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인구 축소 정책 배경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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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평양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평양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최근 평양의 인구를 200만으로 축소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현재 평양의 인구가 287만 정도라고 하는데요, 무려 40퍼센트나 수도의 인구를 줄이겠다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강철환: 평양시 인구 축소는 그냥 인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기관 축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경제개혁의 지지부진과 그로 인한 경제난으로 더 이상 평양의 특권층들을 먹여 살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김정은 집권하고 나서 2013년부터 시작됩니다. 중앙기관 구조조정 설이 나오면서 평양의 기득권층들이 엄청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무지막지한 김정은이 한 마디 명령하면 수십만의 기생충 같은 간부들이 지방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집권초기 중앙기관 축소와 같은 무리한 구조조정을 잘못했다가 김정은 지지기반을 잃어버릴까 우려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 중앙기관 구조조정이란 것의 내용은 어떤 것인지요?

강. 평양은 특권층의 도시입니다. 김씨 왕조가 3대 이르면서 기득권은 이중 삼중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경제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면서 간부 직함을 달고 놀고먹는 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간부들의 과잉 양상은 김씨 독재자들이 과도하게 우상숭배되면서 자신을 위해 헌신한 자들에 대한 자리를 만들어주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김정일, 김정은의 최근접 경호부대만 1000명이 넘습니다. 이른바 974군부대라고 불리는 친위부대입니다. 이들은 제대될 경우 노동당, 국무위, 39호실, 보위성 등에 한 자리씩 꿰차게 됩니다. 가장 불필요한 집단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입니다. 노동당 조직부만 해도 12개 과에 과장, 부과장, 부원 등 수십명의 인력이 존재합니다. 선전선동부, 군수공업부,등 부만해도 수십 개가 됩니다. 여기에 간부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들은 수를 헤아리기 힘듭니다. 부과장, 부실장 등 2인자의 자리는 전형적으로 놀고먹는 자리입니다. 국가 권력기구가 밀집한 평양에는 각종 특권으로 노른자리 부서에 여러 형태로 자리잡은 간부들이 넘쳐납니다. 이러한 상황이 70년간 이어져오면서 더 이상 국가재정으로 이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전. 노동당 말고도 평양에는 보위성, 보안부 등의 정권 주요 부처의 인력도 많지 않겠습니까?

강. 물론입니다. 보위성이나 보안부, 군부는 북한체제를 직접적으로 지키는 세력이기 때문에 이들 역시 김정은의 입장에서 필요한 세력입니다. 하지만 간부직제가 너무 복잡하고 너무나 많은 간부들이 상주하다 보니 평양에 병사는 없고 거의 간부세상이 된 것 같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보기관이나 군부도 불필요한 편제를 축소해 지방으로 보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조직의 당 조직입니다. 보위성도 보위성 정치국과 조직국이 있습니다. 보위성 내에 노동당 조직으로 사실상 보위성 부상보다 정치국 국장이나 조직국장이 더 높은 서열입니다. 군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총참모장 위에 총정치국장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당조직들은 사실상 일반 국가에서는 없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오로지 김씨 독재자를 위해 존재하는 인력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북한체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전. 그렇다면 가장 먼저 감축될 조직은 어떤 것들일까요?

강. 아무래도 중앙기관의 불필요한 부서들이 될 겁니다. 예를 들면 거대한 외화벌이 기구인 39호실의 경우에도 행정지도국이나 산하 외화벌이 간판을 달고 있는 많은 회사들이 있는데, 이 회사들이 굳이 평양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보위성, 무력부, 노동당 등에서도 산하 외화벌이 기구들이 가장 먼저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 대상으로 선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을 축소해 부과장 직제를 단순화하거나 2인자 제도를 축소해 이들을 지방 간부로 임명하는 것입니다. 김정은도 최근 평양의 유능한 간부들이 이제는 조국이 바라는 오지에서 충성을 할 때가 왔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물론 간부들 상당수는 당에서 결심하면 언제든지 오지라도 달려가서 충성하겠다고 떠들어대고 있지만 지방으로 나가지 않는 자리로 옮기기 위해 온갖 뇌물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전. 평양시 인구조정에 피해를 보는 간부들은 불만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강. 물론입니다. 중앙기관에서 기생하는 많은 간부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 특수부대나 친위부대 같은 곳에서 김씨 왕조를 위해 공로를 세운 자들입니다. 이들은 그러한 과거를 가지고 평생을 간부 직함을 가지고 놀고먹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방으로 내려가게 된다면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평양은 북한의 모든 것을 지원해서 건설한 도시이고 생활은 북한주민을 쥐어짜서 만들어진 자금으로 그들의 생활이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특권이 포기되고 지방으로 나가는 순간 적대세력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원래 잘 살던 사람이 갑자기 어려워지면 더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과 유사한 것입니다.

전. 구조조정은 결국 북한 경제난의 후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강. 그렇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아들 김정은에게 껍데기만 남은 경제를 물려주었습니다. 김정은에게 일정 정도 경제개혁을 통해 경제재건을 위한 시간은 있었지만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북한경제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만큼 피폐해진 상황입니다. 지금 북한에서 정상 가동되는 공장은 미사일 공장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39호실이 독차지 하고 있는 금광, 연, 아연, 특수금속 등의 수출이 전면 중단되고 주요 외화벌이 원천인 석탄 수출은 더 이상 외화벌이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가경제는 이미 시장화에 깊숙하게 편승했지만 국가수입은 국가계획에 의거해 징수되니 전체주민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매길 수 없어 사실상 국가재정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자원을 축내는 간부집단을 더 이상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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