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교체 얘기까지 나오게 된 배경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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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7월 28일 밤, 김정은의 명령에 의해 자강도 무평리에서 화성-14호 대륙간탄도로켓 발사 후 그 다음날부터 김정은 부부가 참가한 대대적인 화성-14호 발사성공 축하연을 평양 등지에서 열고 있던 그 시각, 미국을 비롯한 일본, 한국, EU,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여러분 당 간부들은 알고 있습니까?

세계 주요국가 지도자들은 한마디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국제사회는 압력과 제제를 계속하도록 이끌겠다”고 한 성명을 지지하며 'Regime Change' 즉 체제교체, 김정은 지배체제를 종식시키도록 압력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학계 원로이며 미국 국무장관, 대통령안전보좌관을 지낸 키신저 박사는 “미국과 중국은 김정은체제 붕괴 후의 한반도 문제를 사전 합의해 두는 것이 좋다”고 까지 권고했습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이 현재 김정은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한 군사작전, 특수작전, 외교작전 등을 전개하기로 협의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이런 여론, 즉 “김정은 정권붕괴와 그 후속처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 당 간부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만큼 국제정세는 여러분 당에게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 간부들은 군사용어에 ‘예방공격’이니 ‘선제공격’이니 하는 말의 뜻을 알고 있을 줄 압니다.  다시 해석해보면 ‘예방공격’이란 상대방의 잠재 군사력이 장차 자국에게 심대한 위협으로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실적으로는 아직 자국을 공격할 군사적 힘이 없지만 장차 그런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가상 하’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선제공격’이란 말은 장차 상대방이 직접적인 군사위협을 가하게 될 것이라는 ‘가상 하’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적인 위협으로 되었다는 판단 하에 공격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의미상의 차이에서 보면 미국은 지금 김정은 집단을 앞으로의 위협국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실적인 위협국가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의 대상으로 올려놓은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 체제가 현실적인 미국의 우선적 적대국가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외교, 군사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예방공격 대상이 아니라 ‘선제공격’ 대상으로 규정하고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론이 집약되어 지난 7월 31일 미국의회의 상원에서 98대 2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결의안을 채택했고 이어 하원은 419대 3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이 북한 제재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물론 이 제재안에는 러시아나 이란에 대한 압력,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포함시켰지만 주 대상은 조선노동당입니다.

이런 결의안을 미 의회가 결의하여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것은 곧 이 법률에 서명하고 대북압력을 보다 강화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미국이 갖고 있는 모든 능력과 수단, 특히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라는 독촉장을 보낸 셈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의 수뇌부는 “미국이 무슨 결의를 하던 관계없다. 핵 개발에 협력하고 있는 이란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결의를 보여 주기 위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이란에 파견한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우호협력국가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역시 전통적인 혈맹국가인 중국의 지원을 계속 받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란, 러시아, 중국과의 협력관계가 예전처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나라, 이란, 러시아, 중국은 미국과의 긴밀한 경제의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러시아나 중국은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언제나 미국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나라입니다.

예를 듭시다. 중국은 미국에 연간 8000억 달러의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수출액의 10%만 감소해도 중국근로자 수백만이 실업상태에 빠집니다. 지금 8000억 달러의 대미수출 때문에 중국의 근로자 1억 명이 공장, 기업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을 줄이겠다고 한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또 하나 예를 듭시다. 중국의 대경유전(大慶油田)에서 생산하는 원유로 만든 제품 200억 달러 내지 300억 달러의 물품이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이 북한에 보내는 유류는 모든 대경유전에서 생산한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보내는 원유 또는 연료는 값으로 치면 1억 달러 정도 될 것인데, 만약 미국이 대경유전을 ‘세컨더리 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계속 북한에 원유 1억 달러를 보내고, 미국에 대한 수출 200억~300억 달러를 포기할 수 있을까요? 못할 것입니다. 물론 비공개적으로 보낼 수야 있겠지요.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미국의 제재, 압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대북압력과 제재를 끝까지 이끌겠다”고 선언했으며 왜 미국의 여론이 김정은체제의 붕괴 즉 체제교체를 떠들고 있는지?

지금 여러분 당은 중대한 결심을 해야합니다. ‘선제공격’, ‘체제교체’ 등의 말이 지닌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할 때임을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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