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조직지도부 재편의 배경

워싱턴-전수일, 강철환 chuns@rfa.org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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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참석한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지난해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참석한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유엔제재가 강화되고 가속화되는 가운데 북한에서는 지난 10월 7일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권력 판도 보다는 뒤에서 움직이는 진짜 권력변화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강 대표께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가장 주목하는 변화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강철환: 지금 북한 내부에서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 1부부장 조연준의 당 검열위원장으로 권력이 옮겨진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김정일이 자신의 후계구도를 정당화하고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강화시킨 조직입니다. 조직지도부는 살아있는 숨은 권력이고 북한의 실체이기도 합니다. 당 조직비서는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가 한때 맡았었고 그 이후 김정일이 그 권력을 사실상 장악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제 1부부장이 조직지도부를 대신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조직지도부는 북한의 핵심 중에 핵심으로 조직지도부의 권력변화는 북한의 실제적 변화이기도 합니다.

전. 그렇다면 이번에 자리를 옮긴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 1부부장이 노동당 검열위원장으로 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강. 김정일이 뇌졸중 이후 후계자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기 위해 자신의 주변정리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제거한 사람이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 1부부장이었습니다. 이제강은 김정일 밑에서 오랫동안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왔기 때문에 그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만약 김정일이 당장 죽으면 김정은이 권력을 잡기도 전에 이제강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의문의 교통사고로 강원도에 당 핵심간부들이 타고 가는 버스에 트럭이 달려들어 대형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이제강 제 1부부장이 즉사하게 됩니다.

완벽한 교통사고였지만 사람들은 왠지 석연치 않아 했습니다. 김정일이 교통사고로 위장한 암살을 한 것이 아닌가 소문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은 당시 이제강을 포함해 자신의 측근들을 정리해서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데 그 권력의 중심에서 활동한 사람이 바로 조연준입니다. 그런 조연준이 물러났다는 것은 권력의 핵심을 김정은의 진짜 복심으로 앉힘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열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전. 조연준이 장성택 처형을 반대해 김정은에게 밉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것은 그 만큼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의 신임을 받았었고 또 그 자신의 사심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강. 조연준은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하려고 할 때 매우 신중하게 행동한 사람입니다. 물론 김정은의 지시를 거부할 권한은 없지만 조직지도부의 의견은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위탈북자에 따르면 당시 김경희가 자신의 남편을 죽이려고 하는 김정은에 대항해 공식적으로 당 조직지도부에 자신의 의견을 직접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시 조연준은 김경희가 장성택의 사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심중하게 받아들여 논의한 결과 그를 처형하지 않고 관리소(수용소)에서 혁명화를 시키는 것으로 결론짓고 김정은에게 그렇게 건의했지만 김정은은 노동당 조직부의 의견을 묵살하고 장성택을 처형하게 됩니다. 그 이후 김정은에게 밉보인 조직지도부는 김정은의 견제를 받고 조직이 생긴 이래 사상투쟁회의까지 벌이게 됩니다. 김정은은 전국 조직비서 대회를 당시 개최하고 장성택의 반역행위조차 막아내지 못한 조직비서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하게 됩니다. 이런 굴곡을 겪었지만 조연준은 김정은의 신임을 받으며 지금까지 권력을 유지해왔습니다.

전. 최근 국가보위성 숙청 사건에 조직지도부가 개입해 사건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만, 조연준은 자신이 이 사건 마무리에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강. 사실 김정은이 당의 역할보다 보위성을 더 내세워 공포정치를 시행했습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당, 정, 군을 가리지 않고 자행됐습니다. 2014년 노동당 조직지도부 간부 부부장 김근섭을 포함한 노동당 간부 11명을 처형한 사건은 보위성의 권력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간부 부부장이 처형당하자 노동당 중앙위 내에서도 김원홍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지만 김정은의 복심이 깔려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나서지 못한 것입니다. 또 장성택 사건을 보위성이 주도하면서 조직지도부가 김정은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공포정치는 김원홍과 그에 놀아난 김정은이 자행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위성은 결국 노동당 조직부를 중심으로 당 권력 전체와 맞서게 됐고 결국 처참하게 처벌당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김정일 시대 때부터 반복되어온 토사구팽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전. 사실 노동당 조직지도부 보위부 담당 8과는 조연준과도 직접 연관된 부서로 볼 수 있겠는데요, 이번에 조연준의 권력이동을 좌천적으로 볼 경우, 보위성 사건에 대해 연대 책임이 있다는 뜻일까요?

강. 사실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보위성은 노동당의 지도를 받는 최고의 권력기관입니다. 그런데 그 보위성 안에 있던 김정일의 동상이 김정은에 의해 밖으로 옮겨진 상태입니다. 당 조직지도부는 국가보위성 검열단을 만들어 보위성을 쥐 잡듯 조사하고 처벌한 것을 알려지고 있습니다. 보위성에서 잔뼈가 굵은 많은 요원들은 이번 검열로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일 동상을 파갔다는 것은 보위성 자체가 김정은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위성 핵심 부서의 간부들 수십명이 처형당하거나 숙청당한 피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그 관리를 제대로 못한 조직지도부의 책임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은 조직체계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모든 지시를 하달한 김정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한 개인의 위신을 살리고 그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보위성과 조직지도부의 권력자들이 순환 식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전. 김씨 왕조에서 핵심 권력을 누렸던 많은 인물들의 운명이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대부분 불행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도 그렇고 지금도 모두 김씨 왕조의 소모품들이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가도 하루아침에 몰락해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닌 것입니다. 조연준이 그래도 죽지 않고 다른 자리로라도 옮겨진 것은 그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 막강한 조직지도부도 세상이 바뀌면 가장 심각한 범죄집단으로 낙인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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