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와 환율

워싱턴∙서울-이규상∙ 김영희 leek@rfa.org
2016.02.10
oil_price_b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지난해 7월 8일 가격표(왼쪽 사진)와 올해 1월 31일 가격표(오른쪽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시간입니다.

‘이제 다시 오를 만도 한데...’ 지금 전 세계 소비자들은 한 동안 보지 못했던 저렴한 기름값에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을 넘나들던 시절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요즘은 그 가격이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해 있습니다.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국제유가와 환율에 대해 얘기해봅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에서 생산된 원유가 국제시장에 풀리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낮은 기름 값이 더 떨어질 전망입니다. 지금은 약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달 배럴당 25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12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일부 투자전문가들은 기름 값이 앞으로 더 떨어져 배럴당 10달러 대 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들, 특히 남한 소비자들은 이런 저렴한 기름 값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그 이유를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지난해 말부터 국제 유가가 계속 낮게 유지가 돼서 올해 초에는 다시 오르지 않을까 했었는데요. 여전히 떨어지고 있네요.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2월8월에도 미국 텍사스 산 원유 가격은 지난주 보다 3.9% 그리고 브랜트유 같은 경우도 3.5% 떨어졌다고 나와 있습니다. 글로벌 원유 과잉공급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최대 원유 수요 최대 시장인 중국의 증시 불안까지 겹쳐져서 국제유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또 이란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 되면서 국제 원유시장 진출이 본격화 되고 있잖아요. 이란은 경쟁관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가를 낮춰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또 중동 산유국들의 가격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국제유가가 계속추락하고 있고 앞으로 배럴 당 10달러 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이규상: 국제유가는 이렇게 많이 떨어지고 있는데 동네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가보면 기름값이 그렇게 많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는데요. 왜 이런 간극이 생기는 걸까요?

김영희: 국제유가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정작 주요소에 가보면 어제는 이만큼 떨어지고 그제는 저만큼 떨어지고 했는데 막상 내가 가보면 그것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거든요. 사실 국제유가가 변동한다 하더라도 그 원유를 우리가 직접 쓰는 것도 아니고 국내 정유사가 국제 원유시장에서 기름을 사오는 비용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이것을 가공해서 소비자에게 팔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오기 까지는 기일이 걸리고 또 거기에 유류세가 붙는 것이죠. 그리고 수입할 때 드는 비용이라던가, 소비자까지 가는 비용 등 이런 유통비용이 들 것이고요. 또 정유사가 유통과정에서 마진을 먹어야 할 것이고요. 그러다 보니 국제유가는 이만큼 떨어지지만 주유소에서는 그만큼은 떨어지지 않는 것이죠. 특히 남한 같은 경우는 유류 세 비율이 상당히 큽니다. 약 60%가량 되는데요. 사실 정유사 정유비용과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의 변동을 100% 반영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또한 원-달러 환율 같은 경우도 동네 주유소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원 달러 환율이 10% 인상하게 되면 정유사가 수입을 할 때 가격이 더 비싸게 들어가기 때문에 정유사 공급가격도 그만큼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규상: 이렇게 떨어지는 유가와 달리 요즘 달러대 원화 환율은 오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국제유가와 환율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가요?

김영희: 일반적으로 유가는 원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고요. 또 환율도 외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은 큰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유가와 환율의 변동이라는 것은 세계경기 침체라는 공통의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경제 침체로 인해서 원유 사용 감소를 가져오게 되고, 원유사용이 줄어들면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겠죠. 또한 세계경제의 침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남한의 수출에 부정적인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환공급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고요. 또 해외 투자자들은 남한에 투자한 돈을 찾아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외환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환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처럼 유가가 올라도 환율이 떨어질 수 있고 유가가 떨어져도 환율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규상: 국제유가와는 별도로 요즘 오르는 환율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많죠?

