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제안한 군사회담에 응해야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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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군사회담에서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오른쪽)과 리선권 대좌(대령급)가 회의 전 악수하고 있다.
2011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군사회담에서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오른쪽)과 리선권 대좌(대령급)가 회의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6월 23일 여러분 당의 산하조직인 ‘민족화해협의회’ 약칭 ‘민화협’이 9개조의 대남요구를 제시한 바 있었습니다.

첫째 민족이념을 토대로 한 자주적 남북관계 개선, 둘째 한·미 군사훈련 중지, 셋째 상호 비방·중상 중지, 넷째 남북간 군사적 충돌 위험 해소를 위한 실질적 조치, 다섯째 남북대화에서 핵문제 토의 배제, 여섯째 제제·압박과 대화 병행정책 철회, 일곱째 보수정권의 대북정책 청산, 여덟째 집단 탈출 여종업원의 송환, 아홉째 민족대회합 개최 등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도 이 민화협의 9개조 대남제의는 조선노동당의 공식적인 대남제의라고 보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들도 이 아홉 가지 대남제의는 김정은 위원장의 재가를 받아 제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남한의 문재인정부가 7월 17일 남북한 군사당국간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한 것입니다. 여러분 당이 원하는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시키고 군사적 충돌 위험을 해소하고 상호비방·중상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라도 남북 군사당국간 회담이 개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지금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 군사적 충돌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말할 것도 없이 여러분 당의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로켓을 비롯한 중·단거리 로켓 발사실험 때문입니다. 군사충돌을 촉발하는 대남도발행위를 계속하기 때문에 한·미간 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는 것이고 미국의 군사전략자산인 첨단 폭격기와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근해로 집중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런 한반도 긴장고조를 막기 위해서라도 남북 군사당국간의 회담이 개최되어야 하고, “선뜻 대화에 나올 생각이 없다면 끊어진 통신연락망이라도 다시 잇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권고한 바 있지만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벌이고 있는 불장난, 핵개발과 탄도로켓 발사 실험은 한마디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남한을 인질로 삼기 위한 도발임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대륙간탄도로켓은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실은 우리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정부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남북한 군사당국간 대화제의가 나오자, 중국정부의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완화에 도움이 되는 제의”라고 환영한 것입니다. 중국정부는 “이번 남한 당국의 제의는 남북양측이 대화를 통해 상호관계를 개선하고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남북 양측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고 한반도 정세완화에 도움이 되며 이 지역 평화와 안전을 추진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정부는 남북 양측이 적극적인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여 교착상태를 깨뜨리고 대화와 협상재개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길 바란다”고 논평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조선노동당이 문재인정부가 제의한 남북대화제의, 군사당국간 회담과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적십자회담에 응하는 것이 지금까지 북한 당국이 입버릇처럼 되뇌고 있는 “민족의 입장”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북한 당국이 남한 당국이 제시한, 조건을 수락하지 않고 대화를 거부한다고 한다면 그 후과는 마땅히 북한 당국에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계속 남북 당국간 회담 특히 인도적 문제해결을 위한 적십자회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생각하며 60여 년간 이산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저 노인들의 마지막 소원마저 외면한다면, 이야말로 민족 앞에 더없이 큰 범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새로운 대북압력 제재방안을 협의 중에 있습니다. 원유공급과 같은 북한의 경제적 생명줄을 끊어야 한다는 혹독한 제재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은 이미 독자적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독자적 제재조치는 결국 앞으로도 여러분 당과의 혈맹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중국의 처지를 심히 고난케 만들 것입니다. 북한 당국의 남북대화 거부태도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모든 책임을 중국이 떠맡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북한 당국의 완강한 거부는 바로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제재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책임전가’의 명분이 서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주요언론은 “중국의 대북제재는 낙제점”이라는 혹평이 나왔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국가의 보도매체 등은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는 것 보다는 핵을 보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가?”라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요? 계속하여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여러분 당의 불장난에 눈을 감고 못본 체 못들은 체 할까요?

여러분도 지난 7월 11일 미국이 실시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실험이 중거리미사일 요격에 100% 성공했다는 보도를 읽었을 것입니다. 결국 여러분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의 요격미사일에 의해 100% 요격 받게 됨을 보여주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이 아무리 “북한의 과학기술력이 우수하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가 열망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조에 성공했다”고 떠들어도 말짱 허당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서라도 남한이 제안한 군당국간 대화에 나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정치적 결단이 조선노동당의 생존을 보장하는 길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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