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소비

워싱턴∙서울-이규상∙ 김영희 leek@rfa.org
2016.05.11
family_month_b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매장에서 모델들이 5월 한달 동안 실시되는 가정의 달 프로모션 ‘폼나들이’ 이벤트를 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십니까? 우리 주변의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입니다.

남쪽에서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5월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5월8일 어버이날 그리고 5월15일 스승의 날과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념들이 가득 차 있는 달입니다. 그만큼 지출도 많아지게 되는데요.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남쪽에서는 5월 가정에 달에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5월5일 어린이날과 5월8일 어버이날. 5월 가정의 달에 가장 중요한 기념일 두 개가 지나갔습니다. 그만큼 직장인들의 지갑도 많이 얇아졌을 텐데요. 아마도 5월은 연말연시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달이 아닐까 생각되는 데요.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팀장과 남쪽에서는 가정에 달에 어떤 소비를 하는지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네.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김 선생님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김영희: 남한에서는 이번 어린이날이 목요일 이어서 금요일 하루를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서 어버이날까지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연휴 4일을 보냈는데요. 저희 아이들은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어린이날에는 아이들 에게 용돈을 각각 100달러 씩 주고, 또 형제들 끼리 맛있는 것 사먹으며 영화도 보라고 50달러를 주고... 이렇게 어린이날은 대체를 했어요. 그리고 어버이날은 저희 시부모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카네이션과 200달러를 준비해서 댁을 찾아 인사를 하고 또 옷 선물 하고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요. 저희아이들은 또 어버이 날이라고 카네이션과 케이크 등을 선물 했고요. 이런 명절도 있으니까 좋기는 하네요.

이규상: 김 선생님 자녀들은 다 성장을 해서 어린이날에는 좀 부담이 덜 하셨을 것 같은데요. 남한의 어린이날. 가장 많이 돈을 쓰는 부분이 어디인가요?

김영희: 5월 가정의 달을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은 손꼽아 기다릴 만도 합니다. 아이들 같은 경우는 그동안 가지고 싶었던 것을 해결할 수 있고요. 부모님들은 그동안 자녀들을 키우느라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되니까요... 그런데 어린이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어린이날 아이들이 원하는 장난감을 사려면 최소 수십 달러를 소비해야 합니다.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중에는 인형 세트가 있고 또 헤어용품 세트, 카메라, 핸드백... 정말 다양한데요. 이런 것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남자 아이들의 경우 로봇 세트 등을 원하는데, 어떤 것은 100달러를 넘기도 하고요. 이렇게 어린이들 같은 경우는 남녀 상관없이 장난감을 원하기 때문에 거기에 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이규상: 해마다 어린이날을 전후해서 그해에 가장 인기 있었던 장난감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올해도 큰 인기를 끈 장난감이 있었나요?

김영희:  그렇습니다. 올해 어린이날 선물시장에서는 남한산 토종 장난감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옥션에서 어린이날을 앞두고 장난감 품목별 상품판매 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 1위는 국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변신 장난감 이었고요. 2, 3위 역시 국내 애니메이션 완구인 터닝메카드와 또봇이 차지를 했습니다. 2014년에는 미국 월트 디즈니의 겨울왕국과 관련된 완구가 있었는데 그것이 가장 인기가 많았고요. 또 작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요괴워치라는 완구가 1위를 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남한의 토종 장난감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죠.

이규상: 네. 이렇게 어린이날에 장난감을 사느라 돈을 쓰다 보면 바로 사흘 뒤에 어버이날이 오지 않습니까? 어버이날에는 주로 어떤 소비들을 하게 되나요?

김영희: 어버이날 소비도 가정에 따라 차이는 있죠. 어떤 계획이 있는지 조사한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그런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부모님과의 식사나 외식을 하겠다고 답했고요. 그리고 28%는 용돈을 드리겠다. 19%는 선물을 드리겠다. 또 7%는 여행을 보내드리겠다...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어버이날에는 그동안 바빠서 찾아뵙지도 못하고 식사도 자주 못하고 했었는데, 가족들이 모두 모여 식사도 하고 용돈이나 선물도 드리게 됩니다. 보통 식사하는데 드는 비용, 용돈, 선물비용... 이렇게 중복되어 지출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큰돈은 안 들어가지만 카네이션은 기본으로 사야 되니까 좀 소비가 되고요. 남한의 부모님들은 어버이날 이란 것이 있어서 그래도 그날만큼은 어느 때 보다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어버이날이 되니까, 아이들이 손 편지도 쓰고 하니까, 이런 날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규상: 사실 어버이날을 외식으로 때우기는 좀 부족한 것 같은데요. 부모님들께 드리는 어버이날 선물로는 어떤 것들이 인기가 있나요?