김영희: 그렇습니다. 요즘 남한의 환율이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1달러 당 남한 돈 12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런 때 달러를 써야하는 사람들은 더 울상이 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혼자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 같은 경우는 해외에서 살고 있는 자녀와 아내에게 생활비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럴 경우에는 달러를 보내야 하거든요. 이렇게 되면 환율이 오르니까 그만큼 부담이 커지는 것이죠. 그리고 부모로부터 학비와 생활비를 받아쓰는 유학생들의 생활도 팍팍해 질 수 밖에 없고요. 그리고 지금 방학인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도 환율 때문에 비용문제 부담으로 인해서 여행을 미루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래서 원화 약세, 환율 인상은 달러를 써야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래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규상: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기름을 수입해 써야 하는 나라인데요. 이렇게 환율이나 국제유가가 요동을 쳐도 북한에서는 별로 좋다, 안 좋다, 이런 반응이 없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국제적 경제상황에 북한이 무감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영희: 북한 같은 경우는 국제유가가 하락을 해도 국제시장에서 사드리는 원자재 규모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원유 같은 경우는 당연히 북한에서 생산을 못하기 때문에 사다 써야 하지만 그래도 북한에서 사용하는 원유가 남한에서 사용하는 양보다 그다지 많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당국은 수입원자제를 이렇게 국제원자제가가 변동하게 되면 아무래도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수입원자제를 국내산으로 대체 사용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고 개발해서 자체 노력으로 해결하려고 상당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의 외화부족과 연관 있다고 말할 수 있고요. 특히 대외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북한이 늘 외화부족으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적정량을 수입하는데 그치고 있고... 때문에 국제유가 변동에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환율시세도 마찬가지죠. 무역은행에서 공개를 하고 있지만 외환의 수요와 공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국제환율이 큰 비유로 변동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북한 같은 경우는 증권시장이 없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들이 돈을 빼가면서 외환 수요가 급증하거나 하는 현상은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국제적인 경제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북한은 중국과의 거래가 많기 때문에 중국의 환율에도 상당히 민감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영희: 네. 중국의 인민은행이 지난해 12월부터 연속적으로 위안화 절하를 단행하고 있고요. 그리고 올해 1월 달에 1조5천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이달에도 돈을 계속 풀고 있어서 위안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지난해 8월에 위안화 환율이 급상승을 해서 달러당 6.22위안을 기록했었는데요. 현재는 그때보다 0.5%상승해서 1달러당 6.58위안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의 위안화가 평가절하 되면서 경제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들 가운데서는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고요 북한 같은 경우도 중국의 위안화 환율에 큰 영향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이런 와중에 북한은 수소탄 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돈줄을 더 강력하게 압박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겠죠?

김영희: 네. 북한이 지난달 6일 수소탄 실험에 이어서 지난 7일 미사일 발사를 해서 국제사회가 이제 강력한 대북제제를 검토하고 있고 또 남한도 국제사회와 협력을 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한 제재를 요구하고 나썼습니다. 특히 남북 간 경제협력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개성공단 중단이 검토되는 경우, 5만3천이나 되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생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 경우는 달러 임금 대신에 국가로부터 필요한 식량을 공급받고 있어서 생활에 어려움이 전혀 없죠. 또 개성공단 기업들이 제공하는 간식이나 좋은 기업환경 등을 지금까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일을 해 왔으나 이들이 이러한 터전을 떠나게 된다면 정상적인 생활에 변화가 올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지속되는 강한 경제제재로 인해서 국가가 주민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지금처럼 시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되고요.

이규상: 그나마 장마당의 활성화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던 상황에 북한당국의 이런 무모한 판단이 주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드는 군요.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OPEC>

OPEC(오펙).

오펙은 영어로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의 줄임말로 한국어로는 석유수출국기구입니다.

1960년 9월 14일 결성된 오펙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본부를 둔 산유국들 간의 모임으로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출국간의 석유 공급정책 도모, 또 수출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입니다.

결성 멤버는 중동의 이라크와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남미의 베네수엘라 인데, 이후 카타르와 리비아 아랍에미리트와 알제리 등 8개 나라가 가입해 현재 총 13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펙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석유파동이후 석유거래를 미국 달러로만 할 수 있게 협약을 만들어 미국 달러를 전 세계의 대표적인 통화로 만든 단체이기도 합니다.

오펙 회원국들은 전 세계 석유매장량의 80%를 보유하고 있어 국제원유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나 최근 회원국들 간의 석유 생산량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과거보다 오펙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양윤정입니다.

남한이나 일본과 같은 비 산유국들의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기름이 펑펑 나는 나라들이 참 부럽죠.

하지만 국제유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요즘 산유국들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각 나라마다 원유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천차만별인데요.

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 당 160달러 정도 돼야 손해를 보지 않고 원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배럴 당 110달러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는 90달러. 미국의 경우는 개발 비용이 가장 적게 들어가 국제유가가 배럴 당 40달러가 유지되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합니다.

국제유가가 30달러를 오가는 지금 전 세계 모든 산유국들이 손해를 보면서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세상의 3대 거짓말 중에 하나가 장사꾼이 밑지고 물건을 판다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이렇게 낮은 기름 값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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