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합리적인 김정은의 무모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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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최근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핵실험 도발을 강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정은의 전략적인 목표가 있다고 분석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강 대표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강철환: 사실 한 개인 집의 가장도 가정을 포기하고 자기 멋대로 성질대로 살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가족으로부터 외면 받고 결국 스스로 파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정도 그럴진대 나라를 움직이는 지도자는 행동 하나가 더 신중하고 절제력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김정은의 하는 행동 하나 하나는 전혀 절제되어 있지도 않고 국익도 고려되지 않고 인민의 이익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 그렇다면 김정은의 잇따른 미사일과 핵 도발이 전략적이지 않다는 말씀 같은데요.

강. 과거 김정일의 행동과 비교해보면 김정은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어리석게 행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일은 냉철한 독재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생각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많이 참조를 했습니다. 김정일은 전문부서에서 올라오는 모든 전략과 주장은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올바른 평가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김정일의 대외전략은 항상 타이밍이 좋았고 전략적으로 북한이 입을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켜 왔습니다. 두 가지 예가 있습니다. 김정일은 핵실험 준비를 1994년에 끝냈지만 2006년에야 첫 핵실험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김정일이 국내외적 상황을 다 고려해 내린 결정에 의한 것입니다. 만약 김정일이 김정은이었다면 북한정권은 아마 존재 하지도 않게 돼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과의 관계입니다. 김정일은 중국에 대해 아무리 화가 나도 절대로 그 속내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중국과의 최악의 관계만은 피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노골적으로 중국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전. 그렇다면 김정은의 전략 부재가 어디서 비롯됐다고 보십니까?

강. 우선 김정은이 너무나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앉은 것이 화근이 된 것 같습니다. 그가 고위간부들을 무절제하게 죽이는 것은 결국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가 죽을 까봐 무섭기 때문입니다. 역량이 안 되는 사람들은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다 옳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과도한 권력을 가지면서 자기가 신이라고 착각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판단력에 관한 문제입니다. 올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판단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등 엘리트 군인들이 김정은에 의해 무자비하게 죽어 나갔습니다. 장성택 등 고모부와 그 세력들을 절멸 시키면서 이젠 사람들은 더 이상 김정은에게 바른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통전부나 외무성, 국무위 정책실 등 정책부서에서 모든 전략적 보고서들은 객관적이지 않고 모두 김정은에게 코드가 맞춰져 있습니다. 저희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방향을 제시하면 모두 거기에 맞게 보고서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거기에 반박하는 사람들은 김정은에게 어떤 봉변을 당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태가 이러하니 김정은이 핵실험을 하건, 미사일을 발사하든 그 누구도 거기에 토를 달지 않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전례 없는 유엔제재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전. 남북 관계도 좀 더 잘 활용하면 북측에 이익이 될 수 있을 상황인 것 같은데 대화를 추구하는 남측의 진보정부에 대해서도 과거 보수정권 못지않게 맹비난을 하는 것도 그리 현명한 전략으로 보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강. 맞습니다. 사실 대남관계는 북한정권의 명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들을 압박하던 박근혜 보수정부가 몰락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천만다행인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한 진보정권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 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북한내부에서도 당연히 문재인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수의 기관들과 고위 간부들은 대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 모든 것을 뒤집어 엎었습니다. 지나치게 남한에 의존하려는 북한내부의 분위기가 오히려 체제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북한으로서는 한국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압력을 푸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의지에도 불구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발을 일삼아 결국 진보정권도 더 이상 그들을 도울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유엔을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도 미국과 일본 등 정상들로부터 좋지 못한 소리를 들을 만큼 한국정부의 입지도 쉽지 않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전. 지난 일 되돌아 보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도 결코 중국과의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결정이 아니겠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3차 핵실험을 해야 할 시기가 도달했을 때 장성택 행정부장은 김정은에게 2013년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는 해이기 때문에 그의 입장과 태도를 고려해서 날짜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지만 김정은은 말을 듣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핵실험을 하면서 시 주석으로부터 분노를 사게 됐습니다. 그 결과 김정은이 집권한지 6년차가 됐지만 아직 중국에 한번도 못 가본 신세가 된 것입니다. 이런 김정은의 전략적이지 못한 행동은 결국 북한 내부 고위 간부 층은 물론 일반 주민들로부터도 자신에 대한 우상숭배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의 위상을 위태롭게 할 겁니다. 지나치게 핵과 미사일을 신주단지 모시듯 생명줄로 과도하게 집착하면 결국 북한을 더더욱 고립시켜 인민의 삶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게 될 것이고 그것은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되는 결과가 될 겁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