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와 국제유가

워싱턴∙서울-이규상∙ 김영희 leek@rfa.org
2016.11.16
OPEC-620 지난 9월 알제리에서 열린 OPEC 회의 장소 사진
AFP photo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날씨가 쌀쌀해 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난방시설을 24시간 가동해야 할 정도로 날씨가 추워질 텐데요. 그렇지 않아도 올 겨울 난방비용은 얼마나 나올까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이달 말 회의를 열고 원유생산을 감축할 것으로 보입니다. 난방용 석유를 가장 많이 쓰는 겨울에 유가가 상승할 전망인데요.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국제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물건 중에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따르지 않는 물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원유인데요. 그 이유는 생산자가 생산량을 마음대로 조정해 공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OPEC, 석유수출국기구가 그런 역할을 하는 모임인데요. 하지만 최근 들어 원유의 공급량을 쥐락펴락 하는 OPEC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곤두박질 치고 있는 국제유가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 회원국들이 모여 논의를 벌이고 있지만 회원국들간의 이해 관계가 일치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팀장과 올 겨울 국제 유가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서울도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죠? 김 선생님댁은 난방기를 벌써 돌리고 계신가요?

김영희: 아직 첫눈이 안 왔고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지 않다 보니까 초 겨울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상당히 기온이 애매합니다. 하지만 평상시 매우 춥다고 보여집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난방을 안 돌리면 안되거든요. 저녁에 퇴근해서 난방을 틀고 아침에 끄고. 이렇게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이규상: 아무래도 겨울철이 난방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원유가격에 민감하지 않습니까?

김영희: 그렇습니다. 지금은 옛날과 달리 나무나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름 보일러, 가스 보일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고. 특히 지난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가격이 낮아지니까 기름 보일러로 교체를 해서 난방을 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거든요. 그러니까 원유가격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죠.

이규상: 불과 몇 년 전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오르내리던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때는 차를 가진 사람들이 주유소에 가기가 두려웠는데요. 요즘 국제유가는 얼마나 떨어졌나요?

김영희: 2011년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올라 갔었죠. 이후 많이 떨어졌는데, 최근에는 40달러 선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의 산유량이 증가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규상: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이달 말 회의를 연다고 하는데, 목적이 무엇인가요?

김영희: 석유수출국기구는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14개국이 석유장관회의를 여는데요. 이 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정기회의 입니다. 1년에 한 두 번 정도 하죠. 이렇게 산유국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니, 국가별 원유 감산 논의를 이번 회의 안건으로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이런 결론에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을 지는 아직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규상: OPEC이 원유생산을 줄이려고 시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난 달에도 이 문제와 관련해 모임이 있지 않았나요?

김영희: 네. 석유수출국기구는 지난달 29일 러시아를 비롯해서 비회원국 들과 모여서 원유가격인상을 목표로 한 석유가격조정에 대해 협의를 했는데요. 석유수출국기구 사무총장이 회의에서 비회원국들의 협조적이고 시의 적절한 행동을 요구했고 공조를 호소했지만 생산조절을 위한 합의는 실패 했거든요. 그리고 11월에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는데요. 아직 비 회원국들 간의 회의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상: 산유국들의 입장에서는 생산량을 줄여서 국제유가를 높이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것 같은데,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죠?

김영희: 산유국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생산량을 줄여서 국제유가를 올리는 것이 자기들의 이익에 부합 할 것 같죠. 그런데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줄인다 하더라도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같은 경우도 감산은 하지 못하더라도 증산은 동결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도 생산조정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고요. 또 다른 이유는 자국의 국제유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폭 감산할 수도 없고. 산유국들이 모두 이런 입장이다 보니까 합의가 어렵지 않은가 봅니다.

이규상: 이달 말 있을 OPEC회의에는 러시아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는 회원국이 아니지 않습니까? 러시아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김영희: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은 아니죠. 그러나 러시아의 석유생산량은 세계 생산량의 1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를 위한 생산조정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와 함께 러시아도 주요 산유국에 포함되어 있고요. 2013년 하루 평균 산유량을 보면 사우디는 1150만 배럴, 러시아는 2위로 1080만 배럴, 미국은 1000만 배럴. 그만큼 국제유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거죠.

이규상: 지금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OPEC이 생산량을 조절하지 못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들도 있지 않습니까?

김영희: 미국의 셰일 가스로 인한 이유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은 2005년부터 셰일 가스 추출 기술을 향상시켜서 2016년부터는 자체적으로 원유와 셰일 오일까지 생산을 해서 중동보다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됐죠.

이규상: 이달 말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간에 합의가 이뤄진다고 가정을 할 때 국제 유가가 어느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이나요?

김영희: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산유국들의 생산량에 합의를 한다면 세계적인 하루 생산량이 3250만 배럴에서 3300만 배럴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그렇게 해도 국제유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석유수출국기구에서 원유가격을 올리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자는데 회원국들이 공감을 했어요. 이렇게 공감대가 보도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기류를 보이는 것을 보면, 11월 30일 잘 합의가 되면 이런 상승기류는 보일 것으로 보는데 가격이 지속적으로 대폭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봅니다.

이규상: 기름이 나지 않는 남한의 경우 이러한 국제유가 동향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런 국제유가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김영희: 국제유가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원유수입의존도가 높은 남한의 경우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요. 남한의 연구기관들이 국제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 연구결과를 보면 두바이유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떨어지면 남한의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이 각각 0.2% 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102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초반에 머물게 되면 연평균 성장률은 0.1%포인트 물가 상승률도 0.1%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어요. 이렇게 유가가 60달러 대를 넘게 되면 남한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죠.

이규상: 북한의 경우는 어떤가요? 북한은 주로 중국을 통해 원유를 수입해 오는 것으로 아는데, 북한도 이러한 OPEC의 결정에 영향을 받게 되나요?

김영희: 북한은 국제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보는데요. 유가가 내려가면 좋겠죠. 왜 그러냐 하면 중국에서 수입을 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낮아야 외화도 덜 들이고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양을 수입할 수도 있고요. 북한은 국제시장과 크게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죠.

이규상: 네. 지금까지 상황을 봐서는 OPEC회의에서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가 언제까지나 이 수준을 유지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발 올 겨울만이라도 난방비 걱정 없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OPEC>

OPEC(오펙).
오펙은 영어로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의 줄임 말로 한국어로는 석유수출국기구입니다.
1960년 9월 14일 결성된 OPEC 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본부를 둔 산유국들 간의 모임으로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출국간의 석유 공급정책 도모, 또 수출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입니다.
결성 멤버는 중동의 이라크와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남미의 베네수엘라 인데, 이후 카타르와 리비아 아랍에미리트와 알제리 등 8개 나라가 가입해 현재 총 13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OPEC 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석유 파동 이후 석유거래를 미국 달러로만 할 수 있게 협약을 만들어 미국 달러를 전 세계의 대표적인 통화로 만든 단체이기도 합니다.
OPEC 회원국들은 전 세계 석유매장량의 80%를 보유하고 있어 국제원유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나 최근 회원국들 간의 석유 생산량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과거보다 OPEC 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양윤정 입니다.

이달 말 열릴 OPEC의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까 하는 기대감과 회의감 때문에 며칠 사이 국제 유가가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도 국제 유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국제 유가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것은 소비자들뿐이죠. 월동 준비를 위해 연료를 장만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지금 장만을 해야 할까? 아니면 좀더 기다렸다가 구입을 해야 할 지 혼란스럽습니다.

어쨌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오르내리던 때와 비교하면 올 겨울은 따뜻한 겨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