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연 2부 : 다양한 색, 질감의 원단 (2)

나우-김충성 xallsl@rfa.org
20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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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모델들이 동대문, 남대문 SPA 상품으로 구성된 '엔플러스 라이프스타일 샵'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모델들이 동대문, 남대문 SPA 상품으로 구성된 '엔플러스 라이프스타일 샵'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진행자 : 안녕하십니까? 김충성입니다. 대한민국 서울에 동대문이 있다면 중국의 절강성엔 소흥이 있다고 할까요? 둘 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단 시장이 있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원단 장사로 돈 번 분들도 많고요. 원단 장사를 하다가 직접 옷까지 만들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한 사람도 많습니다. 너무 먼 남의 얘기라고요?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소흥의 원단 공장과 직접 거래 하면서 풍부한 원단 장사 경험이 있으신 분이죠. 또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직접 의류공장까지 해보겠다는 이 분, 오늘 ‘돈주의 황금알’ 주인공, 송나연씹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 원단장사와 관련된 좋은 정보, 희망이 되는 얘깃거리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송나연 씨 안녕하세요.

송나연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지난 시간 방송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서요. 하고 많은 일들 중에 왜 원단장사인지 고향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이유는 뭔지, 다시 한 번 짧게 설명해줬음 싶어요.

송나연 : 네. 완전히 제 경험에서 비롯된 건데요. 제가 고향을 떠나서 중국에 있을 때요. 운이 좋게도 절강성 소흥의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원단 가게에서 일하게 됐어요. 제가 중국어를 할 줄 아니까 한국인 사장님이 원단 주문을 하면 그걸 중국인 원단공장 사장님께 전달하는 식으로 그러면서 원단 장사를 배우게 됐어요. 그렇게 원단 장사를 하다보니까 해 볼 만한 일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우리가 벗고 살지 않는 한 옷을 만드는 원단은 계속 필요한 거잖아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변함없는 거고요. 또 이 원단 장사가 계절을 타지 않아요. 봄이면 봄에 맞는 원단이 겨울이면 겨울에 맞는 원단이 팔리니까요. 제일 중요한 건 제가 원단장사를 해봤으니까요. 원단 값과 기성복으로 팔리는 옷값 간에 차이가 너무 큰 게 보이는 거예요.

진행자 : 그래서 앞으로 의류 공장도 직접 해보겠다는 거죠?

송나연 : 그렇습니다. 옷감은 보통 1야드 단위, 약 90센티 단위로 거래하는데요. 여성들의 여름 옷감 중에 ‘쉬폰’이라고, 얇고 깔깔한 옷감으로 옷을 만든다 치면 원단 값은 1.5달러 정도 하는데, 그 원단으로 만든 옷이 백화점에서 팔리면 약 10만원, 즉 90불이 훨씬 넘어요. 물론 디자인 값과 만드는 품삯을 생각해봐도 값 차이가 너무 나는 거죠. 그래서 제가 고향 땅에 돌아가면 원단을 거래할 줄은 아니까 의류 공장까지 해보고 싶어요.

진행자 : 그래서일까요? 서울의 동대문 시장에서도 원단 가게에서 일하던 젊은이들이 자신이 직접 옷을 만들어 팔면서 젊은 사장님들로 변신하더라고요. 그만큼 돈이 되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거겠네요. 그리고 나연 씨가 고향땅에 의류공장을 세우고 싶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서요?

송나연 : 요새 비싼 인건비 때문에 대부분의 봉제공장은 중국에 있어요. 최근엔 베트남쪽으로도 많이 가는데요. 또 개성공단도 의류 공장이 있잖아요. 제가 원단 거래를 할 때 개성공단으로도 원단이 팔려가는 걸 봤는데요. 북한 사람들이 손끝이 야무지기로 유명하잖아요. 일도 아주 잘 하고요 그래서 제가 고향 땅에 의류 공장을 세우면 그런 좋은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고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선 일자리가 생기니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진행자 : 나연 씨 얘기 들으면 원단 장사 참 쉬워 보이는데요. 원단 떼다가 다른 사람한테 이문을 남기고 다시 팔면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장사가 그렇게 쉬운 건 아니죠?

