 사육장에 옮겨져 키워지게 되었습니다. 호위총국은 이 개의 종자를 철저한 비밀에 붙였습니다.

포태특각 주변에 사는 호위사령부 지휘관들의 가정에서도 이 개를 절대로 키우지 못하게 통제했습니다. 이 개의 품종을 외부에 유출한 자는 김일성, 김정일의 만수무강에 해를 끼친 자로 취급한다는 내용의 규정이 사육장 입구에 붙어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은 포태특각에서 키운 특수화된 품종의 누렁이 고기를 많이 즐기지 못했습니다. 1994년에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김정일을 거쳐 오늘날 김정은은 마음껏 즐기고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다음 시간에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약속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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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독자

부산광역시

매번 이런 놀라운 정보에 대한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매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김일성놈 김정일놈은, 인민들은 굶겨죽이면서 자기들 입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입이 벌어지게 챙겨댔었군요. 기가 차서 냉소만 나올 따름입니다.

Sep 19, 2017 10:3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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