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 안중에도 없는 김정은식 인사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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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모습.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0월 7일 열린 제7기 2차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출된 당중앙지도간부들의 인사를 보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참으로 잘된 인사다. 21세기 조선을 강성대국으로 이끌 유능한 인재들이 선출되었다. 이로서 그 어떤 외세, 제국주의자들의 침략도 거뜬히 막아낼 수 있다’고 좋게 평가합니까? 아니면 ‘도대체 무슨 인사가 이 모양인가? 백두 혈통, 빨치산 혈통, 이른바 태생적인 지배계급의 2세, 3세들이 인민대중을 지배하기 좋게 충견들을 선발했구나. 저런 간부들이 과연 독선적 행패로 국제사회에 깡패로 지목된 김정은을 옳게 보좌할 수 있을까? 3대 김씨왕조 세습체제를 강화하는 과업수행에 전력할 것이 뻔 하니 인민대중의 경제적 빈곤은 언제 해결할 수 있을까?’ 속으로 한탄하는 간부들도 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방송자는 이번 중앙당 간부들의 인사를 보면서 이로서 김정은은 선대 즉 김정일 시대의 구간부들을 뒤로 물러서게 하고 자기시대, 자기의 뜻을 알아서 헌신할 인물들로 세대교체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김기남 선전선동당비서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제거함으로써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7명 전원을 제거한 셈입니다. 장성택과 리영호는 처형됐고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그리고 이번에 제외된 최태복, 김기남 등은 죽었거나 뒷전으로 물러났으니 확실하게 구 간부들을 청산한 셈이고 새로운 세대로 교체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에 등장한 인물 중 눈에 띄는 것은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박봉주 내각총리 보다도 2012년 장성택 숙청 때 ‘백두산 삼지연 모의’에 참가했던 8명 중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진 김양건을 제외한 7명이 당 중앙에 포진했다는 점입니다. 황병서 총 정치국장 겸 정치국상무위원을 선두로 마원춘, 김원홍, 한광상, 박태성, 김병호, 홍영철 등이 바로 이들입니다. 이 사실로 볼 때 역시 조선노동당의 장래는 김정은의 철없는 전쟁놀이에 제동을 걸고 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인민대중의 경제적 곤경을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선전선동부 부부장인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되었다는 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런 제멋대로의 인사를 과거에 본 적이 있습니까? 아마 조선노동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장성택의 아내 김경희를 떠올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김경희 정치위원은 젊었을 때 좀처럼 백두 혈통이라고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모스크바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30세때 국제부부부장을 거쳐 당중앙위원회 경공업부장으로 일하면서도 외부 일반 인민에게는 김경희가 김일성과 김정숙 사이에 난 외딸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김경희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될 때 나이는 42세였습니다.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된 때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인 2010년, 64세 때입니다.

이에 비하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너무 튑니다. 25세때 선전선동부부장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더니 27세때 당 중앙위원회 위원, 28세때 당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되었으니 그것도 작년 5월 개최된 1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출된 지 1년 5개월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었으니 이야말로 ‘수직상승’이 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도대체 28세의 김여정 당정치국 후보위원이 당에서 한 사업이 무엇입니까? 그가 한 것은 이른바 1호 행사, 김정은의 일상행사 계획을 짜고 그 행사를 감독하는 일입니다. TV방송을 보면 김정은이 받은 꽃다발을 받아 챙기는 일, 행사장 뒤에서 일정을 지휘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당정치국 후보위원이 할 일이 아니라 서기실 서기들이 할 일입니다. 정치국은 전략문제, 정치문제를 논하는 자리입니다.

김여정의 정치국 후보위원 임명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지위가 격하된 느낌이 듭니다. 과거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수행했던 역할과 비교하여 너무나 그 수준이 낮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절 김경희 경공업부장은 지방 당위원회를 불시에 방문하여 지방당 간부들의 부정행위, 나태한 업무수행을 찾아내 제거하며 오빠인 김정일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을 관리 감독했습니다. 2009년 화폐개혁의 실패로 북한 경제가 극도의 혼란으로 떨어졌을 때 김경희는 백남기 당 재정경리부장을 처형하도록 건의하며 그 혼란을 수습했습니다. 물론 남편인 장성택의 우수한 머리가 뒷받침 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만 오늘의 김여정과는 차원이 다른 당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7기 2차 당중앙위원회 회의의 인사를 보면서 장성택과 같은 인물을 처형한 잘못을 재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성택이야 말로 김정은의 세습체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당 내외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중국과의 무역, 합작기업등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북, 중관계가 무난히 유지, 발전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잘못된 건의를 받아들여 자신의 지위와 체제공고화에 기여한 장성택을 처형하고 고모인 김경희를 병상에서 신음토록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김여정이 고모인 김경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인민들은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를 김정일과 김경희 남매로 보지 않습니다. 지나친 김정은과 김여정의 행동을 보면서 불안한 생각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당의 수령의 권위는 공포분위기, 우상화 노력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인민을 위한 사업, 먹고 사는 경제부강으로 가능함을 알아야 합니다. 지위는 능력에 의해 부여됨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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