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열악한 지역을 대상으로 20년 넘게 IT, 그러니까 정보통신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최성 남서울대학교 교수인데요. 한민족IT평화봉사단 단장도 맡고 있는 최 교수는 IT산업을 통해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IT기술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방하자는 과감한 제안도 내놓았습니다. 오늘은 최성 교수를 만나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최성: 네, 안녕하세요.
기자: 교수님께서는 남북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정보통신분야가 남북교류협력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최성: 북한측과 교류하는데 가장 중요한 ICT교류가 협력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도 현재 ICT산업개발에 전념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IT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생전에 김정일 위원장이 선언했고, 이에 따라 후계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도 유훈을 받들어 계속 할 것이란 겁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들어 외국 기술과 경제협력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로 IT인력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방 문제가 걸려 있지만, 그래도 서서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 대한민국도 IT강국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북한의 좋은 인재들을 필요로 합니다.
기자: 그러나 다른 분야에 비해 정보통신기술을 개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 핵문제 등으로 관련 부품이 북한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잖아요. 그런데도 개방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최성: 사실 북한은 개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세계화', '국제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를 좋아합니다. 외국인에 대해서는 3G폰으로 무선인터넷으로 볼 수 있으며, 평양시도 WIFI가 다 됩니다. 그런데 비용은 한국과 비교해 10배이상 비싼 가격을 주고 사용하고 있죠. 단지 북한 주민에게는 나쁜 자본주의가 들어 온다고 막고서는 자체 사용되는 인트라넷만 사용하도록 강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가는 모든 것이 국제화 및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시범적으로 개성공업지구에 통신센터 등을 건립하는 것은 어떨까요?
최성: 지난 금요일 개성공단에서 3통회의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반대하는 쪽에서는 개성공단기업 IP유무선를 타고 들어와 해킹을 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저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정보통신의 유무선과 인터넷은 연결돼야 한다고 봅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수 없다는 고사가 있듯이 통신이 연결되고 계속 지원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습니다.
기자: 현재 북한 정보통신분야의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선진화 된 한국과는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최성: PC에 순수한 국산SW는 몇 개나 된다고 보십니까? 아래한글, 백신, 알집 정도 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은 자기네 나름대로 순순히 개발하여 오픈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창덕워드프로세서, 나라글, 내나라 익스프로어, 붉은별 OS 3.0 등 다양하게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들어 중국 내 공장기업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에 의한 자동화개발, 일반소프트웨어 개발 등 하청을 많이 받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외화벌이 차원에서도 몽골 전자정부, 인도기업 용역 등 젊고 유능한 영재들이 해외 용역시장에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다가 타블렛, PC, 핸드폰, 스마트폰, 통신장비 조립 등으로 많은 수는 아닙니다마는 조립하여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장비는 러시아 등지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북한 내 휴대전화, 그러니까 손전화 보급도 최근 들어 꽤 증가했다고 들었습니다. 북한의 손전화 사용자는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까?
최성: 북한도 핸드폰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9일 200만대 사용자 돌파 기념식을 하였다고 이집트 오라스콤이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말까지는 250만대를 공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12월 현재 약 243만대 정도 보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는 북한에서 손전화 사용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최성: 북한도 서서히 모든 산업을 디지털화하고 있고, 모든 산업에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조만간에 특구를 중심으로 통신분야에서 개방 소식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한민족IT평화봉사단장을 맡아 중국에서 정보통신기술을 교육하는 봉사활동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봉사 활동은 계속 하고 있나요?
최성: 네, 물론이죠. 저는 14년째 연변조선족자치주 장애인, 고아, 노약자들에게 컴퓨터교육을 매년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때마다 3~4주씩 봉사로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변IT밸리 발전을 위하여 매년 8월말에 있는 한중IT포럼에 제가 8년째 한국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일하는 것은 조선족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함입니다.
기자: 이 일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 또 그것이 남북교류와도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성: 대학생들에게 해외봉사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서 2002년 2월 파키스탄에 국내 최초로 학생 8명과 함께 IT교육 봉사를 갔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2월에도 네팔에 IT교육과 한글교육을 위해 갔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중국연변조선족자치주, 러시아연해주 고려인들의 IT교육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연변과학기술대학교과 두만강기술전문학교를 중심으로 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연변 도문지역에 있는 조선족과 고려인 장애인, 그리고 북한 꽃제비 고아들을 중심으로 IT교육을 실시했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컴퓨터를 잘 사용하는 한민족을 만들고자 노력하다 보니까 문제는 북한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한 평양과학기술대에 과학기술책 1만4천권과 중고 컴퓨터 등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 은사였던 한국어정보학회 진용옥 회장님을 모시고, 북한의 과학기술연맹 소속의 IT 관계자들과 IT기술정책자들과 함께 14차례에 걸쳐서 중국 연변에서 한글 표준, 컴퓨터자판, 손전화 표준, 인터넷 표준 등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러나 학술대회는 5.24대북조치로 2010년부터 중단된 상태입니다.
기자: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 들어보겠습니다.
최성: 새해 2014년도부터는 제가 한국어정보학회 회장을 맡아서 북한 학자들과 통일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 중국을 비롯한 한자문화권 한글발음기호화 협상문제, 북한과 한글표준화 자판을 비롯한 IT기술표준화 협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북한의 장애인에게 IT교육을 해서 세계에서 정말로 IT기기를 가장 잘 다루는 민족이 되게 하는 게 저의 꿈이고 목표입니다. 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남북한 정상이 만나 대타협에 의한 통일 협의를 할 때 그 자리에 저도 있었으면 합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최성 남서울대학교 교수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성: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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