송나연 : 그렇지요. 세상에 쉬운 장사가 어디 있겠어요. 원단 장사 같은 경우도 주의해야할 점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필요한 원단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렸을때요. 남한에선 거의 전 국민이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축구 응원을 했잖아요. 그 때 붉은 색 천이 모자라서 난리가 났다고 해요. 그럴 때 붉은 천을 미리 많이 준비한 원단 장사는 떼돈을 벌었을 거예요. 그렇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것도 필요한데요. 의류업계, 패션 시장은 보통 몇 계절을 앞서 갑니다. 가령 패션 시장은 벌써 내년 봄, 여름 옷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럼 원단 장사는 그런 패션시장의 흐름을 보고 내년에 유행할 옷감이나 옷감의 무늬 등 등 그거에 맞는 원단을 준비해야 해요. 그리고 어려운 점도 많은데요. 가령 원단에 불량이 생길 때가 있어요. 그럼 그 불량 원단을 재고처리 해야 해요. 내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거나 원가 이하로 팔아야 하는 거죠. 더 힘든 건 원단 대금을 받는 일예요.          보통 원단 거래를 할 때는 바로 현금 결제를 해 주는 게 아니거든요. 일단 원단을 대주고 돈을 받는 일이라 돈을 떼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 돈을 회수하는 일을 잘 해야 합니다.

진행자 : 수금하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고 하던데,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군요. 근데, 나연 씨가 하고 싶다는 그 일이 아주 먼 미래의 얘기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청취자분들도 참고할 만하지 않을까요?

송나연 :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북한 여성들 같은 경우 옷에 참 관심이 많아요. 집에 재봉틀만 있으면 한 옷을 이 옷 저 옷으로 다시 바꿔 입을 수 있을 만큼 손 솜씨도 좋거든요. 그러니까 원단만 있다면 옷을 만들어 파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어떤 모양의 옷을 만드느냐 그 모양, 디자인이 문제인데요. 저 같은 경우 의류 공장을 만들어서 팔 옷의 디자인을 고민하지 않아요. 그 때 그 때 유행하는 옷과 비슷한 견본품을 하나 만들어서 대량으로 팔거거든요. 북한 여성들 중에는 손끝도 야무지지만 눈썰미도 아주 좋은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 같은 경우, 한국 잡지나 드라마에 나오는 옷을 보고 똑같이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남한에서는 그렇게 남의 옷 모양을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 팔면 법에 어긋나는 거지만요. 북한은 아직 그런 게 없으니까요. 가령 이설주가 어떤 옷을 입고 나오면 몇 주 뒤에 그 옷이 유행이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이설주가 입은 옷과 비슷한 옷을 만들어 장마당에서 팔면 돈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진행자님도 북한 상황을 잘 아시잖아요?

진행자 :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완전 불가능한 건 아닌 것 같고. 일단 북한 현실은 장마당에서 뭐든 팔아야 장사를 해야 살 수 있는 상황이니까 어쨌든 이 얘기들은 참고할 만한 얘기란 거, 청취자 여러분이 염두해 주셨음 좋겠습니다. 나연 씨가 고향땅에 세우고 싶은 의류 공장 얘기로 다시 돌아가서요. 특별히 갖고 있는 계획 있으세요?

송나연 : 네. 앞서 잠깐 말씀 드렸는데요. 저는 옷의 모양새, 디자인에 값을 들이지 않으려고요. 제가 직접 의상 디자인을 배운 게 아니니까요. 대신 질 좋고 튼튼한 옷을 만들고 싶어요. 북한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인기잖아요. 질이 좋고 튼튼하다고 해서요. 근데 그런 한국산 제품을 흉내낸, 질이 중국산 제품들이 더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직접 원단을 떼다 장사를 할 거니까요. 어떤 원단이 좋고 나쁜지를 알 수 있어요. 그만큼 제 공장에서 만든 옷은 질이 좋다고 믿고 살 수 있을 만큼 좋은 옷을 만들고 싶어요. 또 북한의 옷은 인민복이나 군복이 대부분이어서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좀 발랄하고 화려한 색깔의 옷감들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

진행자 : 네. 송나연 씨 말만들어도 밝아지는 평양 거리가 상상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송나연 : 방송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빨리 고향에 가고 싶네요. 빨리 가서 북한의 친구들과 원단 사업을 크게 하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이라도 북한 친구들이 직접 단동이나 이런 곳을 통해서 원단을 조금씩 구매해서 자그맣게라도 옷 장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진행자 : 북한 사람들이 하루 속히 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송나연 씨 너무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송나연 :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 옷이 날개란 말이 있지요. 옷이 좋으면 그 사람도 돋보이기 마련입니다. 송나연씨가 만든 옷을 입은, 돋보이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저도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 저는 김충성이었습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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