김영희: 나이가 많으신 부모님들 같은 경우는 오래사시라고 홍삼과 같은 건강식품, 그리고 종합검진과 같이 부모님들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것 등의 선물이 인기가 있고요. 또 젊으신 부모님들의 경우는 기능성 화장품, 반지와 같은 쥬얼리, 그리고 등산복과 같이 항시적으로 필요한 상품들이 인기가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조사한 설문 결과에 의하면 1위는 현금으로 나타났어요. 2위가 화장품으로 나타났고요. 저도 현금을 선물로 드렸는데, 남한의 많은 부모님들이 다 현금을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규상: 예전에는 어버이날 선물하면 카네이션 꽃과 편지가 다였는데, 요즘은 부모님들이 그런 것을 안 좋아하시는 군요. 이렇게 5월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지갑을 다 털렸지만 아직도 기념일 들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까?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그리고 성년에 날에는 어떤 곳에 지출이 되나요?

김영희: 네. 사람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스승을 만나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저에게도 그런 스승님이 있는데 저는 그분께 꼭 선물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부부의 날은 서로 선물보다는 서로에게의 추억을 만드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예를 들어 요즘 중년 부부들 같은 경우는 많이 하는 것이 있죠. 리마인드웨딩이라고... 그래서 그런 곳에 지출을 하거나, 도 젊은 부부들 같은 경우는 해외여행 같은 곳에 지출을 하게 됩니다. 돈은 쓰지만 그래도 이러한 기념일 들이 있어서 그동안 잊고 살다가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이런 기념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규상: 그나마 나머지 기념일 들은 경제적 지출이 좀 덜하군요. 보통 직장인들은 가정의 달 5월에 이런 선물과 외식 등으로 얼마정도를 지출하나요?

김영희: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100달러에서 300달러를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이 대학을 가거나 성인이 된 경우, 이런 경우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젊은 부부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요. 그리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 같은 경우는 선물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이보다 적게 지출할 수도 있습니다. 선물을 주고받는 부모들과 자녀들의 입장에서 이런 기념일은 좋지만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규상: 정말 5월은 가정의 달이 아니라 직장인들의 허리가 휘어지는 달이군요. 그렇지만 이렇게 소비자들이 돈을 많이 쓰게 되면 전체적인 경기는 좀 풀리지 않을까요?

김영희:  남한정부가 이번 어린이날과 토요일 사이를 임시공휴일로 정한 것도 연휴동안 내수 진작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지역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들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공공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다양한 내수 진작 방안들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기념일을 찾아서 여행도하게 되고 가족들과 외식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내수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죠.

이규상: 네. 남쪽에서는 기념일들이 5월에만 있는 것이 아니죠. 매달 돌아오는 기념일도 기념일이지만, 가족 친구들의 생일, 결혼기념일 등...  챙겨야 할 날이 매달 하루 이틀이 아닌데요. 북한에 계신 청취자 분들은 이런 기념일들을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하네요.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 경제사전: 엥겔지수>

(뉴스클립)

‘엥겔지수’

엥겔지수는 한 가정의 총 지출 중에서 식료품 구입과 외식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값을 말합니다. 1857년 독일의 통계학자 어네스트 엥겔이 가계지출을 조사한 결과 저소득 가구일수록 식료품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구일수록 식료품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것을 엥겔의 법칙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식료품은 소득이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소비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엥겔지수는 소득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엥겔지수만 보면 이 나라가 선진국인지 후진국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데요. 보통 엥겔지수가 0.5 이상이면 후진국, 0.3에서 0.5 사이를 중진국 그리고 0.3이하를 선진국으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엥겔지수에 예외도 있는데요. 미식가들이 많아서 고급요리만 찾는 나라,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는 선진국인데도 불구하고 엥겔지수가 높은 편에 속하고, 또 가난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식량의 자급자족 율이 높을 경우 엥겔 지수가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2분 경제 사전, 진행에 양윤정입니다.

올해 남한 정부는 5월5일 어린이날과 5월8일 어버이날 중간에 낀 6일 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배려도 있겠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일환이기도 합니다. 6일이 임시 공휴일이 되면서 남한 사람들은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됐는데요.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도 하고 또 외식도 하면서 소비가 늘게 되는 것입니다.

남한의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이 기회를 놓칠세라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어린이날을 겨냥한 장난감 할인판매는 물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회와 연극공연도 벌이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습니다.

남한의 대표적인 백화점 중에 하나인 롯데 백화점역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2014년 5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붙은 4일 연휴동안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15%나 오르는 톡톡한 재미를 본적이 있습니다.

남한의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이번 연휴기간 중 총 600품목, 약1천7백만 달러 상당의 물량을 대대적으로 풀어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마트도 지난해 8월14일 임시공휴일을 전후해 매출이 25%이상 올랐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한 유통업계에서는 연휴는 바로 대박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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