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풍산개종견장(1)

김주원∙ 탈북자
20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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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2년 선명 총재의 생일 때 보내온 풍산개 정주(수컷, 오른쪽)와 안주(암컷).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2년 선명 총재의 생일 때 보내온 풍산개 정주(수컷, 오른쪽)와 안주(암컷).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김정일의 지시로 풍산개를 특별 사육하고 있는 양강도 김형권군 광덕풍산개종견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드리려 합니다. 풍산개는 진돗개와 함께 우리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사육해 온 전형적인 토종견, 집안 경비나 사냥에 적응된 품종입니다. 남한에서 사냥과 경비에 진돗개가 유명한 것처럼 북한에서는 풍산개를 사냥과 경비에 최적화 된 품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해방 후 북한은 오랫동안 풍산개를 방치해 오다가 1975년에야 종 보존을 위해 원산지로 알려진 양강도 풍산군, 오늘날 양강도 김형권군 광덕리에 풍산개 종견장을 내왔습니다. 초기 북한의 풍산개종견장은 ‘조선자연보호연맹’이 관리해 왔습니다. 당시 이곳 종견장에서는 풍산개를 널리 확산시킨다는 목적아래 주민들에게 새끼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980년대 초부터 우량종이 사라진다는 구실로 일반인들의 풍산개 사육을 금지시켰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북한에서 개는 식용으로 사육되기 때문에 허가받은 사냥꾼들 외에 일반 주민들은 풍산개를 그리 일러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정일은 1980년대 초 아미산총국을 확장하면서 풍산개 종견장도 이곳에서 관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풍산개는 시베리아 등 북반구에서 사는 개들보다 체구가 작지만 한국의 진돗개보다 체구가 더 큰 중간형에 속합니다. 동물전문가들은 북반구에서 살던 풍산개가 우리 선조들을 따라 남하하여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정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풍산개는 보통 흰색으로 유명한데 5세기경에 만들어 진 것으로 알려진 황해북도 연탄군 송죽리 고분의 벽화에 흰색을 띤 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고분의 벽화는 우리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풍산개를 키워왔다는 역사적인 근거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야생성이 강한 개들이 다 그러하듯이 풍산개 역시 유전자 분석을 해 보면 늑대와 교배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풍산개는 조선반도 북쪽의 추운 기후에 적응하면서 이 지역의 늑대와 혼혈 교배돼 진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풍산개는 워낙 영리하고 힘이 센데다 털이 두터워 추위에 잘 견디는 품종입니다. 짧고 굵은 목과 단단한 근육, 다부진 몸매, 쩍 벌어진 넓은 가슴과 등에 바짝 말아 올린 꼬리를 통해 겉모양만 보아도 풍산개의 사나운 기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 자란 풍산개의 키는 최고 55~60㎝이고 몸길이는 60~65㎝, 몸무게는 20~30㎏정도입니다. 풍산개의 순종은 하얀 털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드물게 연한 황색이나 흰색의 흐린 반점이 그름처럼 퍼져 있거나 늑대색인 풍산개도 있습니다.

