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태 누렁이 사육장 (2)

김주원∙ 탈북자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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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낙랑구 평양단고기집에서 조리사들이 단고기장을 만들고 있다.
평양시 낙랑구 평양단고기집에서 조리사들이 단고기장을 만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전 시간에 이어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 포태노동자구에 있던 옛 김일성 별장 주변의 포태누렁이사육장에 대하여 이야기 드리려합니다. 김일성의 개고기 사랑은 1985년 개고기를 단고기라 이름지어주며 평양시 여러 식당들에서 팔도록 한 사실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평양과 지방들에 단고기국집이라는 간판을 건 식당들은 모두 개고기 요리를 팔고 있습니다.

개고기 요리문화를 장려하는 북한과 달리 한국에선 이젠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조상들이 즐기던 개장(狗醬-구장)과 보신탕(補身湯), 지양탕(地羊湯)과 같은 개고기 국을 찾는 사람들이 남아 있습니다. 북한의 평양이나 지방의 도시들에서 만드는 개고기 요리는 일반 가정들에서 기르던 개를 사들여 만들기 때문에 품종의 구분이 없고 맛도 천차만별입니다. 북한에서 개의 도살은 품종과 암수의 구별, 생육 개월 수도 정해진 것이 아무도 없습니다.

평양에는 각 구역들에 축산가내협동조합이 있는데 그 속에는 개수매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따로 있습니다. 그들은 평양에서 생산되는 생필품들을 지방에 가지고 나가 식용으로 쓰일 개들과 바꾸어 평양시 단고기 식당들에 제공합니다. 낙랑구역에 있는 평양단고기집처럼 규모가 큰 개고기 전문식당들은 인수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지방에서 정상적으로 개를 사들여 영업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개고기로 보신탕을 만들 때 품종을 마구 섞지 않았습니다.

개고기를 좋아하는 김일성과 김정일은 해마다 삼복철이면 보신탕을 먹었고 주변 고위간부들에게도 보신탕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조미료까지 포장된 개고기를 선물로 보냈습니다. 이 개고기는 평양시 중이목장 개사육장에서 키운 것들이었습니다. 중이목장은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산하였는데 목장의 개사육장에는 토종견인 누렁이한가지 종자만 기르고 있었습니다. 토종견인 누렁이는 9개월에서 10개월 미만인 암컷만 요리용으로 사용해 어느 때 도살을 하던 맛이 변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김정일은 만족하지 않고 나이에 따른 노화를 막기 위해 중이목장에서 키우는 개고기의 영양성분을 개선할 데 대한 지시를 가끔씩 내렸습니다. 김정일의 지시가 떨어지면 수의사와 사육공, 영양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누렁이의 건강장수학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는 1980년대 중반 지나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첫 연구과제로 제시된 것은 개고기 속에서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포화지방수치를 낮추고 불포화지방 함량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개고기에서 리놀렌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 함량을 높이기 위해 이태리에서 생산한 올리브기름을 수입해 사료에 첨가했습니다. 또 평안남도 온천군 염전저수지에서 서식하는 해조류에서 소금기를 제거하여 사료에 섞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아직 콩기름이나 강냉이기름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지만 김일성과 김정일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벌써 자신들의 건강장수를 위해 외국에서 사들인 비싼 올리브기름까지 개 사료에 첨가하여 먹였습니다. 이렇게 연구개발한 개고기의 기름함량을 분석한 결과 예전보다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혈압, 뇌졸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포화지방산이 줄어들고 반면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심혈관질병을 낮추는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토종개 누렁이의 고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소조는 만수무강연구소 산하 만청산연구원의 식품보약화실 리창희 연구사가 책임지고 중이목장 개사육장에 파견됐습니다. 이들이 질을 높인 개고기는 만청산연구원 검정분석실에서 분석을 했습니다. 정성분석과 정량분석을 통해 건강장수에 좋은 성분들인 비타민함량과 필수미량원소들이 충분히 들어있는 품종의 누렁이를 연구개발 하였지만 김일성의 식습관을 잘 알고 있는 금수산의사당 경리부장 신상균의 연구 의욕은 남달랐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먹는 육류 특제품은 영양학적, 건강장수학적 검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오감분석을 진행하군 하였습니다. 오감분석은 시각과 미각, 후각, 청각, 촉각 등 다섯 가지의 감각으로 개발된 특제품들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공정입니다. 이런 오감분석은 보통 평양시 룡성구역에서 428공장이라는 대호로 불리던 룡성특수식료공장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조류와 올리브기름을 먹여 키운 개고기의 오감분석은 평양의 유명한 옥류수산물직매점에서 맡아 진행되었습니다.

옥류수산물직매점은 평양시 중구역 종로거리에서 옥류교로 넘어가기 전 오른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산하인 옥류수산물직매점은 5층으로 되어 있으며 1층과 2층은 관혼상제가 있는 간부들에게 구매권으로 수산물을 판매했습니다. 이곳 3층은 예비표로 운영되는 고급식당이고 4층은 특수요리주방과 연회장이 있으며 5층은 개방식 야회식당이었습니다. 평양시민들마저 이 옥류수산물직매점이 주석부 산하였다는 사실과 연회장까지 갖춘 식당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일등요리사들을 동원해 개량된 황구의 고기와 개량되지 않은 황구의 고기 맛을 비교하며 오감분석이 진행됐는데 개량된 품종이 확실히 육질도 부드럽고 맛이 좋았습니다. 이런 황구를 중이목장에서 포태노동자구로 옮긴 덴 사연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 포태리에 있는 별장에서 피서를 보내는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보신탕용 개고기를 보장하기 위해 평양시 중이목장 개사육장에서 키우던 황구를 순안공항을 거쳐 삼지연 비행장까지 살아있는 채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개는 너무도 예민한 동물이어서 비행기로 옮기는 과정에 구토와 이상증세를 보여 김일성과 김정일의 보신탕에 쓰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상균 부장은 현지에서 황구를 키우자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김일성과 김정일이 피서를 보내는 양강도 삼지연군은 백두산을 끼고 있는 고지대여서 여기에 적응한 황구는 털이 더 길어지고 키가 작아지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개고기의 육질도 더욱 쫄깃해 졌고 야생성이 살아나 사나웠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포태개사육장에서 키운 황구의 고기가 일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일성과 김정일이 자신들이 피서철이면 늘 삼지연에서 먹는 황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구경을 했을 지를 놓고 저도 몹시 궁금해집니다.

1992년 4월 15일 김일성의 생일 80돌을 맞으며 만청산연구소가 연구 개량해 선물로 올린 해조계란과 황구 보신탕은 김정일로부터 감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상균 부장은 포태황구 사육장 때문에 오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김일성의 별장은 호위총국에서도 친위대로 불리는 경호원들만 따라 다니기 때문에 웬만한 다른 간부들은 들어가 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다만 별장에서 멀리 떨어진 황구사육장은 중이목장 수의사들이 드나들었는데 먼저 그들이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이 목장에서 키우던 황구가 고산지대에서 변화를 겪었다고 해도 외형적으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게 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문이 한입두입 건너 전해졌지만 누구도 그 내막을 파헤치지 못했습니다. 신상균 부장은 노동당 비서급들도 감히 손댈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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