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아닌 핵동결 회담 참가할 수도”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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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유엔의 혹독한 경제제재에 불구하고 최근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어떻게든 대화를 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대화 조건으로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 등을 꼽고, 대화를 하더라도 핵동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그런데도 북한이 호응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이유가 확실히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지금 한 가지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북한은 그 목적을 달성한 다음에야, 핵동결과 같은 타협에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제가 벌써 10년전부터 반복해온 요점은 우리가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최소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핵문제를 관리하는 방법은 바로 비핵화보다 핵동결이라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타협이 시간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북한측도 미국측도 이 타협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기자: 교수님은 북한이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뒤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시점을 언제로 봅니까?

란코프: 이 질문의 정답을 아는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제가 볼 때는 김정은 자신도 아직 잘 모릅니다. 이것은 다른 아무 것보다도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 기술자들은 밤낮없이 미사일 개발에 열중하고 있고, 북한 간첩들은 러시아에서, 중국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밀기술을 훔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자들이든 간첩들이든 언제 성공할 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북한 미사일 개발은 생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3년 이내에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릴수도 있습니다.

기자: 지금 북한에 대해 유엔 차원의 초강력 제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제재가 결국은 북한을 대화 탁자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북한에 제재를 가하면 가할수록 북한이 이에 굴복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란코프: 저는 유엔 제재에 관해서 여러 언론에서 매일마다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제 대답은 10년부터 변함없이 거의 같습니다. 제재는 사실상 북한 정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제재는 아직 북한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재 때문에 북한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제2차 고난의 행군이 시작한다고 해도, 수백만 명이 굶어죽는다고 해도 북한지도부는 핵개발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제재를 통해서 북한이 회담 탁자로 돌아가도록 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보니까 북한은 대륙간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다음에야 회담에 대한 관심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남한이나 미국이나 북한을 대화에 끌어들이기 위해 다소 북한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런 태도가 결국 북한의 태도를 더욱 오만하게 만들지 않을까요?

란코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보면 결코 매달리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남한은 어느 정도 다릅니다. 문대통령은 거의 확실히 북한과의 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문제는 처음부터 이 위기를 주도해 온 나라는 미국도 아니고 중국도 아니고 남한도 아닙니다. 모두 이미 잘 알고 계신 것처럼 북한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 개발을 자신들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절대독재 국가이니까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물론 생존까지 쉽게 무시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북한이 사실상 거의 30년 동안 운전석에 있었다고 말해도 별 과언이 아닙니다.

기자: 북한이 어떤 상황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에서 북한을 대화에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유인책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란코프: 북한과 회담을 하는 목적은, 비핵화보다 북한 핵의 관리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북한은 어떠한 협상을 하건, 제재를 하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은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핵동결을 통해서 얻을 게 많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핵동결을 한다면 자신들의 체제유지 수단 및 억제수단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여러가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핵동결에 대한 댓가로 막대한 경제적 지원도 있고, 상징적인 양보를 얻어낼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점 때문에 북한은 언젠가 핵동결에 대한 회담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이나 내일 생길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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