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노동당이 중국에 맞설 때인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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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월 22일 '창피를 모르는 언론의 방자한 처사'라는 제목의 6면 개인 필명 글에서 중국 인민일보·환구시보·인민망·환구망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선(북한)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걸고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압박 광증이 극도로 달한 때에 중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의 노선과 체제를 심히 헐뜯으며 위협해 나섰다"고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월 22일 '창피를 모르는 언론의 방자한 처사'라는 제목의 6면 개인 필명 글에서 중국 인민일보·환구시보·인민망·환구망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선(북한)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걸고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압박 광증이 극도로 달한 때에 중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의 노선과 체제를 심히 헐뜯으며 위협해 나섰다"고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여러분 당의 선전매체와 중국의 보도기관 간에 주고받는 비난성명을 보면서 본 방송자는 지금부터 50여 년 전 김일성이 생존해 있을 때인 1965년 전후 3~4년간 중국과 주고받았던 비난성명을 떠올립니다.

1956년 2월 소련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흐루시초프 제1서기가 미소간의 평화공존과 스탈린 격하를 선언하자 중국공산당의 모택동 주석이 소련공산당을 종이호랑이라고 비난하며 중·소간의 이데올로기 논쟁이 시작되었고 급기야 1960년대 후반에는 중·소국경선 여기저기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김일성은 이른바 주체, 자주노선을 표방하면서 소련의 압력과 중국공산당의 압력을 벗어나려 했습니다. 1961년 9월 제4차 당대회 이후 1970년 11월 제5차 당대회 기간까지 10년간 이런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중국에서 1965년 문화대혁명이 일어났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때 중국 홍위병이 김일성을 어떻게 비난했는지 알고 있습니까? 수정주의분자, 기회주의분자, 은혜도 모르는 배신자 등 갖가지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압록강, 두만강 북쪽 연안에 확성기를 대놓고 밤낮없이 김일성을 헐뜯는 갖가지 악평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신의주 건너편 단동이 제일 심했습니다. 홍위병들이 비난하는 것이라 조선노동당 수뇌부에서는 대꾸할 수도 없었습니다. 일방적으로 당한 쪽이 바로 조선노동당 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최근 조선중앙통신과 인민일보, 환구시보간의 주고받는 글들을 보면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의 북-중 양당관계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중국의 관영매체, 예를 들면 인민일보나 환구시보 등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해 지적하며 김정은에게 보다 신중한 행동이 요청된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왜냐하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김정은의 행동을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에 불만을 가진 조선노동당의 보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월 22일 ‘창피를 모르는 언론의 방자한 처사’라는 논평을 내보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읽어봤습니까? 이 글은 “조선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걸고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체제압박 광증이 극도로 달한 때에 중국 일부 언론이 우리 노선과 체제를 심히 헐뜯으며 위협해 나섰다”고 정면으로 비난했습니다. 여러분 당의 중앙통신은 인민일보, 환구시보, 인민망, 환구망 등 중국공산당과 중국정부의 관영매체의 실명을 거론하며 “일개 보도매체로써 다른 주권국가의 노선을 시비하며 푼수없이 노는 것을 보면 지난 시기 독선과 편협으로 자국인민들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은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든다”고 까지 썼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여러분 당의 중앙통신 보도에 중국 측이 가만있겠습니까? 중국의 주요 대학교수들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푸단대학교 한반도연구센터 정계영 교수는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왜곡하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가들의 대북군사공격을 중단시키고 대화를 재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북한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아무것도 안했다면 미국은 수차례 북한을 파괴했을 것이다. 김정은의 핵개발에 대한 반대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모두 공유하는 입장이다”라고 반격했습니다. 요녕성 사회과학원 조선반도연구센터의 려초 연구원은 “매우 어리석은 태도로 많은 중국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북조선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뒤에 중국이 있기에 조선노동당이 이만큼 뻗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중국에서 원유공급을 해주고 필요한 식량지원도 해주었기 때문에 그나마 무너지는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중국학자들의 반론처럼 지금 온 세계는 여러분 당의 핵·미사일 실험에 분노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된 김정은 자신의 설명을 접하고는 ‘더 이상 이대로 놔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국제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북한의 석탄이나 아연 같은 광산물 수출만 막자는 것이 아니라 “섬유제품 수출도 완전히 막자, 수산물 수출도 막자, 외화벌이 인력도 받아들이지 말자”, 심지어 북한 연안 봉쇄, 각국 주재 북한대사관, 영사관, 회사나 기업의 출장소마저 추방하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2375호 제재조치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개별적인 제재조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멕시코, 페루, 스페인, 쿠웨이트,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대사가 추방되었습니다. 중국, 인도, 필리핀 정부가 북한과의 교역중단에 들어갔습니다. 베트남은 단천은행 베트남주재 대표를 추방했습니다. 이제 곧 EU의 여러 나라,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개별 국가별 제재 조치를 취하게 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 당이 중국과 논쟁할 때 입니까? 다소 김정은의 체면이 손상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에 대해서 불만이 있어도 입을 봉하고 있어야 할 때가 아닙니까? 우리는 이 달 중순 즉 10월 18일 개최될 중국 공산당대회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시진핑 당 주석이 재선되어 제2기를 맞이할 때 과연 지금처럼 북한을 전통적 우방으로 계속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은 관계유지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조치를 택할 것인가? 유일한 혈맹국가라고 하는 중국마저 여러분 당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는 현 정세를 감안할 때 김정은 일당이 온전히 지금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곰곰이 판단해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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