머리는 둥글고 코끝 피부색은 연한 분홍빛을 띠는 살색이거나 검은색이며 주둥이가 넓고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귀는 삼각형으로 곧추세워져 있고 끝이 앞으로 약간 굽어져 있습니다. 풍산개는 턱밑에 콩알 크기의 도드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도드리에는 길이가 5~10cm 정도의 긴 털이 3~5대 정도가 나와 있는데 북한에서 풍산개의 순종은 이 도드리를 보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이 없다면 순혈종의 풍산개가 아닌 다른 개와 교배해서 나온 잡종견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강도 김형권군 광덕리는 개마고원의 남동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김형권군의 북동쪽에 위치한 광덕리는 전체면적의 약 94%가 산림입니다. 넓은 덕이라는 의미에서 광덕(廣㯖)리라고 불리운 이지역의 평균 해발고는 약 1,100m입니다. 매덕영산줄기가 뻗어있는 북쪽경계에는 해발 1,767m의 복계봉을 비롯한 높은 산들이 솟아 있습니다. 지질학적으로 이곳은 개마고원이 형성된 이후에도 침식과정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덕과 깊은 골짜기가 형성되어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오랫동안 외부와 차단되어 오면서 풍산개의 종 보존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졌으리라 판단되고 있습니다. 풍산개는 해방 전 일본의 생물학 교수인 모리에 의해 처음으로 조선반도에 토착된 완전히 새로운 견종임이 증명되었습니다. 모리 교수의 제안에 따라 당시 조선총독부는 1942년 6월 15일 풍산개를 천연기념물 제128호로 지정하였습니다. 하지만 해방 후 북한은 일본인 학자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증명하였다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겨 풍산개의 보존과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일본인들과 일본에 남아있던 재일동포들이 총련(조총련)을 통해 풍산개를 보내달라는 주문이 폭주하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일성은 1965년 풍산개를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다시 지정하는 놀음까지 벌렸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풍산개의 보존을 위해 1975년 김일성은 당시 양강도 풍산군, 지금의 김형권군 광덕리에 풍산개 종견장을 따로 내오고 ‘조선자연보호연맹’에서 특별히 맡아 관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로서 풍산개는 기사회생하게 되었습니다.

김형권군 읍에서 동쪽으로 약 12km정도 떨어진 광덕리는 남쪽으로 후치령을 넘으면 함경남도와 강원도, 평안남도로 이어져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양강도 풍서군과 갑산군, 삼수군과 인접해 있어 양강도 전 지역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6.25전쟁 이후 양강도 삼수갑산 지방에 토대가 좋지 못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추방돼 오면서 인구가 늘게 되었습니다. 외지와 고립되어 혈종을 유지해 오던 풍산개도 자칫 주민들이 키우는 잡견들과 교배하여 순종이 퇴화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때늦게 관리에 들어간 북한당국은 개마고원 일대에 얼마 남지 않은 풍산개의 우량종들을 모아 김형권군 광덕리 풍산개종견장에서 번식시켰습니다. 일본인 교수가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명맥이 끊길 수 있었던 풍산개는 이렇게 부활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순종을 유지하면서 국경경비대와 해안경비대들에 군견으로 풍산개를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 일가를 위해 특별히 허가를 받은 전문 사냥꾼들에게도 우량종 풍산개를 보내주어 산짐승 사냥에 이용하도록 조치했습니다.

1980년대 김일성은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중앙동물원과 각 도소재지들에 있는 동물원들에도 풍산개를 보내주었습니다. 북한 전역에 있는 수십여 개의 김일성, 김정일 별장들의 외곽 경비를 위해서도 한때 풍산개를 많이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전용 특각들에서 풍산개는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외부경비를 위해 격리시켜 사육했습니다. 평양에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은 김일성이 생전에 숙식을 하면서 업무를 보던 시설인데 당시의 명칭은 금수산의사당이었습니다.

일반인들은 주석궁전이라고 불렀던 이곳에는 사슴과 공작새를 비롯한 갖가지 짐승들을 키웠는데 풍산개도 사육했습니다. 생전에 김일성은 자주 풍산개와 독일산 셰퍼드를 싸움붙이고 그것을 구경하기는 것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동물관리는 김일성종합대학 생물학부 동물학과를 졸업한 동물학 전문가들이 맡았습니다. 김일성이 생전에 개를 키워왔다거나 개를 특별히 좋아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애완견을 많이 키워 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 김정일은 ‘조선자연보호연맹’이 관리하던 김형권군 광덕리 풍산개종견장을 아미산 총국에 넘겼습니다. 김정일이 특별히 풍산개를 좋아해서 종견장을 아미산 총국에 넘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정일이 왜 풍산개종견장을 아미산 총국에 넘겼는지 그 내막은 다음 시간에 전하기로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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