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개혁, 개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남북한과 해외동포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코리아선진화연대가 얼마 전 주최한 토론회에서 나온 얘깁니다. 관련해서 코리아선진화연대의 김광인 이사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북한학 박사인 김 이사는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등에서 20년 가까이 북한 전문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이사님, 안녕하세요?
김광인: 네, 안녕하세요.
기자: 최근 코리아선진화연대라는 단체를 만드셨습니다. 어떤 단체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지죠.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는 이름 그대로 코리아, 그러니까 남과 북 해외동포 모두를 망라하는 우리 민족 전체가 선진화하자는 그런 취지에서 만든 비정부기구, 그러니까 민간단체가 되겠습니다. 단체를 만든 지는 거의 1년이 다 됐는데요. 애초 만들 때는 한반도선진화연대로 이름을 지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좁고 우리 한민족을 포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최근에 코리아선진화연대로 단체 이름을 바꿨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건국 이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진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데요. 선진화를 위해선 통일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최종적으로 가야 할 길은 선진화, 그리고 통일입니다.
기자: 지난 9월에는 토론회도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토론회에서 어떤 얘기들이 나왔습니까?
김광인: 역시 선진화와 통일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낙후된 북한 경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북한 경제를 어떻게 살리느냐였는데, 이는 결국 남과 북 그리고 해외동포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안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기자: 방금 북한 경제재건을 위해 남북한, 그리고 해외동포까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관련해서 일부에선 조만간 북한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북한이 정말 스스로 개혁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김광인: 북한 지도부나 주민들은 나름대로 경제를 회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다만 조건과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서 뜻대로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북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기술과 자본, 그리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같은 민족인 우리 남한이나 해외동포가 함께 해야 이뤄 나갈 수 있습니다.
기자: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남북관계가 지난 9월 한 달 동안 온탕 냉탕을 오가며 복잡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가 재가동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열릴 것으로 보였지만, 북한이 상봉 행사 나흘을 앞두고 갑자기 연기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남북관계는 이전의 대결 구도로 다시 돌아가버렸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김광인: 네, 정말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5년간 남북관계가 사실 정체돼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동안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요.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모처럼 좋은 기회가 있었죠.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기자: 이번에 기대를 모았던 개성공업지구 외국 기업 투자설명회가 무기한 연기되지 않았습니까. 공업지구 국제화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번 개성공업지구의 국제화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광인: 네, 개성공단이 발전하기 위해선 국제화가 돼야 합니다. 지난달에 독일의 한 기업인이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당시 한국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했었는데요. 사실 그때만 해도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버렸습니다. 개성공단이 국제화가 돼 발전하기 위해선 사실 3통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통행, 통신, 통관, 이 세 가지가 원활하게 돼야 한다는 거죠. 결국 개성공단 국제화의 성공 여부도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당국자들이 다시 만나서 풀어야 합니다.
기자: 그러려면 아무래도 대북 5.24조치가 풀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한쪽에서는 특히 남북경협을 하는 분들은 하루빨리 5.24조치가 풀려야 한다고 그러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5.24조치 해제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5.24대북조치가 해제되는 필수조건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김광인: 네, 5.24조치는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연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조치가 빨리 풀려야 하겠죠. 그러나 이것이 풀리기 위해선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남쪽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천안함) 사태 원인에 대해 북한이 일단 최소한의 사과 표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는데, 북한은 여전히 사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질렀으면 깨끗하게 유감을 표명하고 미래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대한민국은 여론이 움직이는 사회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납득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북한이 좀 더 성의있게 나와야 할 것 같고요. 그렇게 되면 남한 정부도 북쪽의 성의를 수용하고 결국 5.24조치가 풀릴 것으로 봅니다.
기자: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광인: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죠. 우리 사회에서는 우리 정부가 너무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게 한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고, 또 반대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잘했다 못했다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좀 무리가 있다고 보고요.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2~3년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남북이 대결을 접고 화해와 통일로 나가기 위한 첫 번째 실천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광인: 결국엔 핵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핵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도 그렇지만 국제사회가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거꾸로 핵 문제가 풀리면 모든 게 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도 이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요. 이 문제는 남과 북, 그리고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의 변화, 어떤 점을 부탁하고 싶습니까?
김광인: 우리가 고민하는 것이 남북이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는 거 아닙니까. 7천만 우리 겨레가 그런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역시 남북한 모두 변해야 합니다. 결국 서로 믿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 유무상통의 정신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지금까지 코리아선진화연대의 김광인 이사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이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광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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