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과 채식

워싱턴∙서울-이규상∙ 김영희 leek@rfa.org
2016.04.20
vegan_restaurant_b 사진은 상록원 내 채식당을 이용하는 동국대 교직원과 학생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남한 사람들의 식습관이 아주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육류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1990년대 연간 1인당육류 소비량은 약20킬로그램이었는데 지금은 소비가 두배 반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남한 사람들의 소비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건강상으로 볼 때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오늘은 육식과 채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남한 사람들의 식단이 점점 서구화 되 가면서 육류 소비, 즉 고기 소비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1980년대 1인당 연간 11.3킬로였던 고기 소비량은 해마다 거의 1킬로 이상 증가해 지금은 51.3킬로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30여년 사이 다섯 배나 증가한 것이죠.

이렇게 식습관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도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건강이죠.

고기 소비가 늘면서 비만과 성인병 환자들이 늘고 있고 이 때문에 식습관을 고기가 아닌 채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채식주의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육식과 채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네. 안녕하세요.

이규상: 김 선생님 댁에서는 일주일에 몇 번 정도 고기가 밥상에 올라옵니까?

김영희: 제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소나 돼지로는 불고기라던가 고깃국 같은 것은 잘 해먹지 않고 장조림 등을 해 먹고요,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가끔 먹기는 하는데... 오리고기는 훈제로 닭고기는 찜이나 백숙으로 해 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밥상에는 잘 올리지 않지만, 일주일에 한번 그리고 주말에 아이들이 다 집에 있을 때 외식을 통해서 고기를 많이 먹습니다. 북한에 있었을 때는 두 달에 한번 정도 가족이 1킬로 정도 먹었으니까, 1년에 6킬로 정도 먹었다고 볼 수 있겠죠. 그 때만 해도 고기 값이 워낙 비싸서 그 돈으로 쌀을 사 먹어야 하니까... 고기를 자주 먹지 못했는데 지금은 먹고 싶지 않아서 자주 먹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지만 북한에 있을 때 보다는 훨씬 더 많이 먹는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남한사람들의 평균 고기소비량이 1년에 51.3킬로라고 하는데요. 외국과 비교하면 많은 편인가요? 아니면 적은 편인가요?

김영희: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회원국 들 중에서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과 비교를 해 보면, 일본 중국 보다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나고  미국이나 캐나다 보다는 적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규상: 보통 남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고기 하면 소, 돼지 닭 이정도 인데요. 가장 소비가 많은 육류는 어떤 것이죠?

김영희: 남한의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연간육류 소비량 중에서 돼지고기가 47.7%, 거의 50%정도를 차지하죠. 그 다음으로 닭고기 30%,, 쇠고기가 22.6%를 차지합니다. 그러니까 돼지고기를 제일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회식을 하거나 친구와 가족들이 집에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삼겹살... 다들 좋아하죠. 그리고 쇠고기가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돼지나 닭에 비하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소비량이 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요.

이규상: 그렇군요. 남한 사람들 삼겹살을 좋아하다보니 돼지고기 소비량이 높은 것 네요.

이렇게 고기 소비량이 늘면서 남한 사람들의 건강도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김영희: 그렇습니다. 남한 사람들이 고기를 많이 먹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많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기의 아주 적당한 고기 소비량은 하루 60그램, 1년에 약 22킬로그램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평균 고기 소비량이 51.3 킬로그램 수준이니까.  약 2.3배 더 섭취 하는 게 되는 것이죠. 육류를 이렇게 과도하게 섭취하다 보면, 암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을 증가 시킨다고 합니다. 특히 남한 사람들 같은 경우는 삼겹살을 많이 좋아하는데 다른 부위에 비해 칼로리가 많이 있기 때문에 섭취를 많이 하면 비만에 걸릴 확률이 있어요.

이규상: 건강도 건강이지만 육류소비가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요?

김영희: 영국의 씽크탱크인 채덤하우스 보고서, 그리고 국제 환경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 과도 소비로 인해서 가축사육과 사료를 위한 곡물 재배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환경문제가 더 악화 될 것이라고 합니다.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물 10만 리터가 들어간다고 해요. 또 가축이 소화 배설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배출되고. 그리고 목초재배를 위해서 뿌리는 비료에서 질소 산화 물질이 나오게 돼서 생물이 멸종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축 사육과 사료 생산과정에서 3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하죠.

이규상: 어떤 사람들은 또 육식이 경제적으로 볼 때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런 주장도 하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인가요?

김영희: 육류를 생산하는데 사료로 곡물이 필요하고 또 어마어마한 물이 필요한데 그러다 보니 농지의 일부가 고스라니 고기 생산에 쓰이게 되고 또 물 부족 현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먹어야 할 곡물을 고기 생산에 써야 하기 때문에 한 쪽에서 기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지구의생태계가 파괴되고, 지구 온난화 현상도 부추길 수 있는 것이죠.

이규상: 이런 육류소비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재기되면서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북한에서도 이런 채식주의에 대한 개념이 있을까요?

김영희: 북한은 워낙 고기소비량이 적기 때문에 육류과다 소비에 의한 채식주의는 강조하지 않습니다. 과다소비가 아니라 육류 소비가 없으니까, 채소가 좋다는 식으로 교육을 하죠.  북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채식주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규상: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건강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죠?

김영희: 그렇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채식만 하다보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서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육류를 섭취하지 않을 경우 우리 몸속에서 체 조직을 구성하고 호르몬과 항체 등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비타민 등이 결여되기가 쉽습니다.

이규상: 채식과 육식에 대한 논란도 논란이지만 어떤 고기를 먹느냐 하는 논란도 참 많지 않습니까? 이슬람 국가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고, 인도에서는 소를 먹지 못하고 하는 문제 말이죠. 그런데 남한에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고기가 있지 않습니까? 개고기, 북한에서 말하는 단고기 인데요. 요즘 남한 사람들은 개고기 소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김영희: 남한은 애완견이라는 개에 대한 인식이 있어서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 또 먹어야 한다는 사람으로 구분이 되어 있어요. 그렇지만 아직까지 남한에서는 개고기가 합법화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남한국민 정서 자체가 개고기 소비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북한에서는 개고기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요? 북한에도 이런 동물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김영희: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해서 먹는 것이 아주 보편화 되어 있죠. 시골에서는 집에서 개를 길러 식용으로 먹기도 하고요. 특히 5, 6월에는 ‘개고기 국물이 발등에만 떨어져도 보약이다’라고 할 정도로 개고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북한에서는 당국이 나서서 개도 동물로서 보호해야 한다는 정책을 내놓은 적은 없습니다.

이규상: 고기를 먹는데도 여러 가지 이념적, 경제적, 그리고 도덕적 문제들이 많이 얽혀 있군요. 여하튼 어떤 육류를 소비하던 간에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히 소비하는 것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 경제사전: GMO>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1킬로그램의 가격은 북한 돈으로 약 11000원에서 12000원, 쌀 2킬로그램을 살 수 있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일반 노동자들의 한 달 노임이 3000원 수준으로 볼 때, 돼지고기를 한 달에 한번 씩 먹기도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동향을 보면 육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동물 사료로 쓰이는 대두박을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북한이 몽골로부터 육류와 육가공식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또 러시아 기업과 합작으로 황해도 사리원에 돼지농장을 운영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늘고 있는 돼지고기의 공급이 주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도 곧 남한처럼 소주에 삼겹살이 서민들의 친근한 